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은 우에노 역 부근의 재래 시장 '야매요코'를 둘러보고 이곳에서 가까운 일본의 전통냄새가 물씬 풍긴다는 '아사쿠사'를 관광한 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번화가인 '하라주쿠'를 거쳐 제가 묵을 호텔이 있는 '아카사카'로 이동 대표적인 환락가로 알려진 이곳의 밤 경치를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둘째 날은 디즈니 리조트를 관광한 뒤 도꾜 부근의 명소이자 연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아름다운 야경의 도시 '오다이바'를 둘러볼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 날은 도꾜시내로 들어가 도꾜역 과 그 곳 가까운 곳에 위치한 천황의 황궁을 보고 우에노로 와 우에노 공원 등을 돌아 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윽고 1시간 30분 남짓 주구장창 달린 게이세이 선은 '게이세이 우에노 역'에 도착했습니다.
우에노역은 두 개가 있습니다. 전철역인 '우에노 역'과 이 게이세이 선이 도착하는 '게이세이 우에노 역'이 있습니다.
게이세이 우에노 역 바로 옆이 '우에노 공원'이고 길 하나만 건너면 재래시장 '야매요코'입니다. 지도를 보면 상당히 멀리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가보면 바로 지척에 위치해 황당할 정도랍니다.
날씨는 맑았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 춥게 느껴졌습니다.
역에서 역무원에게 '야메요코' 가는 길을 물어보자 계단을 올라가 길하나만 건너면 된다고 하더군요.
그 말처럼 역을 나와 혼잡한 거리 하나만 건너자 시장통이 보였습니다.
바로 '야메요코'입니다. 이곳은 복잡한 설명 필요 없이 우리나라 남대문의 일본 버전 되겠습니다.
돌아다니는 내내 남대문 시장을 돌아다니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 골목을 가득 채운 사람하며 악세사리를 파는 벽안의 외국인하며 사람구경이 재미라면 재미 되겠습니다.
혹 이곳을 찾는다면 막대에 꽂아 파는 멜론을 드셔보세요. 가격은 100엔 이구요. 큼직하고 시원한 멜론을 입 안 가득 물며 돌아다니는 시장 구경도 큰 재미랍니다.
옷가지며 신발 등을 많이 파는데요. 의류, 신발에 있어서 세계최고 수준의 가격대비 질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사람의 눈에는 터무니없이 비싸 보였기 때문에 길게 이야기를 늘어놓지는 않겠습니다.
조금만 관심 있게 둘러보면 저렴한 가격에 손으로 만든 일본 풍 손거울과 동전지갑을 파는 곳도 있구요. 회전 초밥집이며 이래저래 먹을 것 입을 것 넘치는 시장 되겠습니다.
여행사 안내책자에는 저렴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하꾸엔 쇼프'(100엔 샵)을 추천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한참 인기를 끌었던 '1000냥 백화점'과 똑같습니다.
이 '야메요코'에도 있구요. 번화가 어디에 가든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기대만큼 희한한 물건은 없더군요.
대부분 생활필수품 위주이고 좀 괜찮다 싶으면 뒤에 떡 하니 'made in korea' 'made in china' 'made in thailand'가 붙어있어서 가족 친구를 위한 여행선물을 이곳에서 마련하려 하셨다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돈으로 1000원 정도인 100엔의 값어치를 생각하면 괜찮은 물건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잡다한 물건을 집어넣을 큼직하고 가벼운 '주머니가방'과 '밧데리 잔량 체크기'와 빨래 집게처럼 생긴 '안경닦기'를 샀습니다.
전부 요긴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재미나게 생겨서 산 '안경닦기'나 '밧데리 잔량 체크기'도 의외로 쓸모가 있더군요.
그렇게 돌아다니니 허기가 집니다.
그때 때마침 눈 에 띈 것이 '비어드 파파' 이었습니다.
비어드 파파 하면 잘 모르실 텐데요. 저도 사실 잘 몰라요. ^^
스포츠 신문을 잘 읽으신 분이라면 최진실과 이혼공방을 벌이고 있는 조성민이 차린 빵집이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일본에서 대 히트를 친 '슈크림 빵' 전문점입니다.
호기심이 발동해서 한번 먹어보고 싶더군요.
일반 패스트 푸드 점과는 달리 한가지 종류의 빵만 팔고 있었구요.
