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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당신을] 10
S#1. 선화집 전경, 오후
택시, 와서 선다.
형준과 선화, 내린다.
형준, 짐 내리고 선화, 엄마 부르며 뛰어간다.
S#2. 윤여사 방, 저녁
형준과 선화, 한복 입고 윤여사에게 절한다.
윤 : 그래, 잘 다녀왔어?
선화 : 응, 할머니 제주도 너무 좋아.
윤 : (웃고 형준 보며) 자네도 별 탈 없었고?
형준 : 예.
S#3. 윤여사 식탁, 밤
윤, 민섭, 미자, 현자, 선화, 형준, 진수 식사한다.
형준 : 뭘 이렇게 많이 하셨어요?
미자 : 사위 사랑하는 장모 마음이지 뭐. 선화가 안스러워서 안달을 하더니 그래두 결혼 시키고 나니까 사위가 이쁜가보네.
현자 : 형님은...
미자 : 좋아 보인다, 부럽기도 하고...너희들이 선화 낳았을 때보다 더 부러워. (윤 보며) 저두 결혼 할걸 그랬나 봐요.
윤 : 후후. (끄덕)
민섭 : 지금두 늦지 않았지 뭐.
미자 : (흘겨보며) 순... 말루만.
선화 : (갈비 뜯으며 진수에게) 너 오늘 야간자습 없어?
진수 : 없기는... 흐흐흐.
선화 : 내 핑계 대고 빠졌구나.
진수 : 누나라고 하나 있는데 이런 특혜도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어?
선화 : (갈비 또 집으며) 어유, 그놈의 야간자습... (형준 보며) 하긴, 그래두 우린 재밌었다, 그죠?
형준 : (대충 웃는데)
윤 : (갈비 앞에 주며) 굶고 다닌거야, 왠 밥숟가락이 그렇게 커?
선화 : 헤헤, 선생님 이거 너무 맛있다. (주며) 많이 드세요.
썰렁한 어른들...
미자 : 올케 여기 교실이었나 봐.
현자 : 그러게요.
선화 : 고모, 금방 안고쳐져요.
윤 : 그래두 고쳐야지, 낼이면 시집에 들어갈텐데... 선생님이 뭐야?
선화 : 네. (큰 기침하고) 여보, 이것 좀 드세요. 맛이, 끝내줘요.
웃는 사람들...현자 선화의 모습이 보기두 아까울 지경
S#4. 민섭의 안방, 밤
민섭 : 자, 한잔 마시면서 여독 좀 풀어. (따라준다)
형준 : 예. (받는다)
민섭 : 나이 같은거 우스운거야. 선생이면 어떻고 제자면 어때? 사랑에 국경 있어? 이거 다 촌스럽고 용감하지 못한 자들이
만들어 놓은 굴레일 뿐이라구. 난 자네 맘에 들어. 그 용기 그 사랑, 아주 멋있어.
형준 : (좀 어리벙벙) 예.
민섭 : (따르며) 자, 자. 어서 들라구.
형준 : 저야 괜찮지만... 낼 출근 하셔야...
민섭 : 내일 일은 내일 걱정 해. 오늘은 오늘에 최선을 다 하자구. 최선을 다해서 마시고 즐거워 하면 돼.
자네와 나, 오늘 이 자리 다시 안 와. 시간은 흘러가면 끝인거야.
형준 : (마시고) 그렇죠.
민섭 : 자네 우리 선화 사랑해야 돼. (웃으며) 봐, 얼마나 이뻐? 자네 저렇게 깜찍하고 이쁜 딸 봤어?
내가 그런 딸을 준 사람이야. 오늘 코가 삐뚤어져도 자네 나한테 할 말 없지 암.
형준 : 예...
민섭, 또 권하고 형준, 마신다.
S#5. 윤여사 방, 밤
선화, 윤여사 다리 주물러주며 수다떤다.
선화 : 근데 할머니 배 타고 우리나라 맨 끝이라는 섬에도 가봤다. 할머니 거긴 안 가봤지?
윤 : (끄덕) 그렇게 좋았어?
선화 : 내가 언제 여행을 가봤어야지. 그리고 우리 선새, (할 말을 찾다가) 신랑이랑 가니까 더 좋지 뭐.
할머닌 신혼여행 어디로 갔었어? 온천?
윤 : (끄덕)
현자 : (과일 가져오며) 남편자랑 좀 그만 해. 팔불출이란 소리도 몰라.
선화 : 우리 할머닌데 뭐.
윤 : (다독이며) 그래 그래...할미한테나 하지, 누구한테 하겠어.
현자 : (보다가 한숨)
선화 : 엄마.
윤 : 그래, 이제 그만해라. 좋은 소리도 한두번이다.
선화 : (삐져서) 엄만 내가 행복한게 그렇게 불만이야?
현자 : (입 떡 벌어지며) 그래, 불만이다. 니가 행복한게 너무 너무 약이 올라서 불만이야. 어유
(가슴 치며 흘긴다) 어유... 미워.
윤 : (선화에게 눈짓, 사과하라구)
선화 : (입 나와서)...
현자 : ...이이는 도대체 술을 얼마나 마시는거야. (하며 나간다)
윤 : 니가 이해해.
선화 : 나두 힘들어 할머니, 하지만 힘든 내색 하면 엄마 맘 더 무거울까봐 일부러 더 웃구 더 잘 먹구 그런거야...
누군 뭐 생각이 없구, 정말 피곤하지도 않아서 이러는지 아나?
S#6. 선화의 방, 밤
현자, 이부자리 만들어 주고 있다...
고운 이불을 깔며...
선화 : (세수하고 오며) 내가 할건데.
