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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하다
32164194 정인선
오해는 눈이 어지럽다. 아파트 외벽을 따라 자란 나무는 한없이 반듯했다. 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늘 아래에서 오해는 오래도록 무릎을 굽혀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위를 올려다보느라 뒤로 꺾인 목이 곧 부러질 듯 위태로웠다. 무성하게 덮인 나뭇잎들이 진한 초록빛을 밖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모든 잎이 쥐어짜내듯이, 그렇게 힘을 내고 있었다. 두 주먹을 말아 쥔 오해도 나무를 따라 힘을 주었다. 경련하듯 오해의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아파트와 아파트 사이 그 좁은 틈새로 순간 바람이 휘몰아쳤다. 나무의 술렁이는 움직임이, 좁은 틈새를 빠져나간 바람 소리가 마치 빈 과자봉지가 터지듯 요란한 파장을 남겨놓았다. 모든 소리가 검게 내려앉은 아스팔트 바닥에 녹아든 후에야 오해는 말아 쥔 주먹을 펴 작은 손바닥만큼이나 작은 제 귀 두 쪽을 막아내었다. 잠수를 하고 난 직후처럼 귓가가 물로 꽉 막힌 기분이라 오해는 낡은 용수철처럼 좌우로 고개를 흔들었다. 귓가를 흘러내리는 미지근한 감각이 나무의 초록빛인지, 끝날 것 같지 않은 긴 여름방학의 하루인지 알 수 없었다.
점심때에 맞춰 오해는 집으로 돌아왔다. 아스팔트 바닥과 나무껍질을 만졌지만 오해는 손을 씻지 않았다. 밥 먹기 전에는 손을 씻는 것이라, 그렇게 상기시켜주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름이 잔뜩 진 반바지에 손바닥을 비벼내며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오해는 냉장고 문을 열어 얼마 남지 않은 멸치 볶음을 꺼냈다. 딱딱하게 굳은 멸치가 덩어리를 이뤄 그릇 구석에 찰흙처럼 붙어있었다. 아침에 먹다 남긴 밥은 여전히 식탁 위에 자리해 있었다. 빨간 양념이 묻은 수저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해는 남은 밥에 미지근한 물을 부어 양념이 묻은 숟가락으로 그것을 꾹꾹 눌러내었다. 그리곤 크게 한 숟가락 떠 입에 넣었다. 입안에서 흩어지는 밥알을 끈기 있게 하나하나 씹어냈다. 그런 오해의 시선 끝에 자리한 것은 할머니가 있는 안방이었다. 반쯤 닫힌 문틈으로 침대에 누운 할머니의 발끝이 보이는 것도 같았다. 안방에서는 아무런 기척도 들려오지 않았다. 할머니는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만 지냈고, 그 시간이 너무 길어진 탓에 일어나는 법을 잊은 거라고 오해는 생각했다.
아직 오늘치의 복권을 긁지 못했다. 빳빳하게 펴져 있는 복권 세 장이 두루마리 휴지에 눌려 거실 식탁 위에 올려져 있었다. 복권을 긁을 때 쓰는 동전이 할머니의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다는 걸 오해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복권을 긁는 건 언제나 할머니와 함께였기에 오해는 다시 밥알을 씹는 것에만 열중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오해의 목소리가 집안을 울렸다. 다 숨었니. 그리 묻는 물음 끝에 다 숨었다 소리치는 남자의 목소리가 따라붙었다. 오해는 눈을 가리고 있던 팔뚝을 내리곤 종종걸음으로 거실을 가로질렀다. 오전 열한 시 정각. 여름방학식을 마치고 돌아온 오해가 남자와 숨바꼭질을 시작한 시간이었다. 사물함에서 꺼내온 물건들로 묵직해진 가방을 메고 현관에 들어선 오해는 남자의 낡은 운동화를 보곤 눈을 크게 떠냈다. 아빠와 평일 오전. 그 두 개의 단어를 한 문장으로 떠올린다는 것이 어색했기에 그랬는지도 몰랐다. 아무렇게나 벗어둔 작은 샌들 두 짝이 한쪽은 뒤집어지고, 한쪽은 옆으로 기울어 나뒹굴었다. 묵직한 가방 탓에 무게가 실린 오해의 걸음걸이가 바닥을 찍었다. 땀이 고였던 맨발바닥이 거실 바닥에 닿았다 떨어질 때마다 쩍쩍 긴소리가 늘어졌다. 마주 본 두 얼굴이 방긋 웃음 짓고 있었다. 비어있는 오해의 앞니 뒤로 말캉한 혓바닥이 보였다. 가방을 내려둔 오해가 무어라 입을 열기도 전에 남자는 대뜸 숨바꼭질을 하자고 했다.
