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과 제국이 강력해지면서 공동체의 고삐를 죄자, 폭력은 줄어들었다.
중세 유럽의 지방분권형 왕국의 경우 해마다 인구 10만 명당 20~40명이 살해되었으나,
최근 몇십 년간 국가와 시장이 무소불위(無所不爲)의 힘을 얻고
공동체가 소멸하자 폭력의 발생률은 아주 낮아졌다.
오늘날 세계 평균을 보면 연간 10만 명당 피살자는 하홉 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살인은 소말리아나 콜로비아 같은 취약한 국가에서 발생한다.
유럽의 중앙집권적 국가에서는 평균 살인사건 발생률이 연간 10만 명당 한 명에 불과하다.
국가가 궐력을 이용해서 자국민을 살해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며,
이런 사례가 우리의 기억과 두려움에 크게 다가올 때도 종종 있다.
20세기에 자국으 보안 별력에 의해 살해된 국민은 수억명은 아니지만 수천만 명ㅇ 이른다.
그럼에도, 거시적으로 볼 때 국가가 운영하는 법원과 경찰 덕분에
세계 전체의 안전 수준은 아마 높아졌을 것이다.
심지어 가혹한 독재정권 아래일지라도,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손에 목숨을 잃을 가능성은 현대 이전에 비해 훨씬 낮아졌다.
1964년 브라질에 국사 독재 정권이 수립되었다.
그 통치는 1985년까지 계속되었다.
그 20년 동안 수천 명의 부라질인이 정권에 의해 살해되었고,
또 다른 수천 명이 투옥되고 고문을 당했다.
하지만 이 정권 최악의 시기에도 평균적인 리우데자네이루 시민이 다른 사람의 손에 죽을 확률은
와오라니, 아라췌테, 야노마뫼 족의 평균보다 훨씬 더 낮았다.
아마존 밀림 깊은 곳에 사는 이들 토착민에게는 군대도 경찰도 감옥도 없다.
인류학적 연구에 따르면 이 종족 남성의 4분의 1에서 2분의 1가량은
이르든 늦든 재산이나 여성, 특권을 두고 벌어진 폭력적 충돌로 인해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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