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코 드라마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때, 왠지 낯설고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부산정모 2부에서 싸이코 드라마를 한다고 하니 기대도 되고 어떤 것일까?? 하고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간단하게 점심과 티타임을 가지고 시작된 몸풀기..
동그랗게 빙~ 둘러서서 단감자님을 선두로 하여 한명씩 돌아가며 몸동작을 따라했다.
각기 다른 동작을 소개 하며 함께 하다보니 몸도 풀리고
이런 저런 다양한 동작의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명이 짝을 이루어 지금 느끼는것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 느끼는거라... 내겐 너무 광범위한 과제라서 다소 집중이 되지 않았다.
어떤걸 느껴 보라는 거야? 내가 느끼는것?
이것만 봐도 내가 평소때 생각과 감정을 많이 쓰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명확히 드러나는 시간이었다.
내겐 너무 어려웠다...
나도 싸이코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지만,망설여지기도 했다.
치유라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는걸 알고있다. 그런데도 내가 망설인 이유는
과거에 힘들었던 상황과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고
지금 어떤점이 가장 힘든지에 대한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여러가지 복잡한 얽힌 실타래 같은 묵은 감정들이 쌓여있지만,
그중에서 어떤걸 꺼내야 하는건지, 선뜻 선택을 할 수 없었다.
이걸 꺼내야 하나? 저걸 꺼내야 하나? 지긋지긋한 가족이라는 끈으로 맺어진 집단...
진짜 징글징글 했는데...정작 지정해서 꺼내려니
여기저기 더러운 오염물이 묻은 옷을 입고 있는 나에게 목부분을 깨끗하게 빨것인지, 손목부분을 빨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팔꿈치? 배부분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속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더러워진 옷을 부분세탁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나는 한번에 깨~~끗하게 빨아서 입고 싶었던 것일까?
그건 불가능 하다는걸 잘 알고 있으면서 말이다.
그렇다...나는 깨끗하고 산뜻한 향이 나는 옷을 더러워진 옷과 바꿔서 통째로 갈아입고 싶었나보다.
뭐가 나를 가장 힘들게 하고 있는걸까??? 나도 잘 모르겠다. 아직도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나는 지금 더러워진 옷을 빨지 않고 양쪽 팔을 가위로 싹뚝 잘라내버린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 나는 친정 식구들과 단절을 선택한 상태다.
일년에 두번만 본다. 엄마 제사, 아버지 제사때만..
그리고 전화도 거의 내가 먼저 하지 않는다. 걸려오는 전화는 받아준다.
집안에 크고 작은 일들이 생기면, 의례 큰오빠나 큰언니에게 연락이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외삼촌들은 오빠나 언니가 전화통화가 안된다는 핑계로 매번 나에게 연락을 한다.
나보고 일일이 전화를 돌리라고 한다. 나중에 책임도 내가 지는 거다. 한마디로 책임전가인 샘이지...
답답하고 징글징글한 친정 식구들에게 도피해서 단절을 선택한 나에게 꼭 그러고 싶은건지...
엄마가 돌아가셔도 변한건 하나도 없네...
나는 이번 추석때도 시댁 식구들 핑계대고 친정식구들을 보지 않았다.
친정 큰오빠는 연휴 뒷날 우리집에 온다고 연락을 했다. 그것도 우리집 근처에 다와가서...
올케언니에 애들까지 모두 총출동 했단다. 나는 별로 반갑지 않았다.
얼굴보기 힘드니 잠깐 들렀다가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고 좋은 마음으로 들르겠지만
이리저리 손님 치르느라고 피곤했던 나는 쉬고 싶었다. 나에겐 그저 반갑지 않은 손님일 뿐이다.
친정 식구들 조차도 나에 대한 배려심은 없다. 단지 나는 편하고 믿음가는 그런 존재이다.
자기들이 믿고 의지 하고싶은 존재. 막내 동생에게 그러고 싶은걸까??
이번 엄마 제사때도 큰오빠집에 도착하자 마자 외투를 벗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나를 불러재꼈다.
내가 없으면 알아서 잘 할꺼면서...왜 나만 있으면 이러는건지...답답하고 억울하고 싫었다.
올케언니 둘은 할줄 모른다며 생선을 찌지않고 그대로 두고 있었다.
삼천포에서 일마치고 내려오실 이모님이 직접하신다고 그래로 두라고 해서 그랬단다.
직장 갔다오면 얼마나 피곤한데, 그러라고 한다고 그대로 두고 있는 꼴이라니...
이모님이 도착하기 전에 내가 생선들을 쪄놓았다. 물넣고 찜솥에 찌기만 하면 되는데...생선은 왜 어려운지..
정모 후기를 쓰다보니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왔네..... 죄송 *^^*
다시 정모 이야기로 돌아가서,
내맘속에 드는 복잡한 생각을 잠시 뒤로하고 자비님의 싸이코 드라마를 조용히 지켜 보았다.
