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음식 - 뭐가 하와이 음식인가?: 1) 전통음식
하와이 산지도 꽤 오래 되고, 요즘 한국에서 하와이를 찾는 사람도 많아지니 하와이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우선 하와이 음식은 무엇인가?
하와이 음식은 크게 두 개로 나누어 보아야 할 것이다. 하나는 전통 하와이 음식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 하와이 음식이다. 전통 하와이 음식은 하와이가 서구의 영향을 받기 전에 폴리네시아 문화권의 전통을 가지고 있었던때 먹던 음식들을 말하고, 현대 하와이 음식은 하와이가 서구의 영향을 받고 아시아로부터 많은 이민이 들어오면서 생겨난 특이한 음식 문화를 이야기 한다.
요것이 한국 토란
하와이 사람들의 주식인 타로는 하와이 사람들이 몸집이 커지게 된 주범으로 지목되곤 한다. 타로는 갈아서 물에 타먹고 튀겨먹고 구워먹고 다양하게 먹는데, 가장 좋아하는 방식은 갈아서 물에 타먹는거다. 포이(Poi)라고 부른다.
요것이 포이(Poi). 맛은 있다고도 할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포이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 하와이 음식은 하와이 관광객들이 루아우(lu'au)에 참석했을 때 맛볼 수 있다. 루아우는 하와이 말로 "만찬," 우리 식으로 말하면 "잔치" 정도의 뜻으로 쓰인다. 음식 벌려놓고 춤추고 노래하며 먹는 그런거다. 원래 만찬이라는 말은 파이나(pa'ina) 혹은 아하아이나('aha'aina)였는데 19세기 들어서 아하아이나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요리였던 루아우가 아하아이나라는 말을 대체했다고 한다. 루아우는 타로줄기와 코코넛밀크, 낙지 혹은 닭을 함께 구운 요리로 잔치상의 필수 음식인데, 이게 그냥 잔치를 뜻하는 말로 변했다고 한다.
하와이의 폴리네시안 컬쳐 센터에 방문하면 저녁 공연을 보기 전에 루아우에 참가하게 되는데, 여기서 제공되는 음식이 바로 하와이 전통음식들이다. 아니면 보통 여행을 왔을때 옵션으로 선택해서 가는 루아우가 바로 이러한 하와이 전통 만찬 혹은 우리식으로 쉽게 말하면 잔치에 참가하는거다. 루아우에 가면 커다란 오픈된 무대가 있는 식당에서 훌라춤과 하와이 전통 공연을 보면서 부페식 식사를 하게 된다. 옵션으로 참가할 경우 주로 코올리나(Ko Olina)에 있는 매리어트 리조트에 붙은 대형 공연 식당인 파라다이스 코브(Paradise Cove)라는 곳을 가게 된다. 여기는 호텔 콘시어지나 와이키키 길에 있는 아무 여행안내소에서도 셔틀을 포함해서 루아우를 판매하고 있으니 그렇게 개인적으로 알아봐서 가도 된다.
공연이 필요없이 그저 하와이 전통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하와이 대학 근처에 있는 윌로우스(The Willows,
http://www.willowshawaii.com/)에 가면 된다. 윌로우스는 평일에는 점심부페가 19.95불이고, 저녁은 주중 주말 구분없이 34.95불이다. 열살 미만 아이는 저녁이 17.50불이고, 65세 이상은 10프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선데이 브런치도 34.95불이다. 아무래도 가격이 비쌀때가 메뉴 구성도 좋다. 그리고 윌로우스가 다른 루아우보다 음식도 좀 더 낫다. 다른 루아우는 관광객 상대이고 주로 공연 위주로 진행되는 반면 윌로우스는 로컬들도 많이 가는 곳이다.
어쨌든 루아에 참가하면 우선 위에서 설명한 포이가 꼭 나온다. 포이가 없는 하와이 음식은 하와이 전통 음식이 당연히 아니다. 그리고 칼루아 픽(kalua pig)이 있다. 이건 이무(imu)라고 하는 땅에 구덩이를 파고 달구어진 화산석을 넣어 만든 오븐에 돼지 한마리를 넣고 바나나 잎을 덮어 구운 고기를 말한다.
이게 바로 이무. 뜨거운 돌로 하루종일 굽는다.
칼루아 픽. 접시에 나올때는 이렇게 잘게 찢어서 나온다.
그리고 라우라우(lau lau)가 있다. 라우라우는 돼지고기 혹은 생선을 타로 잎과 티 잎으로 싸서 찐 음식이다.
라우라우. 고기와 함께 저 안에 있는 타로 잎도 함께 먹는다.
티(ti)는 차(tea)가 아니라 ti라고 하는 하와이 식물로. 하와이 어디서나 길거리에 넘쳐나는 식물이다. 이 티로 하와이에서는 음식도 해먹고 하와이 꽃 목걸이 레이(lei)도 만들고, 치마도 만들고 두들겨서 옷감도 만들고 무궁무진하게 사용되는 식물이다.
이렇게 빨간 잎도 있고. 똑같이 생겼는데 완전히 초록색인 것도 있다.
티 잎으로 만든 레이. 나도 만들 줄 안다. ㅎ
이게 다 티 잎.
그리고 아마 나중에 서구와 만나고 아시아 이민이 들어온 후에 추가된 메뉴이겠지만, 토마토와 연어를 자그맣게 깍둑썰이하고 양파를 비롯한 각종 야채를 넣어 만든 일종의 샐러드인 로미 살몬(lomi salmon 혹은 lomi-lomi salmon)이 있다.
