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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FA 계약에서 대박을 터트린 '특급 3인방'인 최정(SK·4년 총 86억 원)과 장원준(두산·4년 총 84억 원), 윤성환(삼성·4년 총 80억 원·사진 왼쪽부터) . 이들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80억 원대 계약을 맺었다. 연합뉴스 |
한국 프로야구 FA 제도에 '등급제' 적용이 추진된다. 'FA 미아'를 막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FA 몸값을 조금이나마 잡기 위해서이다.
올해 FA 시장에 나온 이성열(넥센 히어로즈), 이재영, 나주환(이상 SK 와이번즈) 3명은 아직 오라는 팀이 없어 '미아' 신세로 새해를 맞아야 할 형편이다.
10개 구단 회의, 내년 시즌 후 적용
'FA 미아'·'치솟는 몸값' 잡기 목적
C등급 보상 불필요 일본식에 무게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단장들은 최근 윈터 미팅에서 FA 제도 개선안을 집중 논의했다. 1박 2일간 회의 결과, 개선안으로 'FA 등급제'를 도입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 빠르면 2015시즌 종료 후 펼쳐질 FA 시장에서는 선수 등급에 따른 이적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행 FA 보상 제도는 어느 선수나 같게 적용된다. FA 선수를 영입할 경우 '연봉의 200%+보호선수 20인 외 선수 1명' 또는 '연봉의 300%'를 원구단에 줘야 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연봉 300%를 선택하는 구단은 없다. 보호선수 20인 외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주전급 선수들이 얼마든지 포진해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보상선수를 택한다.
특급 FA 선수를 영입한다면, 보상선수를 내줘도 아깝지 않다.
문제는 영입하는 선수가 특급이 아닌 경우다. '보상선수를 내주면서까지…'라는 생각에 선수 영입을 주저하게 된다.
현재 'FA 미아' 신세인 3명도 마찬가지다. '특급'은 아닐지라도 충분한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지만, 단지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영입 구단의 부담감 때문에 본의 아닌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결국 천편일률적인 보상 규정이 애매한 '레벨'의 FA 선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행 제도의 대안으로 떠오른 FA 등급제는 일본의 경우 A,B,C 세 등급으로 나눠 등급별 보상에 차등을 두고 있다. A, B등급을 영입하면,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지만, C등급을 영입할 경우 보상할 필요가 없다.
KBO의 고민은 FA 선수들의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다. 일본은 연봉 기준이다. 과거 FA 등급제를 시행했던 메이저리그는 선수 기록으로 등급을 나눴다.
KBO는 일본식을 검토 중이다. 기록으로 등급을 나누는 것은 포지션별로 기준을 맞추는 것이 힘든 데다, 선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 메이저리그가 기록에 따른 등급제를 폐지한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연봉 기준 등급제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에도 나타나고 있는 '예비 FA 프리미엄'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듬해 보상을 노리고 해당 선수를 A등급으로 만들기 위해 일부러 연봉을 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대해 KBO 관계자는 "일본처럼 연봉 기준으로 등급을 나누는 방법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국내 실정에 맞게 더 수정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