커튼 뒤, 장롱 안 이불 뒤편, 부엌 식탁 아래. 남자는 순 그런 곳에만 몸을 숨겼다. 숨는 의미도 없게 남자는 너무도 금방 오해의 시선 속에 밖으로 건져져 버렸다. 남자는 몇 번이고 몸을 숨겼고 어째서인지 술래는 매번 오해의 차지였다. 복권을 사러 나간 것인지 할머니는 집에 없었다. 그건 곧 계속해서 이어지는 숨바꼭질을 끝내줄 이가 아무도 없다는 소리였다. 남자는 계속해서 몸을 숨겼고, 금방 들통 나는 주제에 매번 있는 힘껏 웃어 보이는 탓에 오해는 차마 그만하자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긴장감 없는 놀이가 한 시간이나 이어졌다. 숨는 것과 찾는 것, 그 모든 것이 의미를 잃고 무미건조하게 느껴지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오해는 더 이상 다 숨었니? 라며 묻지 않았고 숨는 것을 포기했는지 남자는 아예 소파 위에 눕듯이 앉아있었다. 거실 구석에서 낡은 선풍기만이 탈탈, 소리를 내며 돌아갈 뿐이었다. 곧 할머니가 돌아올 시간이었다. 어디를 나갔던 할머니는 식사 시간에는 꼭 맞춰 돌아오곤 했으니. 물끄러미 벽에 걸린 시계를 응시하던 오해를 향해 남자가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밖에 나가서 숨바꼭질을 하자.
오해는 종종 그때 남자가 말했던 마지막으로의, 마지막에 대해서 생각해 보곤 했다. 목소리의 높낮이와 마지막을 발음하던 남자의 표정이 어떠했는가에 대해. 하지만 기억을 상기시키는 것은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으려는 행동과 닮아있어서, 무언가 떠올려 볼까 싶어 움켜쥐면 금방 손바닥 틈으로 빠져나가는 식이었다. 혼자만의 식사를 마친 오해는 곧장 거실로 향했다. 소파를 밟고 서서는 벽에 걸린 달력을 바라보았다. 은행의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혀있는 하얀 종이 달력은 벌써 다음 달로 넘어가 있었다. 찢긴 칠월의 마지막 이틀은 할머니의 손에 네모 반듯 하게 접혀 냉장고 위에 올라가 있을 테였고, 이는 추석 때쯤 갓 부쳐진 전들의 기름기를 흡수하는 데에나 다시 쓰일 것이 분명했다. 오해는 빨간 동그라미가 그려진 칸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삐뚜름하게 우그러져 있는 동그라미와 그 모양새를 닮은 글씨체로 개학, 이라는 두 글자가 적혀있었다. 열 개의 손가락을 모두 접었다 펴내며 오해는 천천히 숫자를 세었다.
방학이 끝나기까지 오해는 아직도 많은 시간을 견뎌야만 했다.
오해는 분리수거통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내들었다. BYC라고 적힌 상자 뚜껑에는 하얀 런닝을 입은 남자 모델이 런닝 만큼이나 하얀 이빨을 내보이며 웃고 있었다. 오해는 그 미소를 오른쪽 옆구리에 끼고는 다시 현관을 향해 걸어갔다. 오해의 회색빛 샌들은 구석구석 때가 끼어 더욱 칙칙하게만 보였다. 샌들의 찍찍이를 채우자 샌들 끝으로 발가락이 삐져나왔다. 오해가 삐져나온 발가락을 꿈틀 이고 있을 때 문밖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해는 그 소리에 방긋 웃어 보이곤 서둘러 손잡이를 잡아 돌렸다. 문을 열어젖히자 서늘하게 식어있는 복도의 공기가 오해의 살결을 스쳤다.
찰스!
