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들이 현재 경쟁적으로 실시중인 한개의 가격으로 두개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1+1 마케팅'이 결국 납품 업체의 부담으로 드러나 할인점들의 파격행사에 납품 업체만 멍들고 있다.
할인점들이 종전부터 실시중인 '최저 가격' 전쟁에서 한층 더 심화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 '1+1'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행사지만 소요되는 추가비용을 대부분 납품업체들이 부담하고 있다.
25일 할인점과 식품업체에 따르면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최근 창립5주년 기념으로 실시하고 있는 '공짜로 하나더'의 예를 보면 1천180원하는 동원식용유 500㎖를 하나 사면 500㎖ 식용유를 하나 더 덤으로 주고 있다. 이럴 경우 납품업체인 동원F&B는 식용유 두개를 한 개 가격으로 납품한다. 즉 매장에서는 1천180원짜리 식용유를 파는 게 아니라, 1+1 행사를 통해 식용유 두개가 하나의 상품, '590원'짜리 단일 상품화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홈플러스는 개당 마진이 줄어들지만 대량 판매로 최종 이익은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동원F&B는 팔면 팔수록 무조건 손해를 보는 셈이다.
동원F&B의 한 관계자는 “1+1 행사를 하게 되면 해당 상품은 손해가 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할인점에 계속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할인점의 제안을 따르는 편”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은 홈플러스의 경우는 그래도 양반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가공식품 회사의 임원은 “1+1 행사의 경우 아예 추가 소요 상품을 무상으로 갖고 오라고 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문제는 할인점들이 이를 절대 문서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구두로 전달해도 제조업체들이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다른 업체 한 관계자는 “까르푸에서 실시중인 1+1 행사에 1개의 덤은 전량 납품 업체가 부담하고 있다”며 “계속 납품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요구에 응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할인점 구매 담당자들은 납품업체들의 지적에 대해 일부 시인하면서도 대체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까르푸 관계자는 “큰 제조업체들에게는 오히려 우리가 끌려다니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항변 하며 “다만 군소업체들이 할인점에 들어오려고 자기들이 스스로 덤 상품을 붙여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며 “전단지 광고의 경우 쌍방의 합의하에 비용을 부담지우고 있다”고 말했다.홈플러스측도 “1+1 행사의 경우 제조업체와 합의하에 공동으로 그 비용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게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의 마케팅 담당자는 “1+1 마케팅으로 인해 일부 납품업체들이 0마진, 역마진을 겪고 있는 상황은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해당 업체가 이마트에 납품하고 있는 전체 상품을 모두 따질 때 결코 손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관한 설문조사를 예정보다 무기한 연장해 받고 있다”며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하더라도 혐의만 있으면 직권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