현자 : (무시하고 그냥 나간다)
선화 : (으유... 하는 얼굴)
S#7. 민섭의 밤, 밤
현자 : (오며) 그만 마셔. 이러다가 나중에 사위가 장인 보기를 술병으로 보겠네. 김선생, (입 치며) 아이, 왜 자꾸 이러지.
형준 : 괜찮습니다.
현자 : (웃어 넘기고) 자네도 그만 건너가 쉬어. 먼길에 피곤할텐데 이만하면 충분히 인사는 됐어.
민섭 : 이게 뭐 하는 짓이야.
현자 : 어유, 더 심한 말 나오기 전에 (하다가 형준에게) 어서 건너가.
형준 : 예. (건너간다)
민섭 : 이봐, 김서방. 나 아직 할 얘기 많이 남았,
현자 : (민섭 주저앉히며) 그만, 그만. 당신이 아무리 이래두 선화는 갔어. 이제 완전히 출가외인이야.
아쉬워두 그만 하고, 속이 시원해두 그만하세요, 봉민섭씨.
민섭 : 허... 참...
S#8. 선화의 방, 밤
선화, 일기쓰고 있는데
형준 온다.
선화 : 다 끝났어요?
형준 : (이불 위에 앉으며) 아이고 죽겠다. 아버님 왜 그렇게 술이 쎄시냐?
선화 : 그럼 날 부르지. (곁에 앉는다)
형준 : 이쁜딸 주셨는데 뭐어...
선화 : 아빠 서운해서 그러세요.
형준 : 알어, 나라도 그럴거 같애. 아직 5-6년은 더 데리고 계실줄 알았는데 웬 도둑놈이 나타나 데려가니 안그러시겠어?
선화 : 도둑놈이에요?
형준 : (손 잡으며) 잘 할게...너무 마음 아파 하지 마. 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항상 아버님 같은 아버지가
나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 많아. 형이 있지만, 형은 형이거든.
선화 : (미소로 보는데)
형준 : 아까 아버님이 그러시드라...나더러 대단하다구, 멋있다구. 결혼 하면서 칭찬 듣기 처음이야.
선화 : 아빠 굉장히 정이 깊으세요.
형준 : (끄덕) 우리 1계명이 부모님께 잘 하기잖아. 잘 할께.
선화 : 엄마랑 계속 다투기만 하니까 속상해요.
형준 : 말 좀 이쁘게 해. 맘은 안그러면서 왜 그렇게 엄마한테 퉁탕거려?
선화 : 나두 몰라... 자꾸 그렇게 돼요.
형준 : 어유 어유... 자자.
선화 : (고민하며 생각한다)...
S#9. 선화집 전경, 아침
S#10. 윤여사 부엌, 아침
현자, 하품하며 나오는데 식탁위에 잘 차려진 아침상
선화 : (웃으며) 쨘, 어때 엄마?
현자 : 너 안 피곤해,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선화 : (마무리 하며) 나 원래 아침잠 없잖아. 할머니 닮아서. (국자에 국 떠주며) 엄마 간 좀 봐봐.
현자 : (먹어보고) 좀 짜다. (국냄비로 다가와 물 붓고 조절한다)
선화 : (옆에서 애교스럽게) 자꾸 먹어보니까 그렇게 됐나봐.
현자 : (국 보다가 선화 본다... 복잡한 마음)
선화 : (짐짓) 생각해 보니까 엄마한테 밥상 한번 못차려 드리고 시집 갔잖아. (손가락 꼬며) 오늘이라도 내 손으로
밥 지어드리고 싶었어. 오늘 가면... 좀 오기 힘든거 아닌가?
현자 : 마음 단단히 먹고 밝고 명랑하게 해. 곰하곤 못살아도 여우하곤 산대. 시어머니 큰 동서...마음 상하는 일 있어두
밝게 말해, 너무 참다가 나중에 폭발하는것도 별루구, 항상 인상 긋고 있는거 만큼 보기 싫은 거 없어.
선화 : (끄덕)
현자 : 참을 수 있으면 깨끗하게 참고, 못 참겠으면 명랑하고 솔직하게 말씀 드려. 알았어?
선화 : 응, (보다가 안으며) 엄마 미안해.
현자 : (선화 등 때리며) 미안한줄 알아야 해, 너. 미워 죽겠어!
선화 : 정말 나 미워?
현자 (흘긴다) 어유 어유...
S#11. 한의원 전경, 오전
윤 : (E) 노인네 관절이 다 그렇지 뭐.
S#12. 한의원 진찰실, 오전
황 : 그래두 그런게 아냐. 귀한 손녀딸 출가 시키고 병나지 싶었어 내가.
명국 : 그럼, 병 나지. 부케까지 받으셨는데. (진맥한다)
황 : 부케라니, 신부가 들고 있던 꽃, 덕순이가 받았잖아.
윤 : 그래 덕순이가 받았어. (명국을 살짝 흘긴다)
명국 : 못 보셨구나. 손녀딸 부케 할머니가 받았어, 얼마나 좋았는데.
윤 : 보기 좋긴...민망해서 혼났습니다.
황 : ...그런데, 이말 안하려다가 하네, 왜 말을 톡톡 잘라 먹어요. 언제 봤다구?
명국 : 늙기도 바쁜데 언제 존대까지 챙깁니까, 얼추 비슷한 나이에...아직두 그런 격식이 좋아? 좋습니까? 황여사님.
황 : (점점 하는 눈빛) 그야 그렇지만...자기 말 좀 해봐, 이런 문젠 자기가 칼이잖아.
윤 : (명국을 좀 재밌어 하며 본다) 난 편하고 좋은데. 맞는 말이잖어, 늙기도 바쁜데..우리끼리라도 편하게 하자구.
명국 : 역시!
황 : (윤과 명국을 번갈아 본다) 왜들이래?