하고 부르는 소리와 오해의 뜀박질이 일 층 복도를 울렸다. 오해의 시선 끝, 저 멀리 하얀 털 뭉치가 꼬리를 흔드는 게 보였다. 흐릿한 털 뭉치는 오해와 거리가 좁혀질수록 점차 뚜렷한 하나의 형상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잔뜩 뒤엉킨 털 뭉치는 오해의 샌들처럼 시커멓게 색이 변해있었고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더욱 살이 올라있었다. 전에는 배가 홀쭉 들어가 가슴께가 더 튀어나와 있었는데, 지금은 배와 가슴이 평평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는 모양새였다. 오해는 열기가 피어오르는 검은 아스팔트 바닥, 아파트 주차장 한복판에 쭈그리고 앉아 오래도록 개의 머리와 몸통을 쓰다듬어 주었다. 손바닥에 개의 체취가 스밀 때까지 오래도록.
오해와 함께 아파트 구석구석을 누비던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나.
방학의 시작과 동시에 아이들은 그들의 부모와 함께 하나둘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고, 끝내 동네에 남겨진 것은 오해 하나뿐이었다. 십 층 높이의 낡은 아파트들이 세 동으로 나뉘어 지루하게 늘어져 있는 동네였다. 성경아파트의 성경이라는 글자가 검은 페인트로 구 층 높이 정도에 쓰여 있었는데, 그마저도 페인트가 다 벗겨져 성과 경의 이응이 보일 듯 말 듯 자리한 곳이 대다수였다. 서겨, 서겨아파트. 받침이 사라진 글자는 생각보다 발음하기 어려웠다. 그래서인지 노인정에 모인 성경아파트의 노인들은 자신의 아파트를 칭할 일이 생기면 그저 우리 아파트는, 이라며 운을 떼는 경우가 많았다. 벗겨진 페인트 자국을 따라 서겨, 라며 정직하게 발음을 따라 하는 것은 기껏해야 오해 또래의 아이들 정도였다. 짝꿍의 이름을 우스운 별명으로 바꾸어 부르듯, 성경 아파트의 아이들은 동 호수가 적힌 벽면을 지나칠 때면 암호를 외치듯 서겨아파트, 라고 크게 외쳤다. 하지만 지금 그 벽면을 지나치는 오해의 입은 굳게 다물린 채였다.같이 장단을 맞춰줄 아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탓이었다.
개의 그림자가 오해의 것과 겹쳤다. 오해의 그림자 안에서 네 개의 발이 움직일 때마다 오해의 몸 여기저기로 개의 귀가 쫑긋 솟아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오해는 작은 몸을 떨며 킬킬, 웃었다. 킬킬. 뾰족하니 솟은 웃음소리가 간지러웠다. 오해는 102동이라 적힌 그 아래에 서서 벽면에 붙은 달팽이를 집게손가락으로 떼어 냈다. 살구색의 둥근 껍질 위로 갈색의 옅은 무늬가 점박이처럼 박혀있었다.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허공으로 들린 달팽이들은 씹다 뱉은 껌딱지 같은 몸통을 껍질 안으로 숨기기 바빴다. 오해는 전복을 채취하는 해녀처럼 달팽이를 따냈다. 눈에 보이는 족족 달팽이를 잡아 옆구리에 끼고 있던 상자 안에 넣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뭐든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언제부턴가 할머니의 입버릇이 되어버린 말. 그 말을 똑같이 읊조리는 오해의 까만 정수리 위로 여름이 고이고 있었다.
뜨겁게 익은 벤치 앞에서 오해는 남자를 등지고 숫자를 셌다. 벤치 뒤로 높지 않은 아파트의 담장이 있었고, 그 담장 뒤로는 뜨문뜨문 차가 지나치고 있었다. 매미 소리와 차 소리. 오해는 그것들에 지지 않으려 목청을 가다듬고는 큰소리로 숫자를 외쳤다.
이이일. 이이이. 사아암. 사아아. 오오오.
