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종자배 발생 기법을 이용한 리기테다소나무 클론묘 생산
글·사진 _ 김용욱 (국립산림과학원 생물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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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기테다소나무는 미국이 원산인 리기다소나무의 암꽃에 테다소나무의 화분을 묻혀 만들어낸 교잡종으로 1953년 고 현신규 박사가 미국으로부터 교잡종의 종자를 국내에 들여와 양묘를 시작한 것이 그 시초이다.
리기다소나무는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잘라고 추위에도 강하여 해방 이후 황폐해진 우리나라 산야에 대표적인 조림수종이었으나 목재의 질이 그다지 좋지 않아 오늘날에는 거의 조림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반면 테다소나무는 목재의 질도 좋고 생장 속도 또한 빠르지만 추위에 약하여 남부지방에만 주로 조림되는데 이들 두 수종의 교잡종인 리기테다소나무는 목재의 질과 생장이 우수하고 내한성 또한 갖추어 중부지방 이북지역까지 조림이 가능한 수종이다. 그러나 리기다소나무와 테다소나무는 같은 미국이 원산지이지만 개화기가 서로 달라 자연적인 교잡종의 종자를 생산할 수 없고 잡종 개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계속적으로 인공교배를 실시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공교배를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과 수고가 뒤따라야 했는데 최근 생물공학기술 발전으로 리기테다소나무의 클론묘 생산이 가능해졌다.
그 중 본문에 소개하고자 하는 기술은 조직배양 기법 중 하나인 인공종자배(체세포배, somatic embryo) 유도 기법으로서 배발생조직이라는 이미 미세 인공종자배 개체들로 이루어진 특수조직을 유도 및 증식하고, 그로부터 인공종자배를 유도하고 발아시켜 자연계의 종자발아 식물체와 동일한 개체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리기테다소나무 클론묘 생산에 관한 것이다. 먼저 리기테다소나무의 자연종자 발달에 관한 소개는 <산림>지 2012년 5월호(p. 98〜99)에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먼저 인공종자배 유도란 정자와 난세포의 수정으로 발생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자배와는 달리 수정 과정 없이 자연계 배의 형태와 기능이 유사한 인공종자배를 기내에서 유도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러한 인공종자배 유도 기술을 이용하면 동일 유전자형(클론)을 지닌 배를 무한정으로 유도하여 클론식물체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져 궁극적으로는 임목의 클론화를 이룰 수 있다.
인공종자배 유도 기술을 이용한 침엽수종의 클론증식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중 뉴질랜드의 카터 홀트 하비(Carter-Holt Harvey), 캐나다의 어빙(J. D. Irving)과 셀포(CellFor), 미국의 웨스트바고(Westvaco)와 와이어하우저(Weyerhaeuser)연구소 등이 선두그룹이며 이외에도 많은 연구소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공학과에서 소나무, 리기테다소나무 및 낙엽송 등 몇몇 침엽수종을 대상으로 소규모 클론식물체 생산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차후 많은 기술개발이 이루어지면 우수한 유전자형을 지닌 클론배양묘를 대량생산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본문에서 소개할 인공종자배 유도 기술은 크게 배발생조직(embryogenic tissue) 유도 및 증식, 인공종자배 유도, 발아 및 클론묘 생산 등으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본문에서는 이를 이용한 리기테다소나무 체세포배 유도 단계별로 좀 더 소상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배발생조직 유도 및 증식
배발생조직(embryogenic tissue)이란 인공종자배 유도 시 사용되는 일종의 개체분화된 조직의 한 종류로 이미 수많은 원배(原胚, proembryo)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원천재료에 속한다. 인공종자배는 이러한 배발생조직에서만 인공종자배가 유도되는 만큼 많은 종류의 배발생조직 유도가 필수적인 단계이며 전체 과정 중 가장 어려운 과정이다. 높은 빈도의 배발생조직 유도율의 획득은 배양하는 종자배의 발달 단계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배발생조직을 위한 가장 적합한 종자배 발달 단계는 원배 형태를 띠면서 말단에는 긴 배병(胚柄, suspensor)이 붙어 있는 시기가 가장 좋다(<산림>지 2012년 5월호, p. 98〜99 참조). 이러한 최적 단계의 확인은 각 시기별로 종자를 채취하여 해부현미경으로 배 발달 단계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미숙종자배를 2, 4-D 등의 식물호르몬이 첨가된 배지에서 8〜12주 정도 배양하면 배병 부위가 식물호르몬의 영향으로 세포분열 및 증식을 거듭하여 마침내 종자의 주공(珠孔, micropyle)으로부터 배발생조직이 유도(분출)되는 것을 관찰할 수가 있다. 이렇게 유도된 배발생조직은 동일 조성의 배지로 옮겨 증식을 시키는데 2주마다 새로운 배지로 옮겨주면 3~4달 후에는 인공종자배를 유도할 정도의 충분한 양의 조직을 확보할 수 있다.
