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도교와 불교에서 보는 여행의 목적
도교와 불교는 동양을 대표하는 윤리 사상입니다. 동양의 대표적인 이 사상들은 여행을 하나의 수행 과정으로 봤고 그래서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우선 도교에서 여행은 어떤 의미일까요? 도사님이란 말 들어봤나요? 그 도사님이 바로 도교에서 생겨난 개념입니다. 도사는 도교에서 추구하는 이상적인 인간, 즉 신선이 되기 위해 수련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도사는 아무나 될 수 없습니다. 교육과정이 필요하죠. 초급 교육과정을 마친 수행자가 중급 교육과정에 들어가면 ‘표주(漂周)’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것은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것을 말합니다. 불가에서는 ‘만행(萬行)’이라고 하는데, 현대의 ‘무전여행’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3년에서 5년 정도 무전여행을 하려면 스스로 살아남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기술 세 가지가 있는데, 의술과 점술, 학술입니다.
의술은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면서 내가 오늘 묵을 곳과 먹을 것을 해결할 수 있게 해주고, 점술은 누군가에게 미래를 얘기해주고 그 대가로 먹을 것과 잠잘 곳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학술은 누군가를 가르치면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고요. 물론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무술도 필요합니다. (불교 무술의 소림파, 도교 무술의 무당파 들어 보셨죠?) 그렇다면 도교에서 표주의 목적, 즉 여행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세상을 떠돌아다니면서 세상의 순리와 민심 등 모든 것을 느끼고 내가 과연 천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었을 겁니다.
불교도 도교와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불교에서는 기본적으로 여행이라 하면 구름과 물을 연상합니다. 구름은 떠다니고 물은 흐릅니다. 구름과 물처럼 정처 없이 흐르고 떠다니는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여행입니다. 불교에는 이런 말도 있습니다. “바랑이 무거우면 공부가 안된다.” 바랑은 스님들이 등 뒤에 메고 다니는 보따리를 말합니다. 바랑이 무겁다는 것은 육체적인 편안함을 추구한다는 의미일 겁니다.
도교와 불교의 여행을 통해 동양에서 추구한 여행의 형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고생스러움이 곧 공부다” 이렇게 봤습니다. 고생스러움이라는 과정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다른 말로 얘기하면 동양에서의 여행은 곧 수행이었습니다.
EBS. 지식탐험 링크. 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