덕순 : (차들고 오며) 오셨어요?
명국 : (O.L) 선화대신 봐주기로 했어. 아르바이트.
덕순 : (웃고) 할머니 많이 편찬으세요?
명국 : 아 참, 수다 떠느라 잊었네. (침대 가리키며) 올라가 누우세요.
윤 : (좀 망설여지지만 침대로 간다)
황 : 내가 보기엔 물리치료 몇일 해야 할거다.
명국 : (커텐 쳐진 침대로 가며) 명의 나셨어.
윤과 명국, 진찰한다.
침대에 커튼 쳐지고 소리만 들린다.
명국 : (E) 여기요?
윤 : (E) 예.
명국 : 덕순아, 부황 좀 놔 드려야겠다. 준비 좀 하련.
덕순 : 예. (나간다)
명국 : (커텐 제치고 나오며) 손녀딸 시집 가는데 할머니 혼자 신경을 쓰셨나...신경이 너무 많이 뭉쳤어.
부황 뜨고 침 좀 몇일 맞죠. (진단서에 한문으로 휘갈겨 쓴다)
윤 : (옷 추스리며 나온다)
명국 : 아들 장가 보낸 어머닌 안 아프셔?
황 : 내병은 내가 알어.
명국 : 하여간 명의 따로 있다니까. 하하. (더 권하지 않고) 다음엔 내가 두분 좋은데로 식사 한 번 모시지.
늙기도 바쁜데 맛있는거나 먹으면서 늙자구.
황 : (명국 보다가 윤보며 웃는다)
명국 : 늙기 바쁘다고 빼지말고 다음엔 밖에서 만납시다. 얼마나 좋아, 친구끼리 사둔두 되구. 부러워 죽겠어. 어때 오케이?
윤 : ...좋았어. 오케바리.
박자가 맞는 명국과 윤보며
황이 오히려 당황한다.
명국 : 신혼부부 오늘 시집으로 가는건가?
윤 : (한숨) 보내야지...잘 데리고 있어. 우리 선화 눈에 눈물 나게 하지 말구.
황 : (삐죽)
S#13. 황여사 집 앞, 오후
선화와 형준.
벨 누르고 기다린다.
형준 : 떨려?
선화 : (진정하며 끄덕)
형준 : 마음 편히 먹어, 이제부터 여기가 우리집이야. 자기 집에 오면서떠는 사람이 어딨어?
은상 : (나와 문 열어주며) 어서 와라, 어서 오세요 제수씨.
선화 : 안녕하세요.
두사람, 들어간다.
S#14. 황여사 방, 오후
선화와 형준, 들어와 인사 올린다.
황 : 삼대가 함께 사는집이야. 서로 불편하고 힘든거 많을거다. 집안에 여자 잘못 들어와 시끄럽단 소리 나오지 않게 잘해.
손 아래 사람이 무조건 참고 배우는 자세로 있으면 별로 문제 될게 없어.
선화 : 예.
형준 : ...
황 : 넌 왜 대답안해?
형준 : 아무리 장가갔지만, 하루아침에 너무 변한다. 엄마 같지가 않어. 무서워.
선화 : (형준에게 눈치하는데)
황 : (E) 학교만 무서운거 아냐, 인석아. 내 너라면 무조건 참고 봐줬는데 이제 장가까지 갔으니까
너두 집안 어려운것도 좀 알아야 해. 잘못하면 나두 그시말선가 뭔가 쓰라고 할 참이니까 잘해.
선화 : (O.L) 예 어머니 잘 할게요. 가르쳐 주세요.
황 : 그래. (끄덕이며 부부를 본다...)
S#15. 신혼방, 밤
옥희 : (들어오며) 어때 맘에 들어?
선화 : 예. 형님이 애쓰셨겠어요.
옥희 : 벽지는 어머니가 직접 고르셨어. 어머니 안목이 꽤 있으시지?
선화 : (끄덕)
옥희 : 내일부터 바쁘겠네. 학교도 가야하고.
선화 : 예,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릴게요. 아침에 은미 도시락 정도는 저한테 맡기세요.
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거 자신 있어요.
옥희 : (본다) 그래...그럼 부탁할게.
옥희, 나가고
선화, 방을 좀 둘러본다.
S#16. 황여사 부엌, 밤
옥희, 과일 접시 만들며
옥희 : 의욕이 아주 넘치는구만.
황 : (오며)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니?
옥희 : 새색시 의욕이 천하라도 삼킬거 같애요 어머니.
황 : 그럼 어디 시켜 보렴. 마음이야 고맙지 않니?
옥희 : 그럴려구요. (하던 일 한다)
황 : (참고 돌아서다가) 내 노파심에 일러두는 말인데...니가 윗사람이야,
아랫사람이 좀 모르는 소릴해두 너그럽게 받아 줘야 집안이 편안하다. (나가며) 그럼 나 쉰다.
옥희 : 네 어머니...(황의 뒷모습보며)(표정)
S#17. 신혼방, 밤
선화, 가게부겸 일기쓴다.
선화 : (적으며) 신혼여행 선물비 (적으며) 너무 많이 쓴거 같애.
형준, 살금살금 들어오며 선화를 뒤에서 꽉 안는다.
선화 : 깩! (비명지르다가 얼른 입 막으며 형준을 친다) 뭐에요.
S#18. 이층거실, 밤
은미, 올라오는데 형준의 방에서 웃음소리 들린다.
좀 삐죽하다가 문득 방문에 귀를 대 본다.
안에서 들리는 형준과 선화의 웃음소리.
은미, 귀대고 들으며 웃는데
옥희, 과일 접시 가지고 오다가
옥희 : 뭐하는 짓이야?
