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장병 1240명 영세시킨 군 선교사 김재만ㆍ구인덕씨 부부 '올해의 선교사상' 수상 매일 성체조배로 힘얻어 카페로 가족과 소통 지원 훈련병 스스로 봉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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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선교사 구인덕ㆍ김재만씨 부부가 훈련병들 이름이 적힌 서류를 보며 웃음을 짓고 있다. |
군 선교단 선교사 구인덕(엘리사벳, 51, 인천교구 연수동본당)ㆍ김재만(즈카르야, 56)씨 부부에게 올 예수성탄대축일은 다른 해보다 더욱 의미있는 성탄절이 될 것 같다. 지난해 9월부터 육군 25사단 비룡성당(주임 안재현 신부) 요한공소 등에서 펼친 부부의 선교활동이 1년여 만에 장병 1240명을 영세시키는 이른바 '대박'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이런 활동 덕분에 최근 서울 용산 군종교구청에서 열린 제6회 군 선교단 정기총회에서 '올해의 선교사상'을 받았다. 올해 처음 제정된 상으로, 부부가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부부는 "저희는 하느님 도구일 뿐입니다. 많은 장병이 세례 받도록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안재현) 주임신부님이 저희를 100% 신뢰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덕분입니다. 또 많은 분이 도와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겸손해했다. 선교 비법(?)이 궁금했다. 더군다나 25사단은 타 종교의 기세가 워낙 강해 영세자가 나지 않는 불모지로 평가받던 곳이었다. 심지어 1년간 영세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적도 있다. 이런 곳에서 부부는 4주가량의 교리교육을 통해 부임한 지 한 달 만에 영세자를 내더니, 지금은 거의 매주 수십 명씩 하느님 자녀를 탄생시키는 '축복의 장소'로 바꿨다. "주님께 의탁하는 게 비법이라면 비법이에요. 매일 2~3시간씩 성체조배를 해요. 부족한 게 한둘이 아닌데도 주님은 늘 사랑과 은총으로 채워주시거든요. 그 은총 속에서 매주 기적을 체험하고 있어요." 부부는 성당에 오는 훈련병들에게 단 한 번도 세례 받으라고 권유한 적이 없다. 25사단 신병교육대 인터넷 카페(cafe.daum.net/FDone)에 올라온 훈련병 부모와 '곰신'(군대 간 남자친구를 둔 여자친구를 뜻함)들 편지와 사진을 출력해 성당에서 나눠주고, 동영상 편지를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그게 효과를 발휘했다. 인천에 사는 부부는 평일에는 생업에 종사하면서 주로 카페 활동을 한다. 주일미사에 참례한 장병 명단과 분위기, 세례받은 이들 세례명과 세례식 사진 등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모두 게시판에 올린다. 카페는 부부 덕분에 훈련병 부모들과 친구들을 위한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그래서 고된 훈련과 불침번 등으로 녹초가 된 훈련병들도 '성당에 가면 가족과 친구들 소식을 접할 수 있다'며 앞다퉈 성당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부부는 또 안재현 주임신부와 오경환(인천교구 원로사목자) 신부, 지인들 지원 덕분에 부대에서 맛보기 어려운 양질의 간식도 준비한다. 눈과 귀에 입맛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훈련병들에게 반주와 해설, 전례, 성가 등을 맡긴 것도 주효했다. 주일미사 봉사자들에게는 맛있는 간식을 더 주는 혜택이 있어 훈련병들은 서로 봉사하겠다고 야단이다. 부부 덕분에 성당이 하느님 집이자 훈련병 각자 재능을 발휘하는 장소로 거듭났다. "종종 미신자 가족들도 '선교사님 덕분에 우리 아들이 잘 지내는지 알 수 있게 돼 감사하다'는 전자우편을 보내와요. 그럴 때마다 힘을 얻습니다. 둘 다 오십이 넘으면서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행복해하는 훈련병들 얼굴을 보면서 다시 힘을 얻지요. 군대에서 하느님 말씀 전하는 일에 젊은이들이 관심을 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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