자비님이 얼마나 답답하고 억울하고 힘들고 두려웠을지... 마음이 아프고 저렸다.
그 상황에 몰입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와락 쏟아졌다. 내이야기가 아닌데도 말이다.
끝나갈 무렵...어머니와 아버지가 자비님을 다독이고 안아주는 장면들...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남동생이 자비님께 "누나 그동안 고마웠어... 그리고 미안했어... 이제 내걱정 하지마"하고 말하고 어머니 아버지 손을 잡고 다정히 떠나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자비님을 짓눌렀던 삶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 졌으리라...
함께 드라마에 참여해 주신 프리지아님, 은영님, 같은파장님, 어떻게 그렇게 엄마,아빠,정희잘 할수 있었는지...
참으로 대단해 보였다. (은영님...한탄...ㅋㅋㅋ)
중요한 포인트에서 한마디씩 던져주시는 단감자님의 말대로 술술 풀어나가시는 님들...
만약 내가 대신 그역할을 했다면 어리버리 버벅 댔을것 같은데 말이다.
내가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휴~ 하고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먼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주신 단감자님...아지님, 아리님, 파플님, 은영님, 프리지아님...
안오셨으면 어쩔뻔 했어요??? 정말 고마워요~~~!!!
두번째 보니까 더 반갑고 좋았어요.
첫댓글 그날 지하철까지 데려다줘서 고마웠어요. *^^* 안 그럼 엄청 버벅이다 미아될 뻔했어요...
부산에 산다고 씩씩하게 앞장서서 갔다가 나도 어리둥절~ 하며 해맸네요...
연산로타리는 평소 잘 나올 일이 없는 곳이라... ㅋㅋㅋ
혼자 떠나는 프리지아님을 보고 있자니 맘이 좀 그랬어요. 비까지 오는데...
잘 도착 하신거죠?
그러게... 그렇게 혼자서 가셨으니...
벗찌랑 나랑은 부산역까지 배웅갈걸그랬다...뒤늦은 후회도 했어요.
맨날 이렇게 뒤숭하네요.
마음 잔뜩 받아서 괜찮아요 고마워요 *^^*
좋은 시간들 보내셨네요....거기다가 멀리서 응원군까지 든든하게 따라가셔서 더 멋진 드라마가 되었겠는걸요...
네...응원군들 덕분에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감사할 따름이죠... ^^
그러셨구나...많은것들이 님에 맘에 있었나봐요..님을 만나 참 반갑고 재미있었어요^^ 저 아직까정 그 한탄함에서 쭉~~ 머물고 있어요^^;;
ㅋㅋㅋ 은영님...훌륭히 해내셨어요...
내가 했으면....으~~~~ 생각도 하기 싫어요.
덕분에 한바탕 웃었네요 *^^*
한탄이 뭐야?
한탄은 어떻게 하는거야?
완전 대박!!!
삭제된 댓글 입니다.
미리 말해두지만, 저는 자신 없으니...대역으로 쓰지 마시길...
감정몰입 안되도 나는 나~몰라라~~~~ ㅋㅋㅋ
아로미님...막내이면서도 언니처럼 누나처럼 살아왔을 님의 삶의 여정...맘이 아프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화이팅 보내드려요...
그래도...어찌보면 다른 님들의 아픔에 비하면 저는 작은 부분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봤어요.
정작 나는 힘들다, 지친다, 어렵다... 모든 단어들을 동원해서 표현 할 수도 있겠지만,
어찌 생각 해보면 별일 아니다~~ 싶기도 하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희안하게 웃음뒤에 눈물이 나와요.. 저도 첨엔 그랬던거 같아요...
어색해서 그냥 웃었는데,,, 결국 울고마는.. 아로미님,, 참 힘드셨겠어요
저도 아직 명확하게 제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겠어요.
이런저런 복잡한 감정들이 소용돌이 치는 느낌이랄까...
기분이 이상 해요...
이렇게 하기가 쉽지가 않을텐데, 아로미님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억울함이 얼른 풀려서 편안해 지셨으면 해요.
하여튼 강제로 하게된 것은 모두 뒷탈을 일으켜요...
사이코드라마 대역배우로 명성을 떨치지 누가 알겠어?
난 지금부터 연기를 좀 해보려고...
자비역할할때...그릇에게 성질내는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분위기가 그러면 안되겠더라구...ㅋㅋㅋ
그랬다면...우리 똥구명에 털 났겠지?
좀 있으면 추운 겨울인데..똥구멍에 털좀 나면 어떨라구요~~~ ^^
따뜻하고 일석이조!!! ㅋㅋㅋㅋ
우린 원래 그래... 있는 그대로 받아줘~~~~ ^^
좀 있으면 해바라기님도 빠르게 적응하실껄요 ??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