오해의 혀끝으로 꼬리를 밟힌 숫자들이 침처럼 뚝뚝, 바닥으로 흘렀다. 숫자를 오십까지 세었을 때 오해는 눈을 가리고 있던 팔등을 내렸다. 그리곤 여전히 담장을 바라보고 서서 천천히 숨을 골랐다. 다 숨었니. 이번에는 그리 묻지 않을 심산으로 오해는 곧장 뒤를 돌아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주차된 차들 사이를 빠져나가는 오해의 걸음이 빨랐다. 하얀 주차선을 따라 저 끝에서 또 다른 저 끝까지. 101동을 지나 201동으로, 그리고 201동을 지나 301동으로. 놀이터와 아파트 안에 자리한 작은 상가건물, 그 모든 곳을 지나쳤음에도 오해는 남자를 찾을 수 없었다. 온몸이 땀에 젖어 축축했다. 오해는 경비실 처마 밑에 쭈그리고 앉아 아파트의 입구이자 출구, 또 다른 세상으로 연결되는 작은 통로를 바라보았다. 학교, 문방구, 슈퍼, 종종 할머니를 따라 드나들던 미용실까지. 오해의 목적지는 굳이 아파트를 벗어나지 않아도 충분히 오갈 수 있는 곳들뿐이라, 지금까지 혼자서 이 경비실을 넘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지금도 이 작은 세상 속에 웅크려 앉아 간간이 차들이 지나치는 도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순간 이유 모를 불안감이 오해의 발바닥 밑으로 모여들었다. 땅이 아래로 푹 꺼지는 느낌. 땀 줄기가 척추를 따라 아래로, 아래로 무겁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런 오해를 다시 건져 올린 건 아가, 하며 부르는 할머니의 목소리였다. 살짝 굽은 허리와 뒷짐 진 두 손. 그리고 그 아래 조잡하게 수놓아진 꽃무늬 바지가 할머니의 걸음을 따라 작게 펄럭이고 있었다. 오해는 할머니 뒤에 딱 달라붙어 그 느릿한 속력을 뒤따랐다. 둘은 보금자리가 있는 102동을 향해, 성경아파트의 가장 구석진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할머니의 손에는 언제나 세 장의 복권이 들려있었다. 복권은 버스정류장 앞 조그마한 가판대에서 구매하는 것이었다. 아파트 밖, 오해에게는 낯선 세상을 오가는 할머니의 구부러진 뒷모습과 반원 모양의 투명한 창을 통해 오가는 복권과 거스름돈. 언젠가 티브이에서 보았던 가판대의 풍경을 떠올리며 오해는 할머니가 복권을 사는 모습을 떠올려보곤 했다. 할머니를 대신해 복권 심부름을 가는 날이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보기도 하면서. 둘은 점심 식사를 끝내고 나면 마치 식후 디저트를 즐기는 사람들처럼 손에 오백 원짜리 동전을 쥐곤 복권을 긁었다. 종이 위에 덧대어진 얇은 알루미늄 조각을 꼼꼼하게 긁어냈다. 결과가 어찌 되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둘은 은색의 작은 조각이 조금도 남지 않을 때까지 오래도록 복권을 긁었다. 손가락에 동전의 비린내가 스미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지우개 똥처럼 쌓인 은색 조각들을 쓰레기통 안에 탈탈 털어 넣으며 둘은 마주 웃었다. 무언가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 그저 그 순간이 좋아 둘은 계속해서 복권을 긁었는지도 몰랐다.
알루미늄 조각 아래로 드러난 숫자는 끽해봐야 오백 원 혹은 천 원 겨우 그 정도가 전부였다. 당첨금은 현금으로 바꾸거나 하는 일 없이 다음날 새로운 복권을 사는 데 이용되곤 했다. 복권을 긁는다는 것은,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하루의 의식처럼 굳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남자가 사라진 후부터 할머니는 복권을 긁으며, 당첨이 되면 돌아올 거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런 비슷한 말들을 나지막한 소리로 중얼거리곤 했다. 남자는 어디로 숨어버렸나. 오해는 중얼 이는 할머니의 입 모양과 꽝, 이라는 검은 글자만 겨우 드러난 복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달팽이들은 상자의 모든 면과 모서리마다 붙어있었다. 오해는 바닥에 내려두었던 뚜껑을 집어 올려 상자 어귀에 맞춰 조심스레 덮어내었다. 달팽이들은 상자 바닥에 딱 붙어있는지 살살 흔들어내도 안에선 별다른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개는 저 멀리 나무 그늘 안에서 배를 깔고 누워 잠을 자는 듯 보였다. 오해는 그런 개를 향해 또다시 차알스, 하며 큰 소리로 불렀다. 개는 오해의 부름에 귀를 몇 번 파닥이기만 할 뿐 눈을 뜨거나 몸을 일으키지 않았다. 찰스. 그 이름이 자신과 상관없는 어느 낯선 이름일 뿐이라는 듯. 오해는 머리에 떠오르는 이름들을 개가 누워있는 방향을 향해 무작정 쏟아내었다. 미미 아롱이 쫑 하늘이 짱아 쪼꼬 바둑이. 열 마리 중 한 마리는 가지고 있을 법한 이름, 개들의 세계에선 흔하디흔한 이름들을 그렇게 몇 번이고 끈질기게 불러내는 것이었다.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개의 귀가 파닥였다. 떠돌이 개 찰스는 과연 몇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나. 찰스는 어째서 찰스가 되었나. 찰스라 함께 이름 붙였던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렸나.
