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돈신부의 페이스북 글이 이런저런 파문을 일으켜 대한성공회는 강도 8.7 리히터 정도의 지진을 일으켰나보다.
나는 이전에 페북에서 김규돈신부님의 글을 한 번도 보지 못했고 이번 글도 누군가 캡처한 것을 보았다.
그런데, 이런 …. 아무리 그래도, 이게 한 사제를 하루만에 교구장 직권면직 해야만 할 중차대한 사안이란 말인가?
언제부터 성공회가 이렇게 쉽게 마녀사냥에 놀아 났지?
김규돈신부님은 페북에 즉시 사과의 뜻으로 개인적으로 일기처럼 나만보기 기능으로 쓰고 있었는데 그것이 왜 갑자기 전체공개의 글로 바뀌었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시며 정중하게 사과글을 올렸다.
이 글이 한 사제를 대전교구 교구장주교의 직권면직이라는 차원의 사안인지 난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다.
사제의 삶은 일거수일투족 성직과 연결되어 있지만 이건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지 않은가?
나같이 깜빡깜빡 엉터리없는 실수를 잘 하는 사람에겐 어쩌면 해프닝일수 있겠다 생각한다.
김규돈신부님이 윤석열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는 감사성찬례를 집례했다거나 성사적 행위로 교회의 공기도를 바친 것도 아니고 어떤 강연을 했다든지 신문에 글을 기고한 것도 아닌데…, 몇 줄 적지도 않은 넋뚜리 같은 글이 사회적 공분을 샀다고 과연 교회 차원에서 사제 직권면직을 해야 할 만한 일일까?
김규돈신부님보다 더 먼저 비슷한 문제적 사안을 일으킨 천주교 사제에 대한 파장에 천주교 대전교구는 며칠 지나서 정직의 처분을 내렸다.
나는 교회의 모든 주교에게 또 사제인 나에게 묻는다. 아무리 사회적 이슈가 되고 교회적 문제가 되었다고 해도 당신의 교회의 성직을 이렇게 가벼이 만들어도 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직권면직은 아닌 듯 하다. 이 파장이 결코 작지 않다고 해도 한 사제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기엔 지나침이 없지 않다.
도대체 주교가 사제를 보호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에서 힘없고 가난한 성공회 사제는 누구를 의지해야 하는가?
난 개인적으로 김규돈신부님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고위성직자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힘없는 성공회신부들은 정말 이렇게 쉽게 한 방에 훅 날아가도 되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새가슴이 된 모든 사제들은 또 지금 다들 괜찮은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