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페이지의 <끝>이라는 표시를 만나기가 무섭게 눈물이 핑 돌았다.
한 집안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한 집의 역사를 담은 이 이야기는 우리민족의 역사이기도 하고 우리 나라의 역사이기도 하는 동시에 내가 고스란히 겪어야 할 나의 역사이기도 하기에 이 책을 들고 있던 일주일을 마치 조선말에서부터 625동란까지의 험난했던 시절을 내가 직접 체험한 것 인양 한 사건 한 사건이 지나갈 때마다 조마조마하고 두렵고 힘이 부치기도 하고 원통하고 분하기를 거듭하였다.
신분제도, 남녀유별, 사농공상 등의 차별과 신문화간의 갈등을 이야기하는 것도 그렇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이나 흐름에 있어 박경리의 <토지>를 다시 읽어보아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두 분의 인생살이가 비슷하기도 하거니와 그 어려웠던 시절을 여인의 눈으로 그린 두 작품이 그 시대를 어떻게 조명하고 있는지 비교하고픈 충동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대하드라마 <토지>는 해방의 기쁨을 전하는 것으로 막이 내리지만 장편소설 <미망>은 휴전선이 고착화되는 것으로 막이 내린다. 따라서 <토지>가 신분제도/남녀유별/사농공상 등에 얽힌 갈등과 민족과 반민족의 아픔을 세세하게 헤쳐나가는 것이라면 <미망>은 거기에 이데올로기까지를 더한 우리의 아픔을 다소 거칠게 풀어가려고 한 것이다. 박완서님의 작품 몇 권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강하지 않은 주장으로 이데올로기에 훼손당하는 인간애를 어떤 형태로든 넣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직접 겪은 일이기도 하거니와 작품이 씌여진 80년대는 우리의 역사를 다시 볼 수 밖에 없는 운동들이 많이 일어나던 시절이었으니 얼마나 갈급한 내용이었는지 새삼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1대.
전처만과 그의 아내 홍씨
전처만의 강릉골 해주댁
2대.
전처만의 맏아들과 큰 자부 손씨
전처만의 둘째 아들 부성
전처만의 셋째 아들 이성
해주댁의 아들 후성
3대.
전처만의 장손녀 태임과 남편 이종상
태임의 씨다른 오빠 태남과 태남의 아내 진달래와/혜정
이성의 아들 분열
종상의 친구 박승재
4대.
태임의 딸 여란과 남편 상철
태임의 아들 경우
태남의 아들 경국과 딸 경순
이야기의 줄거리나 갈등 또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옮겨 적을 재주가 없다. 한줄 한줄이 소중하고 어떤 갈등 하나가 가벼운 것이 없다. 4대에 걸친 이야기, 거기 등장하는 중요 인물들을 옮겨 적기에도 힘이 부친다. 이런 이야기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쉬워하면서..끝.
첫댓글 책제목을 꿈엔들 ~이 좀 그랬었는데 미망이라고 작가 사후에 고쳤는데 미망이 뭔 뜻인지 어려운 한자를 쓴 것도 이해가 잘안감.
여류 박작가의 작품이 괜찮지만 국가의 번역비 지원받아 7~8개 작품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된 바
타작가와의 형평성 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