오해의 등 뒤로 경적이 울렸다. 선팅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유리창 안에서 핸들을 쥐고 있는 노인은 오해가 구석으로 물러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양 참을성 없게 경적을 울렸다. 소리에 튕겨 나가듯 오해는 뒷걸음질 쳤고 다시 달팽이를 잡던 벽면에 바짝 몸을 붙이고서 차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우두둑.
그때, 저 아래에서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앞바퀴와 뒷바퀴에 똑같은 소리가 두 번 반복되고 나서야 오해는 그 소리의 출처가 자신의 런닝 상자에서부터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해의 기억 속, 홀쭉했던 찰스의 배처럼 상자의 중심부가 우그러져 들어가 있었다.
기다려도 상자는 다시 부풀지 않았다.
오해는 상자를 향해 걸어갔다. 다시 차가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주변을 둘러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상자가 놀라기라도 할까 싶은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뒤꿈치를 들고 소리를 죽였다. 조금은 길게 느껴졌던 걸음이 마침내 멈추고, 오해는 고개를 숙여 상자를 내려다보았다. 오해의 그림자를 입은 상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미세한 떨림도 소리도 없는, 오해의 두 발 사이에 자리한 상자. 오해는 그것의 모서리를 움켜쥐었다. 그리곤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사건 현장을 발견한 최초의 목격자처럼 움직임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 중심이 우그러든 상자는 쉽게 열리지 않았다. 맞물린 틈 사이로 손가락을 집어넣고 나서야 뚜껑을 열 수 있었다. 하지만 상자의 뚜껑이 모두 열리기도 전에 오해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오물을 털어내듯 두 손을 흔들었다. 그 사이 상자는 허공을 가로지르며 작은 포물선을 그리고 있었다. 바닥에 고꾸라진 상자 속 짓뭉개진 달팽이들. 상자의 면과 면 사이로 껌딱지처럼 늘어지던 살구색의 몸체와 깨진 껍질조각들.
오해는 달렸다. 이곳을 벗어나려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오해의 뒤를 따르던 개도 점차 속력을 높이고 있었다. 멀리 경비실이 보였다. 오해는 넘을 수 없는 어떤 지점. 오해의 세상이 끝나는 그 지점을 향해. 개는 오해의 뒤에서 옆으로 그리고 마침내 오해를 제쳐 앞으로, 앞으로 계속해서 달려나갔다. 아파트의 건너편 길목에서 누군가가 개를 부르는 것 같았다.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는 두 음절의 무언가로 개를, 찰스를 부르고 있었다. 오해의 뜀박질은 어느새 걸음걸이가 되어있었다. 몸 여기저기로 퍼져나가는 심장박동을 느끼며 오해는 개가 경비실을 지나쳐 밖으로 향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여전히 하늘은 맑았고 또 밝았다. 여름의 어느 날이 그러하듯이.
