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에 두둥실 떠오른 달빛이 노르스름하게 익어가는 가을이면, 달빛 아래 검푸른 바다에서는 은빛 물결이 춤을 춘다. 들판 가득 황
금빛 오곡이 익어가는 듯, 가을하늘처럼 깊고 푸른 바다에도 풍년이 들었다. 바로 삼겹살보다 맛있고, 소고기보다 비싸다고 알려진
‘10월의 목포 갈치’ 말이다. 갈치 제철을 맞은 목포 앞바다의 밤은, 집어등을 켠 수백 척의 배들의 신명나는 갈치 잡이로 불야성을 이룬다.
목포의 10월, 강태공들을 유혹하는 ‘갈치’ 천국
 씨알이 굵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목포의 가을 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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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이 굵고 살에 지방이 풍부한 목포 갈치의 부드러운 그 맛
은 최고의 별미거리로 손꼽힌다. 특히나 가을이면 목포에서
영암과 해남을 잇는 영암방조제와 금호방조제일대에 떼를 지
어 모여드는 갈치 때문에 전국 방방곡곡에서 내노라하는 강태
공들이 목포로 몰려든다.
힘껏 낚아 올린 갈치가 은빛 비늘을 퍼덕이며 추는 춤을 본 이
들이라면, 감히 “바다낚시의 진미는 돔도 아니고 바로 이 갈치
잡이” 라고 말할 정도로 손맛이 그만이다. 햇살을 받아 반짝반
짝 빛을 발하는 갈치를 잡아 올릴 때의 느낌을 어찌 말로 형언
할 수 있으랴. | |
손맛도 손맛이지만, 막 바다에서 건져 올린 갈치를 즉석에서 숭덩숭덩 썰어먹는 그 갈치회의 기막힌 맛의 매력도 한 몫 단단히 한
다. 맛뿐만 아니라 갈치는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 칼슘, 인, 나트륨 등이 풍부하고 불포화지방산인 EPA와 DHA의 함량이 높아서
기억력 증진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잘 발라낸 보드라운 속살 … 고소하고 칼칼한 갈치찜
 호박을 넣어 달콤한 맛을 강조한 목포의 갈치찜은 반찬이 필요없을 정도로 맛깔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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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법도 다양하다. 굵은 소금을 뿌려 구워내도 맛있고, 무와 파를 숭숭 썰어 넣고 고춧가루 얼큰하게 풀어 지져먹어도 맛있다. 하
물며 국을 끓여도 시원하고 밀가루 옷 입혀 튀기면 아이들도 투정 없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다. 다른 반찬도 필요 없이 그저 한
조각만으로도 식탁이 풍성해지는 것이 또한 갈치다. 원래 목포의 갈치요리법은 말갛게 국을 끓여먹는 것이었다. 그러다 일제 강점
기 때 목포항으로 일본인들이 들어왔고, 달콤한 걸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호박을 듬뿍 넣고 달달하게 조린 갈치찜을 선호했다. 당연
히 식당들도 돈 많은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추다보니, 매운맛을 줄이고 단 맛을 강조하게 되었단다. 그래서 감자, 호박, 고구마 순 등
야채를 푸짐하게 얹는 것이 목포식 갈치찜이 된 것이다.
식당들도 당연히 돈 많은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추다보니, 매운맛을 줄이고 단 맛을 강조하게 되었단다. 그래서 감자, 호박, 고구마 순 등 야채를 푸짐하게 얹는 것이 지금의 목포식 갈치찜이 된 것이다.
갈치가 제철을 맞은 목포의 갈치요리점에는, 보글거리는 뚝배기에 담긴 갈치찜이 매콤한 냄새를 풍기며 끓고 있다.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바다를 활개치고 다녔을 싱싱한 갈치에 호박, 감자, 무를 성큼성큼 잘라 넣고, 파도 송송 썰어 넣고 자작자작 끓이다가 매운 청양고추 여러 개 집어 넣으면 목포의 대표 음식인 갈치찜이 완성된다. 호박은 갈치를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꼭 넣어주는 것이 좋다. 두툼하면서도 보드라운 속살을 조림국물에 담뿍 담군 다음, 따끈한 밥 위에 올려 한 입 밀어 넣으면 달달하고도 은은한 그 감칠맛이란. 이내 소주 한잔이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매콤한 갈치찜은 진정 가을별미다 | |
발그레한 속살 드러내며 유혹하는 ‘꽃게무침’ 도 별미
 살이 통통하게 오른 꽃게살로 만든 꽃게무침 |
 비빔밥처럼 참기름, 통김과 비벼먹으면 더 맛있다 | |
목포 5미 중 하나로 손꼽히는 꽃게무침도 먹어보자. 발그레한 소스에 버무려 내놓은 꽃게무침과 꽃게살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군침
이 가득. 목포의 음식점에서는 그 흔한 간장게장은 없어도 이 꽃게무침은 꼭 낸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음식이다. 살이 꽉 찬 꽃게의
살을 발라내 고춧가루에 고추와 마늘, 양파 등 갖은 양념을 내고 버무린 꽃게무침은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손과 입에 잔뜩 묻어나
는 양념게장처럼 부담스럽지도 않다. 꽃게무침을 주문하면 따뜻한 밥과 비벼먹을 수 있게 참기름과 통김을 올린 큰 그릇이 나온다.