은미 : 응, 아니. 그냥. (어색한 웃음)
옥희 : (노려본다) 너 아래층으로 방 바꿔...?
은미 : 엄만 호기심두 없어? (지방으로 간다)
옥희 : 하여간 자나깨나 딸조심이라니까.
은미 보내고 웃음소리에 귀기울이며 과일 도로 가지고 내려간다.
S#19. 황여사 집전경, 아침
S#20. 은미의 방, 아침
선화, 앞치마하고 들어와 커텐을 쫙 연다
은미 : 어우 누구야.
선화 : 유은미. 일어나. 너 고3이잖아. 고3이 지각해두 돼?
은미 : (눈 뜨며 일어나 보고) 언니, 무슨 일이야?
선화 : 언니라니, 작은 엄마. 빨리 일어나. 이제부터 너 공부하는거 내가 감시할거야.
은미 : 그런게 어딨어?
선화 : 너하고 나하고 남이니, 너 좋은 대학 가야 우리집이 행복하지. 안그래?
우리집을 위해서 널 좀 볶아야 겠으니까 각오해줘.
은미 : (입 떡 벌어지는데)
선화 : 고3이 십년이야, 이십년이야? 겨우 일년이다. 일년. (나간다)
S#21. 황여사 부엌, 아침
아침상거의 차려져 있다.
옥희 : (오며) 동서.
선화 : 형님 일어 나셨어요?
옥희 : 아니! 동서가 아침상 차린거야?
선화 : 녜. (생과일 쥬스 준다) 드세요.
옥희 : (어리 벙벙) 이건 뭐야?
선화 : 과일쥬스예요. 이거 아주버님도 드리세요. 집안에 고3두 있구 헤... 남편것만 만들수 없잖아요.
그래서 아예 식구들대로 다 만들기로 했어요.
옥희 : (벙!)
형준 : (황여사에게 아침문안하러 내려온다 선화 본다) 형수님, 일어나셨어요?
옥희 : 아, 녜.
선화 : 이거 마시고 들어가요. (준다)
옥희 : 서방님 좋으시겠어요.
형준 : 예. 어머니건?
선화 : 준비 됐죠.
옥희 : (표정)
선화와 형준, 황여사 방으로 쥬스들고 간다.
은상 : (나오며) 아침 다 됐어?
옥희 : (생쥬스준다) 당신 이거 마셔.
은상 : (입 벌어지며) 왠일이야, 당신이?
옥희 : 좋아할거 없어, 콩고물이야.
은상 : 콩고물?
옥희 : 서방님 마시게 하려고 나머지 식구는 다, 덕분에 얻어 마시는 거라구.
은상 : 그래? 어찌 됐건 좋으네, 뭐. (마신다)
옥희 : (표정)
S#22. 황여사 방, 아침
황앞에 형준과 선화, 앉아서
선화 : 이거 드세요.
황 : 고맙다. (마시고) 너 이거 언제까지 해 줄거냐?
선화 : 예?
황 : 하려면 끝까지 해야지, 한 며칠 하다가 그만 둘거면 아예 그만두라구.
형준 : 나 줄려고 했는데 내꺼만 할수 없어서, 식구대로 다 만들었대.
황 : (한심하게 보다가) 그런건 말씀 안하셔두 돼요, 선상님.
형준, 머쓱해서 웃고
선화, 흘긴다.
형준 : 근데 엄마 우리 이거 언제까지 해요?
황 : (흘기며) 그렇지 않아도 오래 받을 생각없었어. 낼까지만 하라고 할려고 했는데, 니가 나서는 바람에 이틀 연장이다.
형준 : 그런게 어딨어요?
황 : (쥐어 박듯이) 남자는 그저 모른척 해야 집이 조용해,
너 행여 니 형수 있는데 니 댁 편들어, 얘(선화) 눈에 눈물 나게 하는거야, 니가. 알았어?
형준 : 뭐가 그렇게 어려워?
황 : 어유 어유... 언제 철나...(나간다)
선화 : 들었죠? 선생님이 잘해야 내가 편해요. 아셨어요? (나간다)
형준 : (남겨져서) 이거 생각보다 쉽지가 않네.
S#23. 신혼방, 아침
선화, 형준의 넥타이 매준다.
형준 : 첨으로 장가간 느낌이다.
선화 : 첨으로 선생님이 내꺼같다. (넥타이 목 꽉 조인다)
형준 : 캑캑 너 이거 살인미수야.
선화 : 내 맘. (화장대에서 형준의 결혼 반지 꺼내 손가락에 끼워 주며) 이거 왜 안끼고 은근슬쩍 나갈려고 해요?
형준 : 야 애들이 놀린단 말야. 오늘 학교 가기가 겁난다.
선화 : 히히 애들이 신혼여행 얘기 해달라고 되게 조르겠죠?
형준 : (가방 챙기며) 역시 전과자라 잘 아는구나.
선화 : (옷 입으며) 전과자라니?
형준 : 선생 괴롭히는덴 일각연이 있으신 분 아닌가, 봉선화씨.
선화 : 흐흐흐 (거울보며 립스틱 바른다) 한수 가르쳐 드릴까요? 신혼여행 얘기 해 달라고 조르는 애들 꽉 잡는 법.
형준 : (본다)
선화 : (형준의 얼굴 만지며) 이렇게 눈썹을 쫙 올리고 인상을 팍팍 쓰면서 들어가서 숨쉴틈 없이 수업을 진행하는거에요.
형준 : 야 그게...
선화 : (O,L) 그렇게 웃었다간 오늘부터 향후 일주일은 들볶인다고 보면 돼요. 일초두, 아니 0,5초두 웃으면 안돼. 아셨어요?
요만한 틈만 있으면 나같은 애가 타고 넘어 올테니까, 하려면 바짝 군기잡고, 아니면 아예 털어 놓든지.