뒤집어진 상자 주변으로 개미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몸체가 굵은 개미들이 하나둘 모여들자 그 일대가 까맣게 웅성이기 시작한다. 소리 없는 소란. 그리고 그 위로 굳게 닫힌 성경아파트의 창문들. 아파트 단지는 모두가 떠나고 난 흔적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한 편의 무성 영화처럼 소리 없는 여름의 기운만이 오해의 회색 샌들 아래로 녹아들고 있었다. 오해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위를 바라본다. 하늘도 나무도 아닌 그 어딘가를 응시하는 두 눈동자가 검었다. 쭈그려 앉은 그대로 몸을 비틀자 오해의 온몸이, 그림자가, 나무가, 세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꽉 다물린 오해의 잇새. 숨죽인 작은 세상 속, 검은 덩어리들이 우박처럼 쏟아져 내린다. 나무에서 떨어진 매미들이 퉁, 퉁 외마디의 박자를 고르며 바스라지고 있었다.
매미들마저 모두 사라져버리면 이제 누가 오해의 이름을 불러주지.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여름날과 낡은 아파트, 꼬질꼬질한 아이의 신발, 강아지, 달팽이 같은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소설의 분위기를 형성했네요. 오해라는 주인공의 이름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이렇게 끝나는 건가?'였습니다. 모두가 떠나가버린 아파트라는 소재는 좋습니다만 정작 소재를 운용하는 서사가 약하지 않았나 싶어요. 결국 '오해'라는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지점인데, 뭘 오해하는 건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방학이 되어 아이들이 모두 떠나갔다는 설정도 아버지와 엮기 위해 다분히 소설적으로 쓰인 것 같고요. 낡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방학이라고 어딘가로 떠났을까 싶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이 오해와 같이 집 안에 무료하게 머물러 있지 않았을까요? 또 오해가 아파트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도, 좀 더 그럴 듯한 이유가 있었으면 합니다. 학교가 아무리 가까운들 아파트 안에 있지는 않잖아요? 아파트를 나가지 않아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기에 '아파트 밖의 세상'을 오가는 할머니를 신기해하는 건 무리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장치와 소재를 서사와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연습을 하시면 훨씬 완성도 있는 소설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표현력이 있는 작품이라고 느꼈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문장에서 보이는 사유나 표현력이 좋았습니다. 여름의 분위기와 오해라는 인물이 만들어내는 끈적한 고요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서사가 조금 약하게 전달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 오해라는 이름의 의미가 크게 드러나지 않아 소설의 제목 또한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소설의 분위기를 조성해서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로 넘어가려는 찰나에 끝이나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더 드러내 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잘 읽었어요. 제목이 '오해하다'여서 무슨 내용일지 궁금했는데, 주인공이 오해여서 재미있었습니다. 읽는 내내 수풀이 우거진 산책길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벌레가 없는 산책길에 햇빛이 들어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길 끝에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지만, 그 길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글이었습니다. 서사가 들어가면 더 흥미로운 글이 될 것 같지만, 지금 이대로 충분히 학우님다운 글이었습니다. 수고했어요-
잘 읽었습니다~ 우선 잔잔한 분위기가 정말 좋았던 소설이었습니다. 그 상황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듯한 묘사 문장도 좋았고요. 다만 소설 속에 다른 중심 사건이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목의 의미도 궁금합니다. 소설 쓰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오해하다라는 제목부터 무언가 갈등의 소지가 있을 것 같고 무엇을 오해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겨 얼른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었습니다. 오해가 주인공의 이름인 것을 알았을때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가독성 있는 문장으로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예쁜 문장들과 묘사들이 어우러져 읽는 내내 즐거웠던 소설인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_0/
잘 읽었습니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분위기가 좋았던 소설이었습니다. 배경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게 잘 된 것 같습니다. 또, 주인공의 이름이 ‘오해’라는 설정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소설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지 확실하게 와 닿지는 않았던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오해하다라는 제목을 보고 어떤 것에 대한 오해인지 궁금증을 가지고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차분하게 흘러가는 소설 속에서 나오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설정들이 억지스럽지 않고 적절하게 들어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해라는 이름을 설정한 것이 좋았는데, 그에 비해 이름의 의미가 전달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사를 좀 더 넣어주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지독한 여름의 땀냄새가 느껴지는 소설이었어요. 소설이 주는 분위기 또한 묘하면서 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 쭈그려 앉은 그대로 몸을 비틀자 오해의 온몸이, 그림자가, 나무가, 세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 , 이 문장이 인상깊었습니다. 