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자뷔(Déjà Vu)
며칠 전 두 사위와 함께 식사를 나눈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둘째 사위에게 직장에서 은퇴는 몇 살에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사위가 근무하는 회사는 63세가 정년이 된다고 하길래 너무 이른 것 아니냐며 그러면 퇴직 후에 무엇 하려고 하였더니 바로 개인택시를 하겠다며 소상하게 계획까지 말하더군요,
이 이야기를 빙그레 웃음을 짓고 듣고 있던 큰 사위에게 자네는 무얼 할 거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트럭 운전하겠다고 으쓱대는 무게를 잡으며 말하였습니다.
저는 두 사위의 이야기를 들으며 ‘데자뷔’라는 단어가 떠 올랐습니다.
데자뷔는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프랑스어로 "이미 본” 이란 뜻으로 최초의 경험인데도 불구하고, 과거에 이와 같은 경험을 경험한 것 같은 착각을 일컫는 말입니다.
제가 군대를 제대하고 서울에 있는 둘째 형님댁에서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어린 두 조카가 있었는데 어느 여름의 한날 밖에서 참외 장사가 목청을 높이며 “참외 사려~~ 맛있는 참외 있어요!” 하면서 목청을 높여 팔고 있었습니다. 이 소리를 듣고 있던 4살짜리 조카가 3살 위인 형에게 “형! 나 이담에 크면 참외 장사할 거다~~”라며 자랑스레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7살 된 조카가 피식 웃으며 “야~~ 쩨쩨하게 참외 장사가 뭐냐? 난 수박 장사할 거다~~”하는데 옆에서 들으면서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지금도 그때 장면을 떠올리면 웃음이 나옵니다.
제 사위들은 야무지고 멋진 꿈을 갖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현실적이고 소박하기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어쩌면 저도 노년에 트럭 기사, 택시 기사 사위와 함께 지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기도하면서 사위들이 진솔하고 욕심 없는 모습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들에게 어른으로 물려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저들에게 믿음의 뿌리가 무엇이며 믿음의 증거가 무엇인지를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높든지 낮든지 오직 예수 안에서 화평과 기쁨을 누리며 만족하게 하는 그것이 바르게 사는 것임을 전해 주고 싶었습니다.
빌 4:11,12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