(눈썹 그리며) 나같으면 아예 털어 놓겠다. 선생님 실력에 군기 잡아 봤자지.
형준 : 뭘 털어 놔.
선화 : (으쓱... 웃으며) 글세... 신혼여행 가서 재밌었던거.
형준 : 어유 요걸 그냥... (하다가) 뭐야, 너 그러고 나가겠다구?
선화 : 이게 어때서요?
형준 : 이게 어때서요? 이게 치마야? 그리고 왠 화장이 이렇게 짙어?
선화 : 선생님.
형준 : 얼른 지워. 치마 갈아입구. 그러지 않으면 오늘 학교 못가.
선화 : (입 벌어져서)
형준 : 얼른. (옷장 열고 청바지 꺼낸다) 이거 입어.
선화 : 이럴수 있는거에요? (숨막혀서 말도 더듬는다) 이십년동안 옷 가지고 탄압 받아 본적 한번도 없어요.
이 옷 우리 아빠가 사준거라구요. 화장품두 나 수능 보고 온 날 아빠가 사오구.
형준 : 난 아빠가 아니라 남편이야, 남편. 얼른 갈아 입어.
선화 : (보다가) 저 오늘 학교 안가요. (침대에 앉아버린다)
형준 : 안가?
선화 : 안가요.
형준 : 그럼 가지 마. (나간다)
형준 나가자
선화, 손 부채질...김이 올라오는 얼굴
옥희 : 시집와서 처음인데 그러면 너무 소외감들죠.
황 : 그럴까?
옥희 : 제가 보니까 옷이 야하지도 않은데요 뭐.
황 : 뭐가 안 야해? 결혼한 애가 저게 뭐야, 남사스럽게.
옥희 : (표정)
황 : 쟤가 지 할머니 닮아서 보통 멋을 내는게 아니야. 처음부터 잡아야지, 안그러면 우리 형준이 등골 빠지게 생겼다.
대학 보내는 것도 허리가 휠텐데...
옥희 : 그럼 어머니 삼촌 응원하세요.
황 : 넌?
옥희 : 가재는 게편이잖아요. (나간다)
황 : 옳거니...며느린 며느리다 이거지?
S#24. 신혼방, 아침
선화, 팔짱기고 이걸 어떻하나...왔다갔다하고 있다.
옥희 : (오며) 정말 안나가?
선화 : 형님...
옥희 : (웃고) 청바지 입고 나가서 갈아입어.
선화 : 꼭 그래야 해요?
옥희 : 어떻게, 그럼? 어머니 밑에 계신데 이대로 나가면 한소리 들을걸? 그리고 저녁에 신랑한테 잘 말해 봐.
(웃으며) 시집살이도 피곤하지만, 남편 시집살이가 원래 가장 힘든거야.
선화 : 형님은 깍두기시라면서 왜 올라오셨어요?
옥희 : 가재는 개편이라왔지. (시계보며) 늦겠어.
선화 : 저 그냥 나갈래요.
옥희 : 그냥?
선화 : 이거 다 아빠가 사주신거에요. 갈아입고 속이고 싶지 않아요. 제 성격이 그래요. 전 속이고 그러는거 체질적으로 못해요.
그냥 부딪혀서 깨지면 깨지는거죠. 그리고 이건 깨질 문제도 아네요. 선생님이 이상한 사람이지.
아우 학교 다닐 땐 이러지 않았는데. 결혼하고 이상해졌어.
옥희 : 남잔 다 그래. 그리고 학교 다닐때야 교복만 입는데 뭐 문제 될게 있어?
선화 : 아무튼 저 다녀와요. (가방든다)
옥희 : 정말 그냥 나가?
선화 : 예,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고치겠는데 그렇지 않은 이상 잔머리 쓰고 싶지 않아요. (간다)
옥희, 어깨 으쓱... 난 모르겠다 싶은 얼굴.
S#25. 대학캠퍼스 전경, 오후
S#26. 학생휴게실, 오후
미경 : 정말? 내가 김형준 선생님 그럴줄 알았다니까. 근데 우리 사촌 언니 보니까 처음 하는 부부싸움이 중요해.
절대 물러서지 마. 이게 뭐가 짧다고 그러냐?
선화 : 몰라 속상해 죽겠어.
덕순 : 뭐가 속상하니, 사랑하면 그정도 욕심은 부리는거지. 니가 어떻게 입든지 상관 안하시면 그게 더 이상한거 아냐?
선화 : 그런가... 모르겠다. 나중에 생각할래. (하루방 열쇠고리 준다) 약소해. 니들은 신혼여행 가서더 좋은거 사.
덕순 : 정말 약소하군.
미경 : 야 대학 오니까 이거 하나 좋다. 수업 없는 날. 수업 없는날 니네 학교로 놀러올게.
덕순 : 맘대로. (선화 본다) 너 진짜 말 안할거야?
선화 : (웃고) 몰라, 니들이 결혼해서 신혼여행 가봐. 그러면 될거 아냐.
미경 :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려. 산증인(선화)이 이렇게 있는데. 야 선생님도 남자니, 니 김형준 선생님은 남자 아닌거 같애.
선화 : 남자가 아니라니....그럼 에일리언이라도 되냐?
미경 : 김형준 선생님은 이슬만 먹고 사는 순수한 남자일거 같애.
덕순 : 너 좀 조용히 해. (선화보며) 한가지만 가르쳐주라.
선화 : 한가지만.
둘, 고개 끄덕이며 눈 반짝인다.
선화 : 신혼여행 첫날밤에 니들 절대루우...
두사람, 숨 죽이며 본다.
선화 : 술 먹지마. 술 먹으면 다 끝이야.
