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산일지 [백양사 백학봉]
2020. 11. 13. (금)
10:00 전남대 앞 아파트에서 찔레향의 애마를 타고서고 출발한다.
10:50. 백양사 일주문 통과
평일에도 백양사에 오는 사람이 많다. 주차비 5,000원만 내면 일주문을 통과하여 경내 주차장까지 편하게 들어간다.
단풍이 제철을 넘겨서 한풀 꺾였지만, 남아있는 단풍도 가뭄에 겉말라 낙엽이 되어 간다.
10:55 경내 주차장에 도착. 마지막 단풍구경이라고 사람들이 많다. 연못에서 바라보는 백학봉은 여전히 멋있다.
백양사 경내 구경은 하산 때로 미루고 바로 산행에 들어선다.
약사암까지는 소풍객들이 오르내린다. 사라져가는 단풍이 아쉬운 듯 젊은이도 늙은이도 짝을 지어 사이좋게 오른다.
12;00 약사암 도착
약사암에서 영천굴까지는 0.1km, 100m거리이다. 백악봉까지는 0.9km.
영천굴 가는 100m는 내리막 오르막을 거듭하여 가는 길이고, 절벽에 지어진 누각은 나무계단으로 오른다. 누각 옆의 바위는 마치 무등산 입석대처럼 길다랗게 세워진 바위가 인상적이다.
[영천굴 사진]
영천굴에서 백악봉까지는 급경사 계단길이다. 백악② ~백악⑧까지 계단길에 붙은 안내표지를 보면서 한없는 계단길을 오른다.
백악백악②, 0.7km쯤 남은 곳 오르막에서 젊은 외국 여자 한사람이 반바지 차림으로 씩씩거리며 잘도 올라와 우리를 추월한다. 프랑스에서 온 유학생이라는데 서울에서 왔단다. 금년 1월에 이곳에 왔다가 오늘 또 온다고 한다. 인사를 나누면서 양파즙 한봉지 주었는데, 배낭에 넣고는 육중한 몸으로 잘도 올라 간다.
계속되는 계단길이 마치 암벽등반 수준이다. 왼쪽 오른쪽 난간 모서리를 잡아당기며 기를 쓰며 오른다.
④를 지나고 ⑤ 쯤 가는 곳은 계단 경사가 거의 45도 수준이다.
⑦ ~을 지나는 곳의 경사는 체감상 60도는 되는 듯하다. 양손으로 난간을 잡고서 계단을 올랐으니 말이다.
⑧을 지나는데 내려오는 사람이 아는체를 한다. 호서대학교 남복현 교수이다. 부부간에 남창골에서 올라 이곳으로 하산하는 중이란다. 반갑지만 조심하라는 안부인사 만 하고서 헤어진다.
0.2km 쯤 남았겠는데, 목이 말라 온다. 물 한모금 마시고 조금 오르고 나니 드디어 능선이 나오고 흙길이다. 아휴~ 흙길을 만나니 이제 살겠다.
13:30 백학봉 정상에 도착한다. 산행객이 한산하니, 사진 찍기에는 더 없이 좋다. 평일 산행의 특권이다. 점심을 먹는다.
백암산의 정상이 상왕봉인데, 이곳에서 멀지 않다. 내심 상왕봉도 가고 싶기는 한데, 오늘따라 평소와 반대로 찔레향이 시간이 늦었다고 시큰둥 한다
14:00 하산한다. 오는 길이 아니고 상왕봉 쪽으로 더 올라 묘지 삼거리에서 하산길을 택한다.
[사진 – 이정표]
금세 큼직한 묘지가 나온다. [장흥 고씨 00 여사 묘]라고 쓰인 비석도 우람하다. 잘 가꿔진 묘지는 이곳 산행객의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으니, 사후에도 보람이 있으시겠다.
묘지를 지나 내려오는 길은 계단이 없는 흙길이다. 올라올 때도 이곳으로 왔더라면 좀 힘이 덜 들었을 텐데. 아직 미련이 남은 단풍이 마지막 혼힘을 다해 우리를 환상 속으로 빠지게 한다.
14:50 묘지입구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 도착하다. 여기서 부터는 시멘트 포장길이다. 아직 남아있는 단풍이 황홀하다.
단풍 사이에 푸른 색깔의 비자나무가 있어 단풍색도 푸른색도 각각 자기 색깔을 비교삼아 자랑한다.
산에서 아래로 내려올수록 마지막 단풍이 절정이다. 올라갈 때는 사다리 같은 계단길에 단풍을 볼 여력도 없었건만, 불과 몇시간 안되어 언제 고생했냐는 듯 단풍구경에 폭 빠져 버린다.
15:30 백양사 경내에 도착하다. 친구와 단둘이 온 단풍구경이니 재촉할 사람도 없다. 처음으로 백양사 경내를 삿삿이 관찰한다. 대웅전 내부도 내다보고, 대웅전 뒷 팔층석탑도 돌아본다.
팔층석탑 입구에는 좌측에는 백일홍, 우측에는 키큰 모과나무가 있는데 여기서 보는 백학봉은 또 한 장의 동양화 그림이다.
사찰 입구 쌍계루에 올라본다. 요즘 서예를 배운다고, 편액을 보면서 작가에 관심이 많다. 쌍계루 간판 편액은 상암 송성룡 선생의 글씨이다.
백양사의 고불매가 유명하다는 안내 간판을 읽고서는 고불매를 찾아 나선다. 절에서 일하는 인부도 잘 모른다. 지나는 스님을 붙잡고 물었더니 대웅전 마당 끝자락에 있는 고불매를 알려준다.
[고불매]
16:30 주차장에서 출발하다.
17:30 용전 손짜장 집에서 해물잡탕밥 맛있게 먹고서 집에 도착한다.
오늘 운전해주고 함께 해준 친구에게 감사드린다.
(2020. 11. 14. 초고 작성)
첫댓글 여행이란 2명 제일 좋다 누가 간섭할 사람 없어 재촉도 안 하지 혼자 가라고 안 하지
하루 여행은 일심 동채
함께 한 짧은 여행길 이지만 일심동채가 되여 뜻있는 여행이었네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며
3사람이 움직이는
찬스가 왔으며 기대하면서 요산요수 백양사 초고 글 재미있게 보고 가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