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일이다
굴삭기와 지게차 시험을 끝내고 나니 피곤이 몰려온다
낮잠을 잤다
모처럼 안식을 취했다
오후 7시 !!
내일 아침 7시 까지 12시간이 남았다
그 시간까지 새로운 실험에 들어갔다
이름하여 "12시간의 기적"이다
내일 아침 까지 12시간 동안 4종목 시험 공부를 하기로 했다
일주일전에 불도저,기중기,롤러,로더 시험을 하루 공부하고 봐서 4전 전승을 한 기록을 세웠기에
이번에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천공기기능사,가스기능사,용접기능사,위험물기능사 등 4종목 공부에 돌입했다
2시간씩 나누어 기출문제 암기에 들어갔다
천공기는 기출문제가 인터넷에 거의 올라와 있지 않아 할 수 없이 책 한권을 샀다
나는 기능사 시험 볼때 책을 사는 법이 없는데 이번에 어쩔 수 없이 천공기기능사 책을 샀다
그나마 책을 사서 보니 공부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나머지 종목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기출문제를 보고 공부에 들어갔다
먼저 가스기능사 공부에 들어갔다
그런데 다른 시험과 달리 상식적으로 풀 문제들이 아니다
온통 화학반응과 분자식으로 이루어진 문제들이라 도무지 암기가 안된다
몇 달전에도 몇시간 공부해서 시험보려다 보기좋게 나가 떨어졌는데 정신 못 차리고 또 초치기에 들어간 것이다
밤 9시까지 가스기능사를 마치고 용접기능사 공부에 들어갔다
사실상 이번 시험 목표는 용접기능사에 있다
시골에서 꼭 필요한 자격증이기도 되고 용접기술도 꼭 배워보고 싶은 종목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기전과장이 이번에 일주일동안 용접기능사 공부에 들어갔다고 해서
나도 깜짝 공부로 용접기능사에 합격해서 놀래켜줄 심산이었다
2시간동안 용접기능사 공부를 끝내니 밤 11시다
피곤이 몰려와 위험물기능사는 내일 아침에 하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6월 18일 오늘 아침 6시 !!
화장실에 들어가 꼼짝않고 1시간 동안 위험물 기능사 공부를 했다
그런데 3과목 모두 만만찮게 어려운 과목이다
섣불리 벼락치기로 할 공부가 아니다
결국 위험물기능사는 포기하기로 하고 시험을 보러갔다
시험장소인 신성대학교 공학관 !!
첫시간은 천공기기능사다
책을 사서 미리 하룻동안 공부한 덕택에 별 어려움이 없이 문제를 풀어 나갔다
다음시간에 가스기능사를 봐야 하는데 공부를 많이 못했기 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
30분을 남겨놓고 답안을 제출했다
"축하 합니다 68.3점 입니다"
"앵? 80점이 아니고 ? "
자신있게 생각하고 답안을 제츨했는데 하마트면 불합격 할 뻔 했다
두번째 시간은 가스기능사다
받은 문제를 죽 훓어보니 불안감이 든다
문제분석과 상식으로 풀기는 너무 어려운 문제다
각종 화학반응과 분자식이 도무지 와닿지 않는다
에탄,메탄,부탄,프로판,수소,산소,염소,질소 등등 거의 비슷한 말들이 난무한다
아무리 요리조리 뜯어 맞춰도 대책이 없다
더 이상 시간 끄는게 의미가 없어 결국 돌을 던졌다
"불합격입니다 41.6 점 입니다"
최악의 점수였다
도통 찍기나 감이 통하지 않는 문제였기에 당연한 점수 이지만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셋째 시간은 용접기능사 시험이다
이번 종목은 반드시 건져야 한다
다자격자인 기전과장에게 보란듯이 보여주기도 하고 나도 용접기능사를 따서 알바라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가 난공불락이다
나름 문제분석과 유형분석을 통해 갖은 짱구를 다 굴려봐도 여의치 않다
차라리 다른 종목을 버리고 용접기능사만 봤어야 하는데 너무 욕심을 부렸다
다음 시간 종목인 위험물기능사 공부를 위해서는 일찍 시험장을 나와야 한다
언뜻 계산해 보니 커트라인 근처에 갈 것 같았다
"답안제출" 버튼을 눌렀다
"불합격입니다 56.6점 입니다"
아아 ~~~~~~
외마디 비명이 흘러 나왔다
2문제 부족이다.
조금만 더 참고 문제를 점검했어야 하는데 전혀 공부도 안한 위험물기능사 공부를 한답시고 일찍 퇴실을 한게 화근이었다
네번째 시간은 위험물 기능사다
이 종목은 볼것도 없다
한시간 남짓 밖에 공부 못했고 조금전 30분 일찍 나와 기출문제를 훓어본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역시 각종 원소기호와 위험물분류에 따른 문제인데 역부족이다
더 이상 시간을 끌어봐야 실익이 없다
더군다나 이 종목을 꼭 따야겠다는 의지도 없다
30분 일찍 퇴실하기로 했다
마우스를 눌렀다
"불합격입니다 48.3점 입니다"
참담한 점수가 나를 비웃고 있었다
오늘 4종목에 도전해서 3종목에 불합격했다
역대 최악의 전적이고 최저 점수다
첫시간 합격의 맛을 본 후 내리 세번 불합격의 쓴 맛을 봤다
마운드에 올라가 실컷 두들겨 맞은 야구투수 처럼 패장이 되어 마운드를 내려왔다
밤새 술먹고 연습도 안하고 마운드에 올라간 투수처럼 공부도 안하고 너무 욕심을 부린 대가가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진작에 용접기능사만 노렸으면 충분했는데 비슷한 종목을 몰아서 끼워넣기로 건져보려다 결국 다 망치고 말았다
부담없이 보러간 시험이지만 3연속 불합격을 하고 보니 괜히 부아가 치민다
내가 부린 욕심은 생각하지도 않고 반성없이 억을한 생각만 한다
이제 정신을 차려야 겠다
전기기사를 따야 하는데 엉뚱한 기능사 줏어 모으려다 그것도 못따고 전기기사만 포기한 꼴이 돼버렸다
8일동안 시험본 종목을 기록해 보았다
불도저,기중기,롤러,로더,지게차,굴삭기,천공기,가스,용접,위험물.......
총 10개 종목에 도전해서 6개 건지고 4종목은 탈락했다
기전과장이 바람을 잡는 바람에 너무 멀리 가 버렸다
이제 본업을 찾아 전기기사에 도전하려고 한다
"12시간의 기적"은 끝내 이루어 지지 않았다
이제 그만 먹자
"그간 너무 많이 먹었다 아이가 ...... "
첫댓글 합격도 많이 하셨구만. 할 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