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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야영을 할 만한 모래톱이나 자갈밭이 제법 많다. 하지만 탈출로가 마땅치 않아 장마철이나 집중호우가 예상될 때는 야영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식수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용소 200m 하류 남쪽 사면의 지류에서 물을 구할 수 있지만, 바로 마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왕피천의 비경지대인 상천동과 속사마을을 왕복하는 데 순전히 걸어서만 5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중간에 식사를 하거나 수영을 하며 더위를 식히는 데 소요되는 시간까지 합하면 하루 코스로 딱 알맞은 곳이다.
바닷가에서 접근이 쉬운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 상천동으로 가려면 성류굴 부근에서 구산리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중간에 왕피천관광농원 간판이 있으니 이를 이정표 삼아 길을 찾는다. 농원을 지나 커다란 다리를 지나면 제법 규모가 있는 구고동(九皐洞) 마을이다. 길은 구고동을 지나 산길을 타고 마지막 마을인 상천동까지 이어진다.
상천동에서 비포장길로 작은 고개를 넘어서면 개발의 손길을 거부하는 고요한 왕피천이 펼쳐진다. 길은 따로 없다. 물을 따라 걸어가며 상류로 걷는다. 자갈과 모래가 섞인 강을 따라 오르며 주변을 둘러싼 수직벽을 감상한다. 작은 폭포가 형성된 곳을 지나 넓은 모래밭을 통과하면, 정면에 왕피천의 핵심 경관인 용소가 보인다. 양 옆이 수직 이상의 절벽으로 둘러싸여 걸어서는 통과할 수 없는 곳이다. 이곳은 남쪽 산사면으로 난 우회로를 이용해 통과해야 한다.
상천동에서 용소까지는 1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용소 상류는 바위들이 널린 넓은 하상으로 잠시 변했다가, 다시 큰 물굽이를 돌며 커다란 바위섬이 강을 막고 선 듯한 곳으로 이어진다. 계속해 자갈밭이 펼쳐진 물줄기를 따라 오르다가 물을 한 번 건너 서너 차례 물굽이를 돌면 멀리 숲 사이로 건물 지붕이 살짝 보인다. 울진군 서면 방면에서 찻길이 닿아 있는 왕피리 속사마을이다. 용소에서 출발해 속사마을까지는 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 교통
왕피리는 울진읍에서 30km 정도 떨어져 있다. 울진보다는 영주를 경유하는 것이 편하다. 영주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동진,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접어든다. 통고산자연휴양림 앞을 지나 삼근리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왕피리 가는 샛길이 보인다. 갈림목에 이정표가 있다. 삼근리에서 박달재를 넘으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이정표를 보고 왼쪽 속사마을 방면 진입한다.
울진에서 접근할 경우 7번 국도를 타고 성류굴 가는 길로 진행하다, 성류굴을 지나 500m 거리에 서쪽으로 갈라지는 포장도로가 있다. 입구에 구산리라는 이정표와 ‘왕피천관광농원’ 표지판이 있다. 이 표지판을 따라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1km 가면 ‘왕피천관광농원’ 안내판이 보이고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이 길로 접어들어 산을 넘으면 구고동에 닿는다. 구고동을 지나 좁은 산길을 1km쯤 가면 상천동이다. 이곳의 민가에 양해를 구해 차를 세우고 500m쯤 숲길을 가면 왕피천에 도착한다.
>> 숙박
왕피천 북쪽의 불영계곡 주변에 민박집이 많다. 이 가운데 통고산자연휴양림은 가장 훌륭한 숙박시설로 꼽을 만하다. 단, 주말과 휴일에는 예약객이 아니면 이용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왕피천 하류인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의 왕피천관광농원(054-783-0625)은 방갈로 시설을 갖춰 숙박이 가능하다. 울진에서 전화하면 마중도 나가고 매운탕이나 은어튀김 등 민물고기 요리도 준비해준다.
망양해수욕장 - 관동팔경 중 제1경 망양정이 굽어본다
왕피천의 하류 쪽 입구인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동해안 방면에서 접근해 왕피천 트레킹을 하려는 팀은 오가는 길에 들러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울진읍에서 동남쪽으로 5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며, 백사장의 길이가 500m 정도로 해변의 폭은 좁은 편이다. 비교적 파도가 심하지만 동해안의 해수욕장 가운데 수온이 가장 높고 주변이 조용한 곳이다.
왕피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인 북쪽 너머에 엑스포장이 조성되어 있어 명품으로 인정받는 울진의 아름드리 소나무 숲도 감상할 수 있다. 바닷가 언덕 위에 관동팔경 가운데 제1경인 망양정이 있다. 망양정(望洋亭)은 관동팔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다. 조선 숙종이 망양정을 제일 낫다고 하여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라는 글씨를 직접 써 걸도록 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이곳에는 해돋이공원이 조성되어 매년 1월 1일에는 수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망양해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천연기념물 155호인 성류굴이 있다. 성류굴은 1963년 5월 7일 천연기념물 제155호로 지정된 곳으로 탱천굴(撑天窟) 또는 선유굴(仙遊窟)이라고도 불린다. 주굴 길이 약 470m, 전체 길이 약 800m 규모로 크고 작은 9개의 방과 5개의 호소(湖沼)로 이루어졌다. 동굴 곳곳에 여러 크기와 모양의 종유석·석순·석주 등이 도열해 있어 장관이다.
망양해수욕장은 바닷가에 위락시설이 몰려 있는 전형적인 해변 피서지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먼 탓인지 성수기라 해도 크게 번잡하지 않고 여유가 있는 곳이다. 망향정이 있는 언덕 바로 밑에서 남쪽 해안도로를 따라 피서지의 시설물이 줄지어 서 있다.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횟집들이고 잡화점과 음식점이 간간이 보인다. 민박집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 가정집을 개조한 형태의 전형적인 바닷가 민박들로 오래된 편이다. 마을 중간에는 산포4리에서 관리하는 잔디밭이 깔린 널찍하고 시설이 깔끔한 야영장도 있다.
망양해수욕장에서 가장 시설이 좋고 근사한 펜션은 해변 입구에서 남쪽으로 500m 정도 떨어진 바닷가에 위치한 하늘빛펜션이다. 객실은 모두 4개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깔끔한 시설과 뛰어난 전망이 장점인 곳이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바닷가에서 적당한 거리로 떨어져 있어 환경이 쾌적하다. 마당에는 수십 명이 한꺼번에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곳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펜션 앞에 조성된 텃밭에서 나오는 야채를 투숙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 자연 상태로 기르는 상추와 고추, 가지 등 갖가지 야채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작은 객실은 5명, 큰 객실은 9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7명을 넘으면 추가 요금을 받는다. 이용료는 비수기 8만~14만 원. 성수기 15만~20만 원이다. 문의 054-781-3911, 016-787-3911.
홈페이지 www.hanulvit.co.kr
하늘빛펜션 바로 앞 바닷가에는 콘도식 민박집인 소나무민박이 자리하고 있다. 바다 조망에 유리한 곳으로 5인실 6개를 갖추고 있다. 민박이지만 TV, 에어컨, 취사구 등을 갖춰 콘도식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깔끔한 시설을 자랑한다. 방 외에 별다른 시설은 없다. 이용요금은 비수기 4만 원, 성수기 8만 원. 문의 054-782-9651.
소나무민박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의 버스정류장 옆에는 해맞이펜션이 자리하고 있다. 5~7인용 객실 4개를 갖춘 곳이다. 이용 요금은 하늘빛펜션과 비슷하다. 문의 054-781-3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