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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다리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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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이야기 현대과학이 제시하는 21세기의 존재론(생성론에 의하면 존재라함은 시공간의 조건속에서 인과적 사건들의 연속적인 과정)
시냇물 추천 0 조회 110 22.09.26 06:5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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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2.09.27 04:36

    첫댓글 양파의 궤도/홍일표

    굶주려 죽은 허공이 알을 낳았다
    누구는 맵고 시린 눈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거기 누구 계세요?
    빈 집 앞에서 보낸 한 철이 있었다

    다만 깨어진 항아리와 벽돌 틈새로 들락거리던 바람의 흰 어깨
    아무것도 없는 것이 있는 곳
    허공의 껍질을 벗기며 중심을 향하던 손발이 길을 잃고 마는 곳

    여기가 어디지요?

    갑자기 사라진 어제가, 어제의 언약과 어제의 노래와 어제의 연금이
    낯설어지고
    그때 허공을 동그랗게 말아서 만든 눈알

    바라 볼수록 눈이 매운
    그리하여 슬쩍 시선을 피하기도 하는
    예언처럼 몸 없는 허공이 몸을 낳았다
    다시 한 겹 한 겹 공기의 살을 벗겨 내면서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까도 까도 양파라는 말, 삶이 그런지도 모른다. 결국 알맹이 하나 없는 껍질만 까다 보면 그 마지막까지도 다만 속껍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그리 서럽도록 맵다니. 과연 양파와 나는 같은 인생이다. 누군가가 나를 까면서 울겠지. 매워서 아주 매워서. 내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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