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 수목원 다녀와서
2014년 4월 29일이다. 부산대학교 가정대학 재경동문회 제 27차 정기총회를 참석하다.
행선지는 충청북도 태안군의 천리포 수목원이다. 아침 9시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 집합장소에 도착하기 위해 서둘러 7시 5분발 전철을 탄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참석이다. 참석인원 명단에 제일 높은 학번의
대선배가 되어 앞자리로 인도한다.
참석한 동문들은 59학번에서 75학번이다.
사범대학이 생기면서 가정과가 사범대로 편입되어 후배가 어느 해부터인가 그만 없어졌다.
51명을 태운 버스는 서해안도로를 향하여
출발을 서두른다. 순진하던 앳된 소녀들이 아닌 적당하게 나이 든 아줌씨들에게 행복의 미소를 짓게 하는 일정이다.
다들 손주들이
있으니 할머니들이라는 말이 맞지만 100세 수명이니 아줌마들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 까? 차가 출발하자 주체 측에서 준비한 갖가지 간식꾸러미를 각자에게 건넨다.
방앗간에서
갓 쪄 온 듯한 따뜻한 떡 봉지를 비롯하여 많이도 안겨 준다.
그런데 동문인 최귀원 친구가 또 과자
봉지를 6명의 동료들에게 베푼다.
1950년대 모두가 살기
힘든 때에 특히 우리 집 형편은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았지만 교육열이
대단하신 부모를 잘 만난 덕에 대학생 마크로 우쭐댄? 학창시절의 기억이다.
하루 한 끼는 수제비나 국수로 혹은 고구마, 찐 감자, 옥수수 죽으로 한 끼를 때웠는데 졸업까지
하고 보니 감사하고
고마운 게 지금까지 이어 진다.
작년에도 비가 왔는데 차창밖에는 보슬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도착하여 먼저 풍성한 생선회로 포식한다. 많은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된다고 하는 천리포수목원을 향한다. 이곳의 설립자인 민병갈(1921~2002)원장은 미국인으로 한국에
귀화하신 분이다.
1962년 동네 분들의 딱한 사정으로 조금씩 부지를 매입한 것이 동기가 되어 1970년 수목원을 조성하기 시작하여 2009년 4월에 개방하였다는 안내문이다.
전체면적
170.154평 중 개방지역은 18.532평이다.
주요
품종은 목련이 400여종, 호랑가시나무 370여종, 무궁화 250여종, 동백남무 380여종,
단풍나무 200여종으로 년 중 무휴로 운영한다.
국내 최대의 식물 보유지로 (2013년 9월 현재 14.000여
종) 아시아 최초로 2000년 국제 수목학회에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 으로 선정 되었다.
국내 최초의 사립 수목원이며 공익재단법인이다. 이 곳은 나무가
주인인 수목원을 지향한다.
특이한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 형틀로 사용된 나무를 처음 본 것과 노오란 목련이다. 눈이 황홀하다.
게스트 하우스 단독 숙박시설은 한옥 5채, 양옥 6채가 구비되어 기념일에 이용하면 좋을 듯 하다.
그리고 130명을 동시 수용 할 수 있는 유스호스텔형도 있어 교육을
할 수 있는 생태교육관도 있다.
삼 남매의 맏이인 설립자 민병갈 원장은 세상을 떠나면서 수목장으로 자신의
시신마저 나무에 거름이 되게 해달라고 부탁하였다고 한다.
다시 태어나면 개구리가 되고 싶다던 민 원장은
생태계사랑이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다.
싱그러운 나무에서 솟구치는 피톤치드와 함께 친구와 더불어 그리고
후배들과 같이 한 뜻 깊은 날이다.
하루에 두 번 썰물 때에는 계절에 따라 바지락, 홍합, 파래 등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해안전망대에서 건너편 낭새섬을 바라보며 서해안의 아름다운 낙조도 감상할 수 있는데,
우리가 간 날은 날씨도 안
좋고 돌아 갈 길이 멀어 가이드의 설명을 제대로 귀 담아 듣지 못한 아쉬움이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넘실댄다.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장소를 물색하느라 수고한 후배가 얼마나 고마운 지.
주소;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홈페이지
www.chollipo.org, T;041) 672-9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