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어린시절-뻥뛰기 미석 한규원 언덕길을 힘겹게 수레가 올라오고 있었다. 조금후에 여정이 누나네 집 앞마당에 뻥튀기 기계가 버젓이 자리잡고 지긋이 나이드신 아저씨가 열심히 기계의 손잡이를 다람쥐 체 바퀴 돌리 듯 돌리고 또 돌리며 마당 한공간에 환한 미소로 채워가고 있었다
뻥뻥하는 소리에 순식간에 구름 몰리 듯 애들이 몰려와 기계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뻥튀기 아저씨는 고물이며 누룽지. 콩. 쌀.흰 떡등. 주술을 외우 듯 나열하며 가져오면 뻥튀기도 해 드리고 고물은 뻥튀기로 바꿔준다고 계속 읊어 대었다.
심술많고 날렵한 개구쟁이 천수와 용식이는 작전모의를 했다. 오늘도 한건 할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수천이는 아저씨를 정신없게 하기 위해 궁금한것도 물어보고 시야를 가리기 위해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다 이때 용식이는 비닐봉지에 있는 강냉이와 티밥을 가지고 도망치고 있었다
가까운 밭에서 지켜보던 용식이 아버지가 그 광경을 보았다 도망가는 용식이를 불러 세운 후 용식이 귀떼기를 한번 꼬은 상태로 잡아 땡기며 뻥튀기 아저씨 앞으로 끌고 가셨다.
용식이 아버지가 이 아이 혼내 주세요라고 하자 아저씨 왈 다른 동네 가도 다들 그래요 먹으면 얼마나 먹겠어요 그 비닐 봉지를 다시 용식이 한테 건네 주시며 먹고 싶으면 달라고 해 하고 정이 담긴 목소리로 타이렀다.
그 사이에 기훈이 어머니가 양은 큰 대야에다 누룽지.말린 흰떡.쌀.콩.옥수수 골고루 담아 가지고 오셨다. 우람한 기계에 한쪽 손으로는 땔감을 화로에 넣고 한손으로는 손잡이를 열심히 돌렸다 불의 화력은 기세등등하게 치솟으며 기계의 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아저씨는 한시간 정도를 돌리고 나더니 헐크의 모습으로 애들아 귀를 막고 저만치 떨어져 있어 아이들은 하나라도 더 주워 먹으려고. 귀를 막고 슬금슬금 뒷걸음쳤다
조금뒤에 펑하는 천지개벽의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연막을 만들며 하늘로 서서이 사라졌다 그 순간 하얀 연기를 헤집고 킁킁거리며 망 옆으로 달려가 튀어 나온 뻥튀기를 순식간에 애들이 먹어 치웠다 뻥튀기 아저씨 오시는 날은 애들 군것질 하는 즐거움을 가져다 주는 행복 전도사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