덕순 : 어우 그게 뭐야?!
선화 : 뭐라니, 내가 얼마나 대단한 비밀을 말한건데.
덕순 : 관둬라 관둬. 치사하다. (흘겨보다가 시계보고) 어머 늦겠다. 철학개론 교수 칼이잖아.
미경 : 나 근처에 있을테니까 수업 마치고 핸드폰 해.
S#27. 교정, 오후
선화와 덕순, 걸으며
덕순 : 그래두 너 선생님한테 화 내면 안돼. 어떤 남자가 아내 대학 공부까지 시켜주니? 난 선생님 다시 봤어.
선화 : 그거야 나두 알지.
덕순 : 사람들 고등학교때 좋아하던 선생님 대학가면 별루로 보이기 시작한다지만, 넌 안그랬으면 좋겠다.
살면서 더 선생님 존경하고 사랑하는 그런 부부... 난 니가 그러길 바래.
선화 : (끄덕) 그렇지만 아침에 치마가지고 잔소리 하실때 정말 실망스러웠어. 선생님한테 이런 기분 느끼는 건 처음이야.
덕순 : 부부싸움 별거 아니라더니 정말 그러네. 이깟 치마 싫다고 하시면 안입으면 되지 뭐. 이게 그렇게 중요해?
선화 : 그건 아니지만, 나두 기분 문제잖아.
영재 : (뒤에서 오며) 늦었는데 왠 여유야?
선화 : 어 왔어? (열쇠고리 주며) 선물이야.
영재 : (받고) 고맙다 신혼여행 즐거웠니?
선화 : 그럼.
덕순 : 치사하게 한수 가르쳐 달라니까 아무 소리 안하는 거 있지.
선화 : 가르쳐 줬잖아. 술마시지 말라니까.
영재 : 참 철학 레포트 썼니?
덕순 : 그거 다음시간까지 아냐?
영재 : 그런가... 그럼 괜히 바쁘게 했네.
덕순 : 야 그거 나 좀 보여주라.
영재 : 좋아, 그럼 이따가 우리집으로 가자. 컴퓨터에 들어가서 조금씩 고쳐야지. 똑같이 내면 혼날걸.
선화 : 난 저녁시간은 곤란해. 자료만 메일로 넣어줄래? 숙제는 내가 할게.
영재 : 그래, 그럼 아이디 좀 가르쳐 줘.
선화 : (아이디 적어준다)
영재 : (받고) 밤에 넣을게. (웃으며) 오늘 의상 되게 이쁘다.
덕순 : (치며) 야, 오늘 옷 이쁘다고 하면 안돼는 분위기야,
선화 : (쿡 찌르고) 뭘... 우리 선생님이 골라줬어. 예쁘지? (앞서간다)
영재, 가고
덕순, 어이 없어서...
S#28. 학교복도, 오후
형준, 자판기 커피 마시며..
장미 : (오며) 새신랑 얼굴에 수심이 너무 많아 보인다.
형준 : 응, 좀 피곤해서.
장미 : 수업 끝났어?
형준 : 응.
장미 : 괴로웠지? 애들이 짓궂게 굴어서?
형준 : 아니 얼굴 근육이 좀 아퍼. 하도 인상을 쓰고 있었더니. 아무도 말을 못 붙이든데.
장미 : 하하 니가 그런 수를 쓸줄도 아니?
형준 : 선화가 가르쳐 줬어. 아침에. 털어 놓으려면 아예 각오하고, 아니면 인상 박박쓰고 수업 하라구.
장미 : 좋은 부인이다. 하긴 그 방면엔 선화가 한수 높겠구나.
형준 : (웃고) 참 커피 뽑아줄까?
장미 : (동전 보여주며) 일찍도 물어본다. (자기가 뽑아 마시며) 선화는 나처럼 고집 박박 부리지 않아서 좋지?
형준 : 그렇지도 않아, 은근히 얼마나 고집쟁인데. 내가 못 이긴다니까.
장미 : (마시고 시계보며) 퇴근하고 신부 데리러 학교로 가는거야?
형준 : 글세...그 생각은 못했는데.
장미 : 하여간 넌 남 배려 하는 방법 좀 배워야 해. 무슨 새신랑이 그런 팬서비스두 없어?
형준 : 나 원래 좀 무디잖아. (생각하며) 갈까?
장미 : 못말린다니까.
두사람, 다정하게 웃는데
현자 : (퇴근하며) 백선생이 중학교까지 왠일이야?
장미 : 아 예 안녕하세요? 그냥 좀...
형준 : 퇴근하세요?
현자 : (끄덕) 선화 아침에 학교 잘 갔지?
형준 : 그럼요. 저 잠깐 기다리세요.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현자 : (웃으며) 아냐 됐어. 대화 나눠. (부드럽게 가는데)
형준과 장미, 껄끄러워진다.
장미 : 이젠 너하고 말도 못하겠구나.
형준 : 어때서? 우리 장모님 그런분 아냐. 어릴적 친군거 아시는데.
장미 : (씁쓸하게)
S#29. 시장, 오후
현자, 콩나물 등 장 본거 가지고 김치사러온다.
옥희 : 어서 오세요.
현자 : 물김치 좀 담아 주세요. 지난번에 산게 시원하고 좋든데요.
옥희 : 그렇죠. (담을 비닐 찾으며) 딸시집 보내고 얼마나 쓸쓸하세요?
현자 : 그렇죠... 뭐.
옥희 : (담다가 주의 살피며...) 나두 딸 가진 부모 입장이라 뵌김에 말씀 드릴게요.
현자 : (본다)
옥희 : 이런 얘기 시집식구가 하면 왠지 서운할거 같애서... 그래두 친정 엄마가 하면 좀 낫지 않을까 싶네.