그 위에 꽃게무침을 한 숟가락 푸짐하게 떠다 비비면 향긋한 속살과 고소한 김맛이 한데 어우러져 내는 맛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은빛 갈치 낚는 짜릿한 손맛 최고
 올 10월 열리는 은빛갈치축제는 볼거리,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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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보는데 멈출 게 아니라, 은빛 비늘 팔딱이는 갈치를 직접 낚
아보는 건 어떨까. 목포의 선상 갈치낚시는 별다른 기술 없어도 손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에게도 인기가 높다. 그래서인지 매
년 이맘때 주말이면 배 위에서 요동치는 갈치낚시의 손맛과 즉석
에서 숭덩숭덩 썰어 먹는 갈치회의 맛을 느끼기 위해 찾아오는 이
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특히나 바로 잡아 떠낸 갈치회의 맛은 쫄깃
쫄깃하고 고소하기 이를 때 없다.
때마침 축제도 열린다. 낚시 대회를 비롯해 갈치시식회, 추억의 콘
서트, 스포츠경연대회, 마당극 등 가을 축제의 진수를 맛 볼 수 있
다.푸짐한 상금과 상품 또한 전국의 태공들을 유혹할 터. 그 빛깔
만큼이나 은은하고 풍성한 추억을 가져다주는 은빛갈치축제는, 올
해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목포 하당평화광장 일대에서 열릴 예
정이다. 먹을 것 많아 더욱 풍성하고, 손수 수확하는 재미까지 느
낄 수 있는 목포 갈치축제. 올 가을, 왠지 허전하거나 외롭다면 옆
구리 살 두툼하게 만들어줄 갈치와 사랑에 빠져보자. | |
■ TIP
☞ 신선한 갈치 고르는 법 : 우선 몸을 덮고 있는 은백색 비늘의 윤기를 먼저 확인해본다. 반들거리면서도 은색의 반짝거림이 살
아있어야 신선한 갈치다. 또한 살이 단단하고 배가 무르지 않은 것일수록 더 신선하다. 또한 갈치조림에 쓰이는 갈치는 큰 것 보다
는 약간 중간쯤 되는 것이 맛있다.
■ 목포 또 다른 볼거리
* 유달산 들어가기 * 목포자연사 박물관 들어가기 * 국립해양유물전시관 들어가기 |
<여행 TIP>
◆ 목포 가는 방법
* 기차 : 서울-목포, 용산역에서 KTX 8회, 일반열차 10회 운행. 3시간-5시간 20분 소요
* 버스 : 서울-목포, 강남고속터미널에서 40-60분 간격 운행, 4시간 20분 소요
* 항공 : 서울-목포, 김포공항에서 1회 왕복 운항. 1시간 소요
◆ 제 7회 목포바다 은빛갈치축제 축제 개요
* 기 간 : 2009년 10월 16일(금) ∼ 10월 18일(일)
* 장 소 : 목포 하당평화광장 일대
◆ 갈치찜 맛집 : 목포오거리에서 목포항 가는 길 초원관광호텔 맞은 편에 있는 초원식당(061-243-2234), 청원(061-272-2766), 목
포 생갈치전문점(061-278-6692)등이 있다. 그 중 초원식당과 유달산과 목포여객선터미널 중간에 있는 장터(061-244-8880)는 꽃게
무침으로도 유명하다.
◆ 목포 권역별 관광명소 : 갓바위문화권 - 해양유물전시관, 남농기념관, 농업박물관/유달산관광권 - 조각공원, 난공원, 박화성
문학기념관, 옥공예전시관
◆ 관광문의 : 목포시청 관광기획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