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노리터 회원 여러분, 이 글은 지난 1월 25일에 쓴 글입니다. 그래서 지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서울 강남에 위치한 자생한방병원 블로그에
<장자>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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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연휴 끝에 이렇게 날씨가 추워졌네요. 이중창임에도 창 안쪽에 물이 서려 있네요. 바깥과 안의 기온차가 그만큼 심하다는 뜻이겠지요.
가족 없는 사람들의 명절이야 그저 쓸쓸하지만 저는 혼자 떡국을 끓여 먹고, 호주의 아들과 짧은 필담을 나누고, 독자들과 잠시 안부를 묻고, 책 보고, 글 잠깐 쓰고, 신앙 안에서 귀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번 설에는 자생한방병원을 비롯, 여러분들로부터 선물을 여러가지 받았습니다. 제가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지요. 어떻게 그 사랑에 보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는 아침입니다.
그 길은 간단하지요. 제가 사람이 되면 되겠지요. 온전한 사람, 성숙한 사람, 사람으로 완성되려고 몸부림치는 사람, 등수와 상관없이 삶의 마라톤을 완주하려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여러분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하재열 작가의 '심상'
노자니, 장자니 왜 공부합니까.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거지요. 노자, 장자 외에도 예수, 붓다, 공자, 소크라테스 등 성인들은 인간으로 완성된 존재들이지요. 시대가 다르고 살다간 공간은 달랐어도 탁월한 통찰력과 심오한 성찰력으로 인간 전체를 꿰뚫은 분들이지요.
우리는 지난 시간 노자를 따라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고(제가 노자의 실체를 온전히 전달했을 리는 없고 노자의 향기 정도는 풍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올해부터는 장자의 뒤를 따라갑니다.
노자가 무슨 말을 했다, 장자가 이렇게 말했다 하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니지요. 어디가서 잘난 척 하고 싶다면 모를까(네이버에 다 나와요. 잘난 척 할 것도 없어요.). 그들의 말을 안다고 그렇게 살 것도 아니고, 그렇게 살 수도 없고요. 다만 '지금 여기' 현실에 몸담고 있는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그분들의 철학을 참고하자는 거지요.
철학이 뭐라고 했습니까.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했지요. 누구 생각? 나의 생각! 내가 내 힘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철학적 삶의 자세인 거지요. 그러니까 성인들은 그것을 일생 추구한 사람들입니다. 자기 힘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연마하여 그 생각이 완성에 이르면 우리는 그것을 '사상'이라고 하지요.
단, 우리는 성인이 아니기에 사상을 가지면 위험합니다. 자기 생각에 쩐 꼰대가 되기 십상이니까요.
여기까지 말씀드리니 제가 대단히 찔림이 있습니다. 그렇게 잘 아는 사람이, 소위 대학에서 철학을 배웠다는 사람이 남편한테 두들겨 맞고 자식들의 영혼이 황폐해지는 지경으로 가정을 박살냈냐는.
그 죄 때문에, 그 부끄러움으로 인해 제가 이만큼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 잃었지만, 제 자신조차 잃었지만 죽기 전에 한 번은 제대로 살아보려고 아침마다 이렇게 영혼의 밥상을 차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러분들은 모두 잘 살아오셨겠지만 혹여 저처럼 새로 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저와 함께 밥상에 마주 앉기로 해요. 밥은 지금처럼 제가 짓겠습니다. 벌거벗은 영혼, 상처많은 마음만 함께 해 주십시오.
장자는 특히 우리의 마음을 만져줍니다. 기죽은 마음, 우울한 마음, 잘나가는 사람을 봐 내기 어려운 마음, 교만한 마음, 공감이 잘 안 되는 마음, 틀에 박혀 같은 생각밖에 못하는 마음 등.
장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맹자도 사람의 마음을 자기 철학의 주재료로 삼았습니다만, 접근이 좀 다르지요. 주로 야단을 많이 치지요. 맹자 본인의 기질이 워낙 그래요. 강성이지요.
첫댓글 인생의 가르침이 많은 두분 장자와 맹자의 특성이 각각 다르군요
맞습니다. 두 거대 철학자가 동시대인이라는 것도 놀랍고요.
노자를 공부하고 장자를 공부하는 작가님은 철학자가 되기위해 타고난것같습니다
우리네는 아휴 참 ㅎㅎㅎ
별 말씀을 요.^^
하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작은 사명을 가진 듯도 합니다. 누구나 자기 몫의 인생이 있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