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시 대항면 황악산 자락의 황토집에서 만난 최인숙씨(53). 가무잡잡한 피부에 건강한 미소를 지닌 그녀는 한때 위암 말기 환자였다. 그런 그녀에게서 병마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침 식사를 준비하던 그녀는 끼니마다 견과류 한 접시를 식탁에 올린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침밥 대신에 호두·잣·땅콩·피스타치오·아몬드뿐 아니라 호박씨와 해바라기씨도 골고루 섞어서 한줌 정도 먹는다”며 “입이 깔끄러울 땐 견과류를 잘게 빻아 현미쌀과 섞어 죽을 쑤거나 영양떡을 만들어 먹으면 좋다”고 귀띔했다. 점심과 저녁 반찬도 견과류가 대부분이란다. 조림이나 볶음은 물론 채소와 함께 버무린 샐러드도 그 맛이 일품이란 것. 쌈장에도 견과류를 넣는단다.
그녀가 이렇게 견과류에 집착(?)하게 된 것은 왜일까. 2006년 그녀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육류를 자주 먹고 식습관이 불규칙한 탓이었다.
“우리 치아를 보세요. 고기 뜯는 송곳니는 단 네개밖에 없잖아요? 사람은 고기를 많이 먹으면 건강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체질인 것이죠.”
지나친 육식 때문에 망가진 몸이었으니 채식으로 몸의 균형을 되찾아야 했다. 동물성 식품에만 존재하는 비타민 B12를 섭취하기 위해 1주일에 달걀 1개만 먹었을 뿐이다.
그러자 단백질과 지방 섭취가 부족해 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견과류였다.
그녀는 자신의 볼을 꼬집어 당기며 “견과류는 기력을 보충할 뿐만 아니라 피부에 탄력과 윤기를 더한다”며 그 효능을 강조했다.
암 판정 당시엔 주변 장기에도 암이 전이돼 수술도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견과류와 채소 위주의 식이요법을 실천한 지 1년이 지난 2007년부터 점차 암세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몇년 후엔 오늘과 같이 건강한 몸이 되었다.
“수학 공식을 알면 수학 문제가 쉽게 풀리듯이 사람의 병도 공식만 안다면 쉽게 물리칠 수 있어요.”
그녀가 말하는 공식이란 공기·물·햇빛·음식·운동·휴식 등 6가지 요소의 조화이다. 그래서 그녀는 2008년엔 남편과 함께 도시를 떠나 공기 좋고 물 맑은 산골에 터를 잡았다. 호두나무 50그루를 유기농으로 키워서 끼니마다 호두를 먹었고, 다른 견과류도 부지런히 밥상에 올렸다. 해 뜨면 땀 흘려 농사를 짓고, 해지면 황토방에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현재 남편과 함께 암환자를 위한 요양소를 운영하고 있는 그녀는 “암을 극복하며 터득한 견과류 위주의 식이요법과 건강공식으로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되찾게 하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밝혔다.
김천=강건우 기자 gun@nongmin.com
기분 좋은 날 - 신춘식.최인숙 부부의 위암 극복 밥상 공개!, #02 20130925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