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장은 어떤 역할을 하나

[콘트라바쓰-은광택]

악장은 어떤 역할을 하나

악장(concertmaster, chef d’attaque)은 객석에서 볼 때 제1바이올린의 맨 앞자리 오른쪽에 앉아 있는 사람이다. 지휘자의 바로 왼쪽에 자리를 잡는다. 지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간다. 악장은 ‘오케스트라의 심장’이랄 수 있는 제1바이올린 파트의 리더로서 보잉(활쓰기)을 통일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현악 파트는 물론 오케스트라의 전체 단원을 대표한다. 악장은 오보 수석 주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튜닝(조율)을 위해 A음을 연주해 달라고 지시한다.

연주 전후에 지휘자가 악장과 악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오케스트라 단원 전체와 일일이 악수를 나눌 수 없어서 대표 한 명과 인사를 나누는 것이다. 지휘자는 커튼콜이 거듭될 때 악장뿐만 아니라 현악 파트의 앞줄에 앉아 있는 수석 주자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한다. 악장은 예술감독이나 음악감독이 출타 중일 때 오케스트라를 대표해 객원 지휘자나 협연자와 음악적인 협상을 벌인다. 악장이 콘서트 직전 단원 가운데 가장 나중에 입장하는 것은 그가 오케스트라를 이끌던 시절부터 내려오는 오랜 전통이다. 실제로 오케스트라 악장 출신의 지휘자도 많다.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악장을 지낸 지휘자 베르나르드 하이팅크가 대표적이다.

악장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셰헤라자데’, ‘스페인 광시곡’, R.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본 윌리엄스의 ‘날아오르는 종달새’,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1번’ 같은 곡에서는 바이올린 독주를 담당한다. 오케스트라가 해외 순회공연을 할 때 협연자로 직접 나서기도 한다. 시즌 중에도 한두 번은 협주곡에서 독주자로 출연한다.

지휘자를 도와 현악 파트 전체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활을 쓰는 보잉을 통일하는 것도 악장의 몫이다. 지휘자가 “약간 몽롱한 사운드를 내줄 수 있습니까?”라고 추상적인 요구를 하면 악장은 단원들에게 “활의 윗부분으로 가볍게 눌러 주세요”라고 말한다.

지휘자가 입장할 때 단원들이 존경의 표시로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서는 경우가 있다. 이때 기립할지 아니면 그냥 자리에 앉아 있을지를 결정하는 것도 악장이다. 대개 오케스트라를 책임지고 있는 음악감독일 경우엔 존경의 표시로 일어난다. 객원 지휘자 가운데 나이 지긋한 세계적인 거장일 경우에도 일어서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뉴저지 심포니 악장 에릭 위릭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번은 러시아에서 온 객원 지휘자가 자기가 무대에 들어설 때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명령한 적이 있다”며 “자존심 강하기로 소문난 단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커튼콜이 거의 끝나 가면서 박수가 잦아들 때 언제 퇴장할지 결정하는 것도 악장의 몫이다. 커튼콜에서 지휘자가 오케스트라 단원 전체를 일으켜 세울 때도 악장이 일어서야 다들 일어난다. 악장이 그대로 앉아 있는 경우는 청중의 박수를 지휘자에게만 돌리겠다는 존경의 표시다. 이때 지휘자는 악장과 악수를 나누면서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운다. 그러면 나머지 단원들도 일어선다. 지휘자가 청중의 박수 갈채를 단원들과 함께 받겠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지휘자가 단원들에게 보내는 존경의 표시다.

악장은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사이의 매개 역할을 함으로써 연주의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지휘자의 의도를 간파해 이를 연주에 반영하는, 지휘자의 오른팔이다. 그러므로 악장에게는 뛰어난 독주 기량은 물론 앙상블을 잘 이끌어 가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때로는 지휘자에게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지휘자의 의견에 무조건 따라가는 ‘예스맨’은 훌륭한 악장이 아니다.

오케스트라 단원 가운데 악장의 연봉이 가장 높은 것은 물론이다. 오케스트라 공연 때 백스테이지에 개인용 분장실을 쓸 수 있는 것은 지휘자와 협연자, 그리고 악장뿐이다. 나머지 단원은 남자 단원, 여성 단원끼리 같은 탈의실을 사용한다. 영국에서는 ‘콘서트마스터’ 대신에 ‘리더’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이탈리아에서는 ‘spalla d’orchestra’라고 한다. 직역하면 ‘오케스트라의 어깨’라는 뜻이다. 지휘자가 많은 부분을 그에게 의존한다는 것이고 그만큼 책임이 무겁다는 얘기다.

[네이버 지식백과] 악장은 어떤 역할을 하나 (음악회 가려면 정장 입어야 하나요, 2012.5.31,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소머즈 in 배재임]

송악장 화이팅 !! ㅋㅋ

[안단테. 황수경]

악장님. 잘 부탁 드려요.

[콘트라바쓰-은광택]

악장의 권한이 어마어마 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