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위반 범칙금
손 원
교통위반 범칙금도 준조세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조세는 일정한 요건에 해당되면 누구나 내야 하는 국민의 중요한 의무이다. 범칙금을 준조세라고 함은 어불성설이지만 그렇게 불러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차를 운전하는 사람치고 여태껏 교통위반을 하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또 여태껏 범칙금 한번 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의문을 갖는 자체가 어리석을 정도다. 운전자의 대부분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교통위반을 하였을 것이고 한번쯤은 범칙금도 납부 하였을 것이다. 이렇듯 국가나 공공기관에 납부하는 범칙금은 준조세라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조세납부는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에 우리는 기꺼이 내고 있다. 하지만 교통위반 범칙금을 조세처럼 기꺼이 납부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솔직히 말할 수 없는 불만을 품고 어쩔 수 없이 납부할 것이다. 즉 강제 납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잘못을 저지르면 응당 대가를 치루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쉽게 수긍이 가지 않은 것은 왜일까? 교통위반으로 감시카메라에 찍힐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지 자기 합리화를 한다. "분명히 황색신호에 진입했는데 신호가 짧아서, 제한 속도 표시가 없어서 "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며 억울해 한다.
나 역시도 그랬다. 세금이라면 당연한 걸로 여기지만 교통위반 범칙금은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다. 내지 않아도 될 것을 순간의 방심이나 실수로 인한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얼마 전 동내 슈퍼 앞에 잠깐 차를 세웠다. 전에도 그 자리에 몇 번 세워 두고 잠깐 볼일을 봤는데 문제가 없었다. 그날은 볼일을 보고 차를 타는 순간 정면에 감시카메라가 눈에 띄었다. 지나가던 사람이 얼마 전에 설치되었다고 했다. 20여분 지났으니 영락없이 찍혔구나 하고 기분이 상했다. 오늘도 구청에서 범칙금 통지서가 올려나 신경이 쓰인다. 과거에 보면 잊을만하면 범칙금 통지서가 왔다. 2주정도 지났는데 아직은 고지서가 오지 않아 운 좋게 그냥 넘어 가는가보다 하고 기대를 해 본다.
요즘은 일반도로에는 말할 것도 없고 주택가 이면도로에 까지 단속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서 여차하면 단속이 된다. 그래서 주차할 때에는 단속카메라가 있는지 세심하게 주위를 살펴보고 주차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도 양심의 가책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 분명 위법행위를 하고 있는데도 그렇다. 얼굴이 두꺼워서 일까? 생각해 보면 준법정신 결여인 것이다. 종래 그렇게 해 왔는데 이 정도쯤은 괜찮겠지?
자동차 홍수시대, 나 하나쯤이야, 종래에도 그렇게 해 왔는데 ...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있기에 사회는 아름답지 못한 것이 아닐까? 어떤 곳의 이면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화재발생 시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피해를 키우는 경우도 많다. 학교 주변 좁은 이면도로에 줄서 주차한 차량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주택가 도로에 밤새도록 새워 둔 대형화물차나 버스는 주민을 불편하게 한다. 희미한 가로등 아래 세워놓은 우람한 트럭은 텅 빈 건물 같기도 하여 으슥하기도 하다.
우리 아파트 앞이 그랬는데 얼마 전 노선버스가 다니고 부터 지금은 그곳에 주차를 하지 않는다. 버스에 장착된 감시카메라가 항상 찍고 있기 때문이란다. 감시카메라가 너무 많이 설치되어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불만도 있다. 감시카메라는 칼날의 양면과도 같다.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교통위반을 왜 감시카메라에 의존 해야만 되나? 도시에는 감시카메라가 너무 많다. 설치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법을 지키지 않은 자가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를 줄여보자는 것이다. 시민의 준법정신 해이가 빚어 낸 결과다. 그렇게라도 해서 법을 지키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난 여름날 친척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차를 가져 간적이 있었다. 그 아파트에 들어서자 모든 차량이 창문 쪽 또는 화단 쪽을 향해 전면으로 주차되어 있었다. 요즘 차량은 후방카메라도 있어서 후진주차가 편리해서 창이나 화단을 등지고 주차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그러기를 좋아한다. 그날 화단 쪽으로 전면주차를 해야겠기에 차간 가격도 좁고 해서 다소 불편했다. 후방주차의 유혹도 있었지만 차를 몇 번 움직여 어렵게 화단 쪽으로 전면주차를 했다. 주차를 하고 나서보니 화단 뒤로 창문을 열어 놓은 집도 더러 있었다. 그래서 주민 모두가 전면주차에 동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곳에는 감시카메라도 없었고 위반해도 범칙금도 없었다. 주민이 자율로 정한 규칙인데 모두가 동참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준법정신이 결여된 소수의 시민 때문에 다수의 시민이 불편을 겪게 된다면 이를 방지해야 함은 마땅하다. 선량하고 경우가 밝은 사람을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했다. 오늘 날 이렇게 불려 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흔치 않을 것이다. 불법주차, 신호위반, 무단횡단 등 기초질서 까지 결부시키면 법에서 자유로 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오늘 날 사회는 기초질서까지 완벽함을 요구할 수는 없다.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하루에도 몇 번 씩 범법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감시카메라를 난발하여 설치한다면 질서는 훨씬 잘 지켜질 것이지만 우리의 생활은 숨 막히는 생활이 될 것이다.
생활 질서는 준법정신에서 나온다. 질서는 모든 사람을 편하게 한다. 나의 조그마한 편의가 남을 불편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자문 해 본다. (2019. 11. 6)
첫댓글 저도 얼마전에 교통범칙금 낸 적 있습니다. 방금 새차를 샀다면 몰라도 차를 가진 모든 사람이 교통규칙 다 지킨 사람이 없을걸요. 범칙금을 떠나서 스스로 교통규칙과 주정차 예절을 지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좁은 주차공간, 그 공간을 넘어서는 차량의 증가. 불법이 아니고는 오갈데 없는 차량들이 많아지고 있다는데 정말 걱정이네요.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준법정신, 국민이면 누구나 지켜야할 도리 이지만 사실상 법을 다 지키며 살아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각종 세금과 공과금 고지서를 받으면 기분이 좋을 사람은 없지만, 그 중에도 교통범칙금이 나오면 자 잘못을 생각 하기전에 불평부터 터져 나오는게 모든이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운전을 할 때 주행보다는 항상 주차가 더 어려웠습니다. 주행할 때는 주행 속도보다 더 빨리 달린 기억은 잘 없고 비교적 교통법규를 잘 지키며 운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밀리는 도로에서 뒤를 이어물고 기어가듯 하던 네거리에서 황색 신호에 걸려 서있는데 갑자기 오토바이가 달려와 제 차를 받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황색 신호에서 도로 한 복판에 서 있었다는 이유로 제가 돈을 물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억울했지만 신호대기선을 지키지 못한 제가 부끄럽기도 한 사건이었습니다. 생활질서는 준법정신에서 나온다. 명심하겟습니다.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조심을 하여도 규정을 위반하여 법칙금을 넙부하게 됩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법 규정을 준수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돈을지불하면 아깝기도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요즘 '안전신문고'라는 앱이 있어서 주변에 위험한 곳이나 불법주차 상황이 있으면 바로 사진 찍어 보낸답니다. 범칙금이나 벌점 때문이 아니라 '사람'을 배려하는 운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