또한 아시아 사람들이 들어온 후 추가된 메뉴이면서 하와이 사람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각종 포키(Poke)가 있다. 포키는 우리 식으로 말하면 회무침인데, 주로 참치의 일종인 아히(ahi, 다른 이름으로는 yellow fin tuna)를 깎둑썰기 해서 양파를 비롯한 야채와 리무(limu)라고 하는 해초를 간장 베이스 소스로 살짝 버무려 양념한 음식이다. 하와이 사람들은 명절이 되면 꼭 이 포키를 먹는다(특히 새해). 포키는 종류가 무지 다양하다. 같은 참치 포키라고 해도 아주 매운 것부터 덜 매운것까지 그리고 리무가 들어간 것과 안들어간것 그리고 참치 부위별로 종류가 있다. 그 밖에 다른 해산물로도 포키를 만드는데, 문어 포키(taco poke), 홍합 포키(mussle poke) 등등 그 종류는 셀수 없다. 포키는 루아우에서만 먹을 수 있는게 아니라 하와이 곳곳에서 먹을 수 있는데, 특히 웬만한 하와이의 맥주집(bar)는 거의 하나도 빼놓지 않고 안주 메뉴에 이 포키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2편 현대 하와이 음식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어 보겠다.
요것이 아히 포키. 군침돈다.
위의 메뉴가 보통 루아우에 꼭 포함되어 있는 메뉴들이고, 입맛이 까다로운(이라고 쓰고 촌스럽다고 읽는다) 미국 사람들을 위해 미국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들(빵, 테리야키 치킨, 베이컨 등등)과 동양 관광객(이라고 쓰고 일본 관광객이라고 읽는다)들이 먹을 수 있는 다른 음식들 몇가지가 더 포함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통 하와이 디저트인 하우피아가 있다. 하우피아는 코코넛 밀크가 바탕이 된 하와이식 푸딩이라고 보면 된다.
이분이 하우피아
이 정도가 하와이 전통음식들이다. 물론 로미 살몬과 포키는 전통음식이라고 하기 어렵다. 하와이에서 연어가 왠말이며 회가 왠말이냐. 이건 당연히 모두 근대화 되면서 전통음식화된 하와이 음식이라고 보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맛은 어떨까.
포이는 말했다시피 맛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맛있다고 하기가 참 어려운 음식이다. 혹시 입맛에 맞는 사람도 분명히 있긴 할것이다.
칼루아 픽은 맛있다. 그런데 워낙 비싼 것이라 보통 부페 식당에 가면 많이 가져다 놓지 않고 인기가 많다. 내가 먹은 것이 칼루아 픽인지 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밖에 먹어보지 못할 것이다.
라우라우는 그나마 우리 입맛에 맞긴한데 보통 저걸 간장 국물에 찌거나 삶기 때문에 우리 입맛에 좀 짠 경향이 있다. 그래도 푹 삶아진 고기와 타로잎의 조화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
토마토도 맛있고 연어도 맛있고 양파도 맛있지만 로미 살몬도 맛있다고 보기 참 어렵다. 그냥 저 세가지가 섞인 맛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포키가 그래도 우리 입맛에는 젤 잘 맞는다. 이건 술안주로도 최고다.
결론적으로 전통 하와이 음식을 정말 꼭 먹어보고 싶다면 루아우도 참석하고 하와이 전통 식당도 가보기를 권하지만, 그렇게 모험적인 입맛이 아니라면 굳이 꼭 찾아서 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폴리네시안 컬쳐 센터에 갈 생각이라면 반드시 저녁 공연을 보아야 하고, 저녁 공연을 보려면 그 안에서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거기서 먹는 저녁으로 대충 이런게 하와이 음식이구나 하는 정도의 느낌만 갖는다면 크게 아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도 이러한 전통 음식들을 먹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식당 중에 인기가 많은 곳도 있다. 정말 여기 로컬들이 먹는 포이와 라우라우를 맛보고 싶다면, 헬레나스 카페(Helena's Cafe,
http://www.helenashawaiianfood.com/)를 가보자. 여기 로컬들도 찾기 어려운 곳에 있지만, 찾아간다면 가장 인기 많은 하와이 전통 음식점의 맛을 볼 수 있다.
여기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전통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칼루아 픽, 라우라우, 로미 살몬, 다 있다. 메뉴에 있는 Opihi는 하와이에서 나는 일종의 조개이다. 용감하게 여기까지 찾아갓다면 피피카울라(pipikaula) 갈비를 꼭 맞보자. 피피카울라는 하와이 말로 말리다는 뜻이라고 한다. 엘에이 갈비를 반나절 살짝 말린 다음에 양념을 해서 튀겨버린거다. 콜레스테롤 지방 이런거 잠깐만 생각 안하면 정말 맛있는 음식이 될 것이다.
아래 동영상 6:40초부터 보면 이 집이 나온다. 여행채널의 Man vs. Food란 프로그램이다.
2편 하와이 음식은 무엇인가? 에서는 현대 하와이 음식. 플레이트 런치와 스팸을 중심으로 하와이의 음식들을 소개해 보겠다.
첫댓글 [지금까지 소개되지 않은 강추 햄버거/로코모코 식당]
Hukilau Cafe
55-662 Wahinepee Street. Laie, HI 96762-2220
(808) 293-8616
크... 감사합니다!
로코분들은 포이를 좋아하시던데 전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더라구요..이 음식을 제외하곤 올려주신거 다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