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에 관한 책을 독파해야겠다고 생각한 후 세번째 쯤으로 읽은 책.
스타일리스트 채한석의 Men's Style Book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마음에 들었던 것은 유난히 여성들에 비해서 옷을 못?입는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주기 위해 썼다는 점이며
두번째는 유명 스타일리스트임에도 기존의 명품이 빠질 수 없었던 스타일링 북에 비하면 명품 거품을 쫙 뺀 실용적인 스타일링 지침서라는 점이다.
우선 여기서 주목할 점은 채한석 스타일리스트의 스타일리스트로써의 데뷔 에피소드인데 중,고,대학교를 미국에서 졸업하고 한국의 음대에 편입하여 패션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력을 가지는 듯하였으나
일찍이 타고난 감각으로 VJ, DJ, MC, 연기자(등으로 활동했다고 하나 나는 잘 모르겠음;;)로 활동 후에 패션모델 에이전시 레이컴을 설립하여 많은 연예인들과 친분을 쌓게 된다.
그런 후에 2002년 공효진과 밀라노 컬렉션에 가게 되고 영문 교정 일을 맡아 하게 된 마리끌레르의 편집장으로부터 스타일리스트에 대한 권유를 받아 그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의 타고난 끼와 화려한 인맥이 부럽긴 하지만 그것 또한 그가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며 전공자가 아님에도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으로 유명 스타일리스트가 된 것은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대체로 옷을 못 입는다. 그 이유는 정확하게 생각해 본 적 없으나 남성들이 여성들을 볼 때 (어느 정도 나이가 되기까지는)옷차림 외의 다른 것에 비중을 많이 두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도 으레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반대로 여성들은 남성들의 옷차림을 포함한 전체적인 분위기를 많이 보기 때문에 여성들 스스로도 외모와 옷차림에 많은 신경을 쏟는다. 하긴 남성과 여성이 본능적으로 타고난 차이도 있겠다.
여튼, 그런 수많은 남성들을 보며 스타일리스트 채한석은 "내가 너희를 구원해주리라~"는 Hero로써의 사명을 느낀 것인지도 모른다.
전체적으로 조금씩 썰렁한 문장 외에는 (아마 외국에서 오래 살다왔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경험을 통한 쇼핑 에피소드나 스타일링 법을 잘 설명하고 있다.
내가 지난 주에 리뷰했던 '잇 스타일'에서 처럼 이 책 역시 셔츠, 팬츠, 슈트, 코트&재킷, 청바지, 니트, 액세서리, 피부관리까지!! 유니섹스의 트렌드를 2년이나 빨리 캐치해 남성들에게 꼭 필요한 스타일링 북을 썼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인데~ What a surprise!
게다 채한석은 매 아이템 별로 체형에 따른 스타일링 보완법까지 친절하게 볼드체로 써 주었으며 챕터 끝에는 요약본으로까지 구성해주시니 배 나오고 키 작고 뚱뚱한 남성들(다소 일반적으로 옷입기에 더 자신없을 것같은)에겐 센스있는 여자친구없이도 '혼자서도 잘해요~' 할 수 있겠다.
그러면 내가 밑줄 그으면서 "맞소! 옳소! 그렇소!"를 외친 그의 글들을 잠깐 보면
"그렇다면 어떻게 내 스타일을 찾아 입을 수 있을까? 정말 어려운 물음이다. 여기에 난 한마디로 간략하게 대답하고 싶다. 가장 먼저 자기파악이다. 우스갯소리로 말하면 주제파악이라고도 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스타일링이라는 것은 나를 아름답고 더욱 멋지게 표현하는것이다.
특히 비싼 옷만 구입한다는 것은 정말 옷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패션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 여러가지 옷을 입어보고, 잡지도 많이보고, 쇼핑도 많이 하면서 머리로가 아닌 몸으로 익히면서 배워야 한다. 반복적인 경험이 있어야 내 것이 된다는 것, 이것이 패션에 대한 나의 지론이다."
여러가지 옷을 입어보고, 잡지도 많이보고, 쇼핑도 많이 하면서 배운다는 건 정말 나 또한 동감이다.
그 전에 패션에 대한 작은 관심은 외면적으로 큰 변화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대한민국 남성들이 하루빨리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들은 항상 걱정한다. 난 다리가 굵어서, 난 오리 궁둥이어서, 배가 나와서 등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채 항상 입는 것만 고집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패션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한국사람이라고 항상 김치만 먹고 살 수 있나? 스파게티도 먹고, 자장면도 먹고, 때론 햄버거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먹지 않는가?
역시 패션에도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자신을 가둬두면 그만큼 자신에게 손해라는 것. 내 체형의 결점을 미리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대처하는 패션센스가 절대 필요하다."
나는 다소 얼굴이 크고 배가 나오고 팔뚝, 허벅지가 굵은 체형이다. 하지만 그 밖의 자신있는 부분들을 강조하여 몸무게에 비해 날씬해보이는 만족스러운? 옷입기를 고수한다.
책을 읽다보면 채한석 스타일리스트 역시 축복받은 몸매는 아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고 본인 또한 그렇지 않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의 스타일은 누구 못지 않게 멋있으며 스타일리쉬하다. 그것은 자신의 결점을 제대로 알고 체형을 살리는 스타일링을 함과 동시에 고정관념을 넘어선 옷입기를 통해 개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렇듯 타고난 몸짱이 아니라면 체형을 가감없이 제대로 판단한 후 고정관념에서도 벗어나야한다.
여성들은 자신의 체형을 너무 과소평가하며 (연예인과 모델들에게 눈이 익숙해져 어디가 날씬하고 어디가 체형보완이 필요한지보다 그저 다이어트가 필요한 몸매라고 판단해 버린다.)
남성들은 제대로 된 자기만의 스타일을 갖기 전에 이미 고정화된 아저씨 스타일에서 벗어나기를 두려워 한다.
스타일리쉬해지기 위해서는 껍질을 깨고 나오는 용기가 필요하다. 배가 너무 많이 나왔다는 생각, 엉덩이가 너무 크다는 생각, 뚱뚱하다는 생각, 키가 작다는 생각 이러한 생각은 자신의 결점뿐 아니라 장점까지 가려 제대로 된 스타일을 낼 수가 없다.
어떻게 하다보니 여성들과 남성들에게 제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라고 질타를 하게 되었는데 Sorry.
여튼, 개성있는 옷차림으로 시크한 멋을 낼 줄 아는 유럽 남성들처럼 대한민국 남성들도 12,000원이라도 들여 자신의 스타일에 관심을 갖고 이 책의 제목처럼 옷차림에서만큼은 사랑하고 싶게끔 만드는 남성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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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elcome to 루나's Style world 원문보기 글쓴이: 퍼스널 맵시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