현자 : (긴장하며 본다) 우리 선화한테 무슨 일이라도...
옥희 : 물론 요새 애들 다 그런거야 우리도 알죠. 하지만 결혼을 했잖아요. 어쨌든 전같지는 않죠.
현자 : 그렇겠죠.
옥희 : 우리집은 사둔댁처럼 자유스럽지 않거든요. 우리 은미만 해두 지 아빠가 얼마나 무서운데. 옷 함부로 못 입어요.
현자 : 옷을 함부로 입다뇨?
옥희 : 여자야 남편이 원하지 않으면 좀 조심해댜 하는거 아네요? 아무리 신세대 아니라 신신세대라도 그렇지.
S#30. 윤여사 마당, 오후
현자, 장본거 테이블에 놓고 힘없이 앉는다.
옥희 : (E) 아침에 둘이 좀안좋은거 같드라구요. 어머니야 아무 말씀 안하시지만, 시댁 어렵다는게 뭐에요?
그런거 하나라도 눈치 보이지. 친정 엄마가 부드럽게 힌트 좀 주세요. 내가 딸같애서 하는 소리니까...
그거 다 친정 아버님이 사준 옷이라면서요...우리집은 그런 분위기 아니거든요
현자 : 어유 등신... 지 아빠품에서 그렇게 자유롭게 살다가, 내가 고생 할줄 알았어. 어유 등신...
(눈물이 좀 고인다) 속상해... 증말...(한숨 쉬며 눈물 찍어낸다)
윤 : (오며) 왜 그러고 앉아있냐?
현자 : 아무것도 아네요.
윤 : 너 울었냐?
현자 : 아니라니까. (앞서 간다) 저녁에 콩나물밥 하려는데 엄마 어때?
S#31. 윤여사 식탁, 저녁
윤 : (콩나물 다듬으면서) 니가 민감한거야. 남자여자 결혼 아니면 만나서 커피도 못 마시겠니? 게다가 그렇게 오랜 친군데...
두사람이 안만나는 척하면 그게 오히려 더 수상한거다.
현자 : 그래두 직접 보니까 기분 그렇드라구요.
윤 : (보며) 그거 속상해서 마당에서 넋놓고 앉았던거야?
현자 : (더 말 못하고...) 아니 뭐...
윤 : (웃으며) 난 김서방 믿는다.
현자 : 믿기야 저두 믿죠.
윤 : (O,L) 행여나 봉서방 앞에서 그런 소리 하지 말어. 마음쓸라.
현자 : 알았어요. 기집애 이건 전화두 못해. 핸드폰을 하나 사 주든지 해야겠어.
윤 : (웃고) 그러렴. 이왕이면 나두 하나 사주구.
현자 : 엄마요? 엄마가 왜?
윤 : 나두 길거리에서 좀 써보자. 젊은애들만 하란 법있냐?
현자 : 참 엄만...
S#32. 대학교, 오후
선화, 학생들에 끼어서 나오는데
형준, 차 대 놓고 기다린다.
형준 : 봉선화.
선화 : (본다, 반갑다가 자기 옷 때문에 좀... 다가오며) 어쩐일이세요?
형준 : 그냥 너 데리러. (차문열고) 타.
덕순 : (오며) 안녕하세요.
형준 : 대학 가더니 많이 이뻐졌다.
덕순 : 헤헤.
영재, 목례하고 형준, 눈인사하고 차에 탄다.
영재, 형준의 차에 타고 사라지는 선화를 본다.
덕순 : 어이 어이 (영재 눈앞에 손짓으로 깨우며)
영재 : 됐어. 족발 흔들지 마, 냄새 나.
S#33. 달리는 형준의 차안, 저녁
형준, 운전하고
선화, 곁에 앉아 짧은 치마 가리며 무릎에 책을 놓는다.
형준 : 괜찮어. 이뻐.
선화 : (본다)
형준 : 나두 눈있어. 이쁜거 알어. 단지 내 여자가 그런거 입는게 싫다는거지, 누가 이쁘지가 않다고 했어?
선화 : 남자들 너무 이기적이야.
S#34. 신혼방, 저녁
형준, 말없이 넥타이 풀고 옷 갈아 입는다.
선화, 들어와 침대에 먼저 앉는다.
형준 : (침대에 앉으며) 나한테 실망했어? 겨우 옷이나 가지고 트집이라구?
선화 : (본다) 학교 다니면서 가장 힘든일은 납득 할 수 없는 일로 선생님들이 강요 할 때였어요.
형준 : 내가 가장 견디기 힘든일은, 날 사랑한다고하는 사람이, 내 의견을 무시할 때야. 결국 장미랑 헤어지게 된 원인도 그거구
선화 : 제가 오늘 그랬어요?
형준 : 난 하루종일 후회 했어. 그냥 기분좋게 나가게 해 줄걸. 그리고 나서 저녁에 얘기 해도 되는데...
그러면서 널 데리러 갔는데, 니가 보란듯이 이옷을 입고 학교에서 나올 땐 좀 황당하드라. 꼭 이래야 하는건 아니잖아.
선화 : (끄덕) 저도 오늘 하루종일 우울했어요. 어디가서 옷을 갈아입고 싶을만큼 불편했구요.
형준 : (어깨 안으며) 난 우리가 싸우는 모습 다른 사람한테 보이고 싶지 않아.
거봐라, 니네들 그럴줄 알았다는 시선조차도 싫어.
선화 : (본다)
형준 : 선화야, 우리 서로에게 조금은 관대해지자.
선화 : (끄덕)
형준 : (안는다)
선화 : ...
S#35. 황여사 부엌, 밤
황 은상 옥희, 식사하며 이층본다.
은상 : 조용하네.
옥희 : 싸울까요?