매장 안에서 먹을 수 있는 곳은 아니라 그냥 줄을 서서 빵을 사가는 곳이었습니다.
'던킨 도너츠' 와 분위기가 흡사했습니다.
두 개를 사서 아내와 길을 걸으며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 넘의 '비어드 파파'가 참 먹기가 고약합니다. 맛이 고약하다는 것이 아니구요.
주먹만한 둥근 소보루 빵 같이 생겼는데 한 입 깨물면 그 안에 들어있던 슈크림이 줄줄이 흘러나옵니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영화'가 아닌 '휴지 없이 먹을 수 없는 빵'이었습니다.
한 손에는 카메라와 여행 책자를 들고 한 손에는 빵을 들고 줄줄 흘러내리는 슈크림을 닦아 내다보니 입에 묻고 카메라에 묻고 ........ ^^;;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적당한 식당에 들려 이른 저녁을 먹었습니다.
돈까스 덮밥을 먹었는데요. 돈까스 덮밥에 작은 커피 잔에 담은 국물.................
반찬은 없구요. 김치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발걸음을 우에노에서 가까운 '아사쿠사'로 향했습니다.
우에노에서 전철로 3정거장 거리에 있는 이곳은 도꾜에서 가장 오래 된 절인 '센소지'로 유명하며 '에도시대'의 정취를 담은 명소입니다.
아사쿠사 역을 나오면 바둑판 모양으로 정리된 길에 빼곡이 자리잡은 상가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윽고 이곳의 상징인 천둥의 문 '가미나리몬'을 지나 아사쿠사의 명소인 '센소지'는 역에서 도보로 10분 남짓 거리에 있습니다.
'센소지'라는 절은 서기 645년에 창건된 절로 645년에 아사쿠사에 살던 세명의 어부가 그물에 걸린 황금 관음보살상을 발견한 것이 효시라고 전해지는 데요.
에도시대에는 이 곳을 중심으로 엄청난 번화가가 있었다고 합니다.
거대한 붉은 등을 메단 가미나리몬에서 센쇼지까지 일직선으로 곧게 길을 뻗어있고 이 길 양쪽으로 각종 기념품과 일본 과자, 떡, 센베 등을 파는 가게가 줄지어 서있습니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며 활기찬 곳입니다.
이 길을 '나카미세'라고 하며 센쇼지의 입구에도 거대한 빨간등을 메단 문이 있고 그 문을 지나면 다시 절의 본전에도 거대한 빨간등이 달려있습니다..
많은 일본인들이 열심히 소원을 빌고 커다란 시주함에 돈을 넣습니다.
절 입구에는 길을 따라 벽에 절의 창건 역사를 나타낸 일본 민화 풍 그림들이 있습니다
절 안에 들어가면 양옆에 점을 치는 수많은 서랍(?) 있는데요. 100엔을 시주함에 넣고 서랍을 열면 그 사람의 운세를 적은 종이가 나오는 모양입니다.
그 종이가 딱지 접듯 접혀서 수북히 매달려 있습니다.
또 눈물 자국이 선명한 돌부처 상과 황동으로 만든 부처 혹은 보살상이 있는데요.
일본 아주머니 몇 분이 시주함에 돈을 넣고 그 부처상을 열심히 매만지며 소원을 빌더군요.
얼마나 비벼댔는지 부처상이 반들 반들 빛이 납니다.
절 왼편에는 화려하게 꾸며진 거대한 5층탑이 서있습니다. 일본에서 두 번 째로 높은 탑이라고 하는데요. 1973년에 재건된 건축물이라 합니다.
또 한 편에는 돌로 만든 작은 탑과 부처, 보살상이 서있고 작은 안내판이 있습니다.
읽어보니 검술의 천재였던 한 무사가 살생을 해온 자신의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깨달음을 얻은 과정이 적혀있었습니다.
이 것이 제가 여기에서 본 유일한 외국어 안내문 이었구요.
외국인을 위한 안내문 같은 것이 없어서 이 곳의 내력과 사연등을 자세히 알 길이 없었습니다.
제가 앞서 밝힌 많은 정보들은 관련책자를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가족,친구들을 위한 가벼운 선물을 찾는다면 이곳 '나카미세'의 상점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곳의 명물인 "빨간등'을 소재로 만든 기념품부터 시작해 각종 아기자기하고 재미난 상품들이 많습니다.
가격도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었구요.
같은 물건인데도 센쇼지에 가까운 상점이 더 가격이 저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