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사의 가을, 그 곳에선 너와 내가 모두 단풍
[단풍이 아름다운 사찰] 춘천 오봉산 청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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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는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경내에 있는 나무들 모두가 울긋불긋 화려한 색깔로 옷을 갈아입었다. 가히 국가대표급 풍광이다. |
청평사, 춘천서 제일가는 단풍 관광명소
973년 백암선원으로 창건돼 1천년 이어와
공주와 상사뱀의 전설 오롯이 전해져
소양댐 생긴 후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청평사에도 가을 단풍이 이제 청평사가 있는 오봉산까지 남하했다. 청평사 오르는 길에 있는 오른쪽 계곡 안쪽으로 나뭇잎들이 울긋불긋 화려한 색깔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청평사는 춘천서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다. 그래서 이맘때는 평일에도 단풍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청평사 절의 노오란 은행나무도 장관이지만, 소양강댐서 배 타고 청평사 선착장까지 가는 물길 위에서 바라보는 단풍은 무척 아름답다. 호수를 에워싸고 있는 산비탈 위로 나무들이 초대형 유화를 그려놓은 것 같다. 우리나라 가을의 국가대표급 풍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평사는 소양댐이 생긴 후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예전엔 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드나들기 어려웠지만 몇 년 전 오봉산 동쪽 백치고개 군사도로가 확장 포장되면서 자동차로도 드나들기가 쉬워졌다. 그래도 ‘낭만’을 기억하려는 사람들 성향 때문인지, 배로 찾아오는이들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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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를 세번째로 중창한 고려시대 이자현부도. |
청평사 볼거리, 얘깃거리 풍부… 공주굴, 공주탑 등
오봉산 기슭에 터를 잡은 청평사에는 얘깃거리가 특히 많다. 입구에 있는 시설지구에서 큰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계곡에 커다란 조형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공주와 상사뱀의 전설이 얽혀진 조형물이다. 여기엔 짝사랑에 관한 전설이 하나 전해온다. 중국 당나라 때 공주를 짝사랑하던 총각이 있었다. 하지만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총각은 상사뱀으로 환생해 공주의 몸에 달라붙었다. 구렁이에 감겨 점점 야위어간 공주는 결국 이곳 오봉산 청평사까지 찾아오게 되었고, 공주가 구송 폭포에서 목욕재개하고 법당서 염불 하자 드디어 상사뱀이 떨어져 버렸다 한다.
전설은 그 끝에 공주가 불심을 발휘해 상사뱀에게 용서와 자비를 베푸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이 전설은 스토커나 다름이 없는 상사뱀의 일방적인 사랑 때문에 고통 받는 당나라 공주가 상사뱀을 떨쳐내기 위해, 이리저리 떠돌다 이곳 춘천에 있는 청평사까지 찾아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청평사와 청평사 계곡에는 회전문과 공주탕, 공주굴, 공주탑 등 공주설화와 관련이 있는 장소가 여러 군데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억지로 꿰맞춰 놓지 않았나 의구심이 드는 장소도 있지만, 설화는 설화일뿐이라고 생각하면 자못 흥미롭다. 관광지에 이런 이야기 거리가 풍부하지 못하면 그만큼 매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구송폭포 아래에는 제법 깊은 소가 형성돼 있다. 그리고 그 곁에 ‘공주굴’이 있다. 그런데 그 굴이 굴답지 않게 너무 협소하다. 누가 그 작고 귀여운 바위굴에다 공주굴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과장이 좀 심했다. 길을 따라 올라가다 폭포가 보이면 청평사가 지척이다.
천년고찰 청평사는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굴곡진 세월을 견뎌 왔다. 고려 광종 24년(973)에 세워져 백암선원이라 칭했지만 얼마 안 있어 폐사됐다가 고려 때 세도가 이자겸의 아들인 이의가 중건해 보현암으로 이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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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와 상사뱀의 전설을 표현한 공주상. |
‘회전문’은 전생 깨우치기 위한 마음의 문
청평사엔 많은 문화재가 있었지만 국보로 지정돼 있었던 극락전을 비롯한 유적들이 6·25전쟁 때 소실됐고 보물로 지정된 회전문(廻轉門)만이 이 절을 굳건히 지켜왔다고 한다. 회전문은 절에 들어설 때 만나게 되는 두 번째 문인 사천왕문을 대신하는 것으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문이 아니고 중생들에게 윤회의 전생을 깨우치기 위한 마음의 문이다.
구송폭포 상류 쪽에는 작은 연못이 있다. 이곳은 바로 영지(影池)로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정원(高麗庭園)의 흔적이다. 영지를 만든 이는 고려 때 학자인 이자현. 973년 이곳에 창건했던 백암선원이 폐허가 된 자리에 아버지 이의가 세운 보현원을 문수원이라 고쳐 머물면서 이 산자락을 대규모 정원으로 꾸몄다고 한다. 구송폭포에서 오봉산 정상 부근의 식암(息庵)까지 3㎞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다.
‘공주탕’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
청평사에서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공주탕’이다. 공주탕은 청평사 밖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절집 오른쪽 담장 밑으로 난 오봉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그 거리가 채 100미터도 되지 않는다. 이곳서 바라보는 단풍 또한 가히 일품이다.
먹거리
배후령터널을 통과해 청평사로 진입할 때 관광지 상가 초입에 위치한 고려산장 왕바위(033-243-1188) 식당은 토속음식전문점이다.
산채비빔밥을 비롯해 산더덕백반, 왕닭갈비, 왕막국수, 감자전, 표고버섯, 약초동동주 등을 맛볼 수 있다. 인심좋은 주인은 주문한 음식말고도 밑반찬으로 푸짐하게 상을 차려 내놓는다.
시내로 나가면 남춘천역 근처에 위치한 퇴계막국수(033-255-3332)의 물막국수와 감자옹심이, 녹두전, 메밀 칼국수도 일품이다.
숙박
청평사계곡에 산장(민박)이 있으나 숙박시설이 많지 않다. 춘천시내로 다시 나와야 한다.
볼거리
▲소양강댐=신북읍 소양강에 있는 높이 123m, 둑 길이 530m의 다목적댐으로 춘천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이다. 소양강댐 아래로는 예쁘고 낭만적인 분위기의 카페, 야외에서 숯불에 닭갈비를 구워먹을 수 있는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세월교에서는 낚시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국립춘천박물관=볼거리 다양한 춘천에서 강원도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싶다면 강원도 최초의 국립박물관인 국립춘천박물관을 꼭 방문해야 한다. 박물관에 도착하면 우선 건물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변 야산의 수려한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깔끔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드러내는 건물로 2003년에는‘올해의 우수건축물’로 선정돼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불상과 보살상, 나한상 등 강원도의 유명 사찰에서 발견된 다양한 불교문화 유물과 단종과 정순왕후의 도장, 태실 등 왕실 관련 유물이 전시돼 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033)260-1500
가는길
청평사를 여행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소양강 선착장서 배 타고 가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자동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 청평사 관광유원지 안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다. 하지만 유원지 주차장에 가닿기 전에, 대관령만큼이나 심하게 구불거리는 높고 긴 배치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소양호 선착장에서 청평사까지 오전 9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배가 출발한다. 오후 4시 배를 타야 청평사 돌아보고 청평사에서 소양호 선착장으로 나오는 마지막 배(오후 5시30분)를 탈 수 있다. 소양호선착장=(033)242-2455
[현대불교 | 2013.11.01]
첫댓글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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