성경 아파트가 전부인 오해의 몸이 흔들리자 세상이 흔들리다는 표현이 왠지모르게 멋졌어요.오해를 제외하고 할머니, 아빠, 강아지가 모호하게 비추어졌지만 곧 순전히 아이의 시선에 맞춰져 있어서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납득이 갔습니다. 그렇지만 궁금증이 남는 것은 왜 오해의 이름이 오해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묘사가 굉장히 잘 되어 있어서 잘 읽었습니다. 글에서 학우님만이 풍기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한 묘사들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학우님만의 좋은 장점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긴 글 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소설 잘 읽었습니다. 문장의 묘사가 좋았습니다. 묘사된 이미지들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의 작품이었습니다. 제목과 공간이 일으키는 궁금증과 문체 덕분에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대로 중심 사건 없이 끝난 듯 하여 아쉽습니다. 주인공의 이름이 왜 오해인지도 풀리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이 부분을 퇴고하신다면 더욱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읽는 내내 문장이 깔끔하고 꼼꼼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목은 자체로만 봤을 때는 별 매력이 없었는데 첫 문장을 읽고 인물의 이름이 오해라는 것을 알자 다르게 읽혔습니다. 그래도 오해하다라는 제목에 담긴 이야기를 정확히는 알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제목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분위기와 매끄러운 묘사들이 소설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즐겁게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잘 읽었습니다. 문장이 좋아요. 문장에서 느껴지는 힘과 분위기가 소설의 반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성숙해 보이는 문장으로 인해 오해의 나이가 제 나이대로 보이지는 않아 아쉬웠습니다. 그만큼 오해와 거리를 두게 된 것과 담담하게 보여지는 오해의 모습들이 좋긴 하였으나 어린 오해의 모습이 와닿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오해의 이름 설정이 좋았는데 그 의도가 전달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는데 서사 속에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었는가 하는 의문은 듭니다. 수고하셨어요.
잘 읽었습니다. 문장과 묘사가 촘촘하게 잘 되어 있어서 읽으며 상상하기가 너무 쉬웠습니다. 분위기도 묘하고 제목 자체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다만 오해라는 이름의 의미가 정확하게 드러난 것 같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좋은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아쉬웠어요. 또 너무 급하게 끝낸 감이 있습니다. 갑자기 내용이 흐지부지되는 듯해서 힘이 떨어졌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학우님만의 문장력이 디테일하고 섬세해 읽는 내내 감탄했습니다. 오해하다, 라는 제목을 보고 무언가를 오해한 주인공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주인공의 이름이 오해여서 또 재미었습니다. 하지만 이름이 왜 오해인지의 의문이 풀리지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학우님의 소설 잘 읽었습니다. 주인공의 이름과 제목이 인상 깊었습니다. 모두가 아파트에서 사라져가는 소재가 좋았습니다. 담담한 문체와 아파트에 대한 묘사가 잘 어울러졌습니다. 주인공의 이름이 왜 오해인지, 주인공의 이름과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 엮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말 부분에서 소설이 너무 갑작스럽게 끝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부분을 보완한다면 더 좋은 소설이 될 것 같습니다. 고생했어요!
오해라는 주인공의 이름이 매력 있어서 도입부부터 호기심을 자아내는 것이 장점입니다. 서술이 단문으로 이루어져 있어 가독성도 좋았고 독특한 분위기를 갖추고 있는 읽기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목이 '오해하다'라는 점도 좋았는데, 작품을 끝까지 읽어보니 작품이랑 딱 들어 맞는 제목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세밀한 묘사는 좋지만 묘사에 치중한 탓에 사건 서술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한 부분만 보완된다면 정말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각적인 문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여름날의 더위와 고요를 진하게 풍기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서사에 대한 설명을 보다 확실하게 표현하거나, 아예 모호한 느낌이 드는 흐름을 전제로 깔아 서술하고 있는 이야기임을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방향을 더 확실하게 잡으시면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달팽이를 묘사하는 것과 같이 사소한 듯한 부분에서 세세한 묘사를 함으로써 묘한 분위기를 풍긴 부분도 인상깊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오해를 둘러싼 상황묘사가 깔끔하게 이루어져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오해의 하루일과가 펼쳐지는 식으로 뚜렷한 서사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쓸쓸한 느낌이 와닿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러나 소설에 갈등이나 사건이 나타나면 더욱 소설다은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늦었지만 잘 읽었습니다. 아버지가 집 나간 정황을 숨바꼭질이라는 서사를 통해 표현한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이름을 잃어버린 서경 아파트, 더는 제 이름을 불러주는 친구가 없어진 오해, 수많은 이름들에 꼬리를 흔드는 찰스 등 저마다 결핍을 가진 인물들의 아픔과 외로움을 잘 풀어내신 것 같습니다. 느리지만 촘촘하고, 또 고즈넉한 문체가 따뜻한 우울을 느끼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단지 애매한 제목, 이야기의 뒷마무리가 부족하다는 것 등만 보충하시면 좋은 소설이 될 것 같습니다!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에 빠지고 갑니다.