인공종자배 유도
인공종자배 유도를 위해서는 다소 복잡한 배지조성을 필요로 하며 특히 ABA(Abscisic acid)라는 매우 중요한 식물호르몬을 첨가해야 한다. 이 호르몬의 역할은 원배에서 자엽 단계로까지의 완전한 인공종자배로 발달(성숙)시키며, 또한 발달과정 동안 LEA 등 여러 종류의 주요 단백질 합성을 자극하며, 완전히 발달된 후에도 건조 등과 같은 불리한 환경스트레스에도 생존이 가능하게 한다. 리기테다소나무의 경우 배지 ℓ당 31.7mg의 고농도 ABA를 첨가한다. 다음으로는 배지 내의 삼투압을 높여 인위적인 탈수환경을 만들어 배발생조직으로부터 인공종자배 발생을 촉진하게 되는데, 이에 사용되는 삼투압제로서는 주로 말토오스(maltose)를 많이 사용하며 ℓ당 72g 정도를 첨가한다. 다음으로 배지의 지지매체로 사용되는 아가의 한 종류인 젤라이트(gelrite)를 ℓ당 10g 정도를 넣어 매우 견고한 상태의 배지로 조제하는데 이것은 배발생조직을 배양하였을 때 배지 내의 영양분(수분) 이동을 어렵게 하여 간접적인 탈수환경을 만들어주어 인공종자배 형성을 자극하기 위해서이다. 배양은 암소에서 이루어지며 4주 후에는 최초 인공종자배 발생이 시작됨을 관찰할 수 있으며 배발생조직의 종류(유전자형)에 따라 8〜12주 후면 완전하게 발달된 자엽 단계의 인공종자배를 유도 할 수 있다.
발아 및 클론묘 생산
이 과정은 인공종자배를 발아시켜 최종적으로 식물체로 재분화하는 과정이다. 발아과정은 여타 과정보다 쉽게 이루어지는데 발아배지에는 ABA, 말토오스 및 고농도의 젤라이트가 필요치 않으며 단지 염류의 양을 반으로 줄인 기본배지에 ℓ당 20g 정도 수크로오스(sucrose) 및 0.2〜0.4% 젤라이트만을 첨가하면 된다. 침엽수종에 따라 발아의 경우 체세포배를 일정 기간 동안 저온(4℃) 혹은 탈수처리를 하는데 이는 인공종자배 유도 시 첨가된 ABA의 잔존 양을 제거하거나 휴면타파를 시켜 발아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발아처리 4〜8주 후면 자엽, 하배축 및 뿌리 발생이 완전한 2〜3cm 정도의 소식물체로 분화하게 되는데, 이 식물체는 인공토양으로 이식시켜 외부환경에 적응하는 순화과정을 거치게 된다. 순화과정 때는 인공토양(펄라이트, 피트모스, 버미큘라이트 동량 혼합)이 이용되는데 이식 후 약 4주 정도면 생기 있는 순화묘 생산이 가능하다. 그 후 온실로 옮겨 외부환경에 완전히 적응케 하는 경화과정을 4〜8주 거친 후 시험포지로 이식시킨다. 그 후 완전히 경화 1년생 클론묘로 리기테다소나무 클론견본원을 조성하였으며 현재까지도 정상적이며 왕성한 생장을 보여주고 있다.
리기테다소나무의 미숙구과
리기테다소나무의 순화묘
리기테다소나무의 클론묘의 포지생장
리기테다소나무의 견본원
첫댓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