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을 돌아온 여름/ 노창수
뱃살에 묻힌 바람 비게 층이 해체될까
노랑뿔잠자리 찾는 길도 출렁여 넘어가고
이 무렵 북가시나무는 꿰어보나 먹눈이다
동녘이 해를 뱉자 저도대나무숲 깊어진다
상수리 떨구어내자 소쇄 나뭇잎들 법석 떨고
발에 발 개암 찌벌레가 잎 떼어낸 아침이다
돌아서면 멈출 듯 맹감잎에 둥근 웃음
애매미 울음소리 답청하듯 밟혀 올 때
장방형 앞산 자락이 내 집에도 둘렀것다
***********
뚜벅뚜벅/ 신필영
온르도 걸어간다 신사동 길 가로수길
시간이 뒤를 따라 하염없이 걸어간다
그 곁을 나도 걷는다 마파람을 가르며
누구의 발소린가 저도 몰래 잦아드는
마음의 더듬이가 기우는 모퉁이로
모른 척 눈 감아버린 일 저만치 걸어간다
*********
덤 이야기/ 서일옥
죽음 직전 덤으로 받은 서른 해가 흘러갔다
사방은 캄캄하고 탈출구도 없었다
혼자서 맨발로 달리는 철인 경기였다
자꾸만 주저앉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오로지 살아야 한다는 갈망 하나로
무수히 넘어졌지만
또 이렇게 일어섰다
따뜻한 마음으로 동행하는 인연 있어
삶의 노래를 다시 부르게 되었고
마침내 여러 색깔의 꽃을 피워 보기도 했다
주인공의 시대는 이제 끝나가고
커튼콜만 남겨 놓은 아쉬운 무대 뒤에서
저무는 저녁 놀에게
감사 기도 드릴 차례다
***********
카페 게시글
문학지 속의 한 편
나래시조 2023 가을호
바보공주
추천 0
조회 14
24.01.16 17:27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