'하지만 기억을 상기시키는 것은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으려는 행동과 닮아있어서, 무언가 떠올려 볼까 싶어 움켜쥐면 금방 손바닥 틈으로 빠져나가는 식이었다.'
'하지만 남자가 사라진 후부터 할머니는 복권을 긁으며, 당첨이 되면 돌아올 거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런 비슷한 말들을 나지막한 소리로 중얼거리곤 했다.'
'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개의 귀가 파닥였다. 떠돌이 개 찰스는 과연 몇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나. 찰스는 어째서 찰스가 되었나. '
는 문장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먼저 늦은 댓글 죄송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장면묘사와 심리묘사가 뛰어나 문장력이 있어서는 전혀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문장이 이루는 분위기가 정말 탁월한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뚜렷한 사건과 주제 없이 끌고 나가 몰입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름이 왜 굳이 오해여야 되는디에 대한 설명도 부족한 듯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글을 다 읽고 난 뒤 먹먹하고 쓸쓸한 여운이 한동안 가시질 않았습니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소한 것도 세밀한 관찰과 특유의 묘사로 독특하면서도 어색하지 않게, 공감할 수 있게 표현하는 능력이 있으신 것 같아요. 문장 하나하나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상자 속에서 뭉개져 버린 달팽이에 대해 서술된 부분은 주인공에게 이입되어 긴장감 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복권에 당첨되면 아버지가 돌아올 것이라며 그것에 매달리는 할머니의 심정도 먹먹할 정도로 잘 느껴졌습니다. 다만 이 글을 통해 학우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급하게 마무리된 것 같은 결말도 아쉽고요. 이러한 부분들이 보완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든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처럼 인상 깊었습니다. 글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깔끔하게 읽을 수 있던 소설인 것 같습니다. 욕심을 부려 어색하거나 과한 문장이 없어 담백한 느낌마저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전개에서도 딱히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이름이 왜 오해, 인지 전혀 드러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을 보충해주신다면 제목과 내용이 잘 어울리는, 좋은 소설이 될 것 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소설 잘 읽었습니다! 학우님 특유의 문체와 묘사가 굉장히 돋보였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세한 묘사와 비유가 장면 장면을 꼼꼼히 채워준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그것이 장면 자체에만 그친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소설이 전체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사건과 사건을 연결해서 하나의 메세지를 강조하신다면 더욱 좋은 소설이 될 것 같습니다. 글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한 동네에 살다보면 주변이 많이 바뀌고, 또 곁에 있던 사람들이 떠나가게 된다는 것을 저 또한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학우님이 소설에 대해 소개하셨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에 대해 십분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오해'라는 주인공의 이름과 더불어 '오해하다'라는 제목은 소설과 들어맞지 않는 것 같아요. 오히려 학우님이 말하고자 하신 메시지에 초점을 맞춰 그에 대해 다양하게 집중적으로 서술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소설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주인공의 이름이 오해라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끝부분에 갈수록 소설의 힘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소설 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항상 함께 추억을 공유하던 사람들이 떠나가게 되면 그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곤 해서 내가 유독 예민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에 대한 답변을 찾은 것 같아 좋았습니다. 다만 소설의 주제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었습니다. 하고자 하는 바가 정확하지 않으니 주인공의 이름을 오해라고 설정한 것에 대한 의도가 잘 파악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오해라는 주인공의 이름과 소설 전체적인 문장이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결말이 급작스럽게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분량을 늘린다면 더 좋은 소설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학우님의 문장 분위기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럼에도, 소설 속 사건이 잘 표현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소설 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