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눈이 많이 왔다는 것을 싱가포르에서 뉴스로 들었다. 117년 만의 11월 폭설이라..... 싱가포르는 우기이다.
싱가포르 가는 여행은 너무 순조로웠다. 25일 비행기 착륙을 기점으로 호텔 도착까지 1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Arrival 카드를 비행기에서 제공한 Kris 멤버 무료 와이파이를 통해 작성하고, 짐은 핸드케리를 해서, 가장 먼저 튀어 나가, 자동입국수속하고, 택시 타서 오차드로드 도착까지 물 흐르듯 부드럽게 이어졌다. James 형과 저녁 먹고, 혼자 오차드로드를 산책했다. 시계를 하나 사고 싶은데, 너무 비싸다. ROREX 차고 등산하는 은호님이 갑자기 생각났다. 마음 같아서는 보타닉 식물원까지 걷고 싶었으나, 이미 몸은 땀으로 젖기 시작해서 그만 호텔로 돌아간다.
이어진 서울 폭설로 인해, 돌아오는 비행기가 인천출발이 늦어져, 4시간 연착이라고 메세지가 뜬다. 목요일 일정 이후 하루 더 머물고, 금요일 오전 보타닉가든에서 조깅을 할까?, 싱가폴로 돌아온 Ranee를 만날까? Dezhan 또는 Chin 과 만나서 서로의 안부를 전할까 고민 했지만, 토요일 산행을 위해서 창이 공항으로 향한다. 동료들과 마라생선찜으로 저녁식사 후 시간이 남아서 일본 매니저인 Ryo 상과 공항가기 전 까지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생선을 좋아하지 않아서 인지 아니면 마라와 맥주가 뒤틀리게 섞여서인지, 속이 너무나 불편했다. 연착된 비행기는 다른 비행기 먼저 보내고 또 다시 2시간을 대기하여 새벽 3시가 조금 넘어서 출발했다. 불편한 속으로 기내식 거르고, 좋아하는 화이트와인 대신, 콜라만 마시고 잠들다 깨다를 반복하니, 어느덧 인천도착이다. 집에와서 여행 짐 풀고, 나른한 금요일을 보낸다.
오늘 오지버스는 13명 인원으로 정선으로 출발한다. 오랜만에 나오신 소백님, 그리고 겨울에는 에너지 방전의 위험으로 인해 머뭇거리시는 산정무한님의 용감한 참석으로 오지버스는 반가움과 정겨움으로 가득하다. 대간거사님의 빵과, 해피님의 호박떡 그리고 자연님의 옥수수와 커피로 조금 과한 새벽 식사를 한다. 이제 위가 조금 편해진듯, 먹어도 부대끼지는 않는다. 잠든다. 푸욱. 깊게. 푸~~욱.
진부역에서 상고대님과 조우하고,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장평으로 향한다. 주위 풍경은 하얀색으로 변했다. 제법 눈이 깊어 보인다. 오지팀원들은 스패치를 한다고 부산하다. 오지 공식 기상통보관인 산정무한님이, 하봉위로는 바람이 초속 15미터 부근으로,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이상임을 조심스레 통보 하신다. 11월의 눈산행이라, 10년 오지 경력에 11월에 눈산행을 했던적이 있었던가 되뇌어 보지만 언뜻 떠오르는 기억은 없으나, 가리왕산에서 반발입고 눈 맞은 기억은 오래전에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악수님 산행기로 드디어 찾았다. 반팔입은 무불.
때가 때인지라,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산속으로 뛰어든다. 지리한 콘크리트 임도를 걷고 또 걷는다. 얼음으로 인해 미끌거리는 콘크리트 구간이 끝나자, 드디어 부드러운 흙과 소나무 낙엽을 밟는다. 눈내린 초겨울 소나무 숲 아침 공기는 실로 상쾌하다. 찬바람이 살짝 불때면, 눈에 시원한 눈물이 맺힌다. 촉촉하다.
오늘은 오지버스에서 부터 계속 먹는다. 무불의 신메뉴 꼬치오뎅 (오늘도 반응이 좋다), 원더/다올 부부가 가져온 보쌈, 하늘비님의 쭈꾸미, 상고대님의 문어로, 막걸리, 마가목, 돌배주 등등, 하루종일 먹고 마신다.
우리가 가리왕을 선택한 이유는 연말에 송년회에 오실 손님들과 오지팀원들을 위한 준비를 위해서이다. 아직 불편한 새끼 손가락으로 열심히 작업했다.
하산길은 안전을 위해 올랐던 길로 다시 돌아 내려온다. 습기 많은 눈과 낙엽으로 상당히 미끄러운 하산길이었지만, 모두들 무사히 하이파이브 하고, 진부로 향한다. 목욕하고, 지글 지글 삼겹살에 더덕주와 함께 외쳐본다. 오지를 ~~~ 위하여.
영희언니 쾌차하시어 사진찍으러 오셔요. 사진찍는게 제일 힘들어요. TT.
첫댓글 무불님의 산행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산행 가고자 매주 해외출장을 마치고 어김없이 산행에 참여하고 있으시니
하늘재님 송년회에서 뵙겠습니다.
가리왕산은 눈도 조망도 시원찮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