황 : 싸워야지, 그렇게까지 말했는데 버젖이 입고 나가? 어디서 배운 버릇이야, 그게?
형준이가 가만 있으면 내가 혼내줄거야 시집을 우습게 알아도 분수가 있지.
(E) 이층에서 형준과 선화, 내려오는 소리 들린다.
세사람, 긴장해서 보는데
선화 : (밝게) 어머니 제가 좀 늦었어요. 형님 죄송해요. 내일 아침 제가 준비할게요. (형준의 밥 떠주며)
형준 : 잘 먹겠습니다.
선화 : (찌게 먹어보며) 와 맛있다. 당신 이거 좀 먹어봐요.
세사람 형준과 선화보며 기가막혀서...
황 : 너네 싸우고 내려온거 아니냐?
형준 : 저희가요? 아뇨.
선화 : 어머님 저흰 싸움이란걸 몰라요
은상 : (웃으며)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 잖아요. 어머니. (흘기며) 보나마나 맥없이 주저 앉았지 뭐.
(숭늉 마시며 혼자말) 밸 빠진 놈... 마누라한테 초장부터 잡혔다, 잡혔어.
은상과 옥희 웃는다.
S#36. 황여사 집전경, 오전
S#37. 황여사 마당, 오전
가을답게 마당에 태양초도 널려 있고 단풍나무도 보인다.
선화, 외출준비하고 나온다. 빨래 널린 것을 살펴본다.
“황예순 김치”라는 로고가 보이는 앞치마 빨래들
선화 : (E 문득 집을 돌아보며) 시간이 너무 빨라서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겠다.
선화, 고추 널은거 뒤집고 썩은거 골라내는데
황과 형준, 외출준비하고 나온다.
선화와 함께 나간다.
S#38. 산소, 오후
형준과 선화, 절한다.
황, 곁에 앉아 낙엽을 치운다.
형준과 선화, 나란히 앉으면
황 : 새 며느리 봐서 기분이 어때요? 이쁘죠? (선화보며) 착하고 아주 똑부러지는 며느리라서 당신 맘에도 들거에요.
온집안이 떠들석 하게 결혼한 애니까 당신이 많이 이뻐해 줘요.
선화, 빙긋이...
형준, 소주를 산소를 뿌린다.
S#39. 산길, 오후
황여사 앞세우고
걸어 내려오는 두사람.
황 : (문득 하늘을 본다) 선화야.
선화 : 네.
황 : 니 시아버지 이런날 돌아가셨다. 남들은 좋은 날이라고 하는 가을에 말이다. (걸으며) 삼우제 지내고 오는데
하도 날씨가 좋으니까 니가(형준이) 놀러 가자고 조르던거, 넌 생각 안나지?
형준 : 내가?
황 : 그때 니가 6살이니까 생각 안날거야.
형준 : ...
황 : 날씨가 좋아서 기일 챙기기는 쉬웠어. (부쩍 앞에 가며) 그거 하나 나한테 잘해 주고 갔다. 어유...어유...
선화 : (뒤쳐져 걸으며) 우리 할아버지 제사는 봄인데.
형준 : ... (걷다가) 엄마 우리 맛있는거 먹고 가요.
S#40. 신혼방, 아침
선화와 형준, 바쁘게 준비하며
선화 : 오늘부터 향후 일주일간 제 얼굴 볼 생각하지 마세요.
형준 : 중간고사라고 되게 폼 잡네. 그러다가 장학금 못타면 무안해서 어쩔려고 그래?
선화 : 왜 못타요, 내가 한다고 해서 못하는거 봤어요? (나가다가) 오늘 데리러 못 온다구요?
형준 : 응.
선화 : 밤늦게 오다가 누가 나 집어 가면 어떻해요?
형준 : 요새는 분리수거 하기 때문에 통채로 집어 가는 사람 없어.
선화 : 으유!
형준 : 하하 말했잖아. 유선생님이 애기 돌이야. 술 먹을 텐데 어떻게 운전을 해?
선화 : 피이... 그럼 걸어오면 되잖아요. (흘겨보고 간다)
형준 : (웃는다)
S#41. 교정, 오전
선화 : (급히 걸어가고 있으면)
영재 : (다가오며) 일찍 간다.
선화 : 응 공부 좀 하려구.
영재 : 장학금 타게?
선화 : 응. 이번 중간고사는 죽어라고 해야 해.
영재 : 나 작년 철학시험문제 입수했는데 볼래?
선화 : 정말?
영재 : 수업 마치고 도서관에서 보자.
선화 : 그래 (바이바이하고 도서관으로 뛴다)
S#42. 도서관, 저녁
선화와 덕순, 영재, 공부하고 있다.
영재 노트북 컴퓨터로 레포트 정리도 하고...
S#43. 학교교정, 밤
형준, 도서관쪽으로 걸어간다.
S#44. 도서관 복도, 밤
덕순, 다른 친구와 수다떨고
S#45. 열람실, 밤
선화, 공부하고 있으면
영재, 음료수 한잔 뽑아다 준다.
선화, 고맙게 받고...시계본다...창밖을 보면 밤이다.
기지개 켜고 하품한다.
S#46. 다른열람실, 밤
형준, 살펴보며 선화를 찾는다.
S#47. 열람실, 밤
선화, 잠깐 엎드려 잠들었다.
영재, 곁에서 공부 하다가 자는 선화를 본다.
선화에게 다가 가 손에 쥔 볼펜을 빼서 곁에 놓는다.
형준, 열람실 문을 살짝 열고 찾는다.
영재, 선화에게 자기 겉옷을 덮어 주다가 선화의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올려준다.
자는 선화를 보는 영재...
형준, 다가오려다가 멈추어 서서 본다.
사랑해당신을10.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