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아시아에서 가장 라틴적인 민족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포르투갈은 남유럽에서 가장 덜 라틴적인 나라지요. 그래서 유럽의 서쪽 끝과 아시아의 동쪽 끝에 있으면서도 정서가 많이 통하는 것 같아요. 제노래가 한국에서 사랑을 받는다고 하니까 뿌듯합니다."
한국판 베스트앨범 출시에 맞춰 내한한 파두(Pado) 가수 베빈다(41)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재즈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파두는 유럽에서도 널리 유행하지 않고 있는 포르투갈 전통가요. 그러나 이 음악이 최근 몇년 사이 국내 TV 드라마와 CF의 배경음악으로 애용되면서 뜻하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베빈다는 파두 한국 수출의 일등공신으로 대표곡 'Amadeu'와 'O Jardim(정원)'은 각각 KBS 드라마 <고독>과 SBS 드라마 <파도>에 쓰였고 'Ter Outra Vez 20 Anoz(다시 20살이 된다면)'는 휴대폰 광고에, 'Maria Vergonha'는 아이스크림 광고에 등장했다.
베빈다는 한국 가요를 포르투갈에 수입한 주역이기도 하다. 그는 99년 양희은의 노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Ja esta(이젠 됐어요)'란 제목으로 리메이크해 발표했다.
"3년 전 한국을 방문하기 직전에 회사 사장님이 여러 한국 노래를 들려줬어요. 그 가운데 이 노래가 가장 감동적이었고 멜로디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애잔한 분위기가 파두와 꼭 닮았어요."
포르투갈에서 태어난 베빈다는 두 살 되던 해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이주해 어릴 때부터 샹송 가수로 대성할 자질을 보였다. 그러나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포르투갈어를 배운 뒤 30살 때 파두 가수로 전환했다.
94년 솔로앨범 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96년 와 97년 를 잇따라 빅히트시켜 최고의 파디스트로 떠올랐다.
감미로우면서도 호소력 있는 음색을 지닌 그는 정통 파두의 멜로디에 탱고나 보사노바 리듬과 클래식 악기 등을 접목시켜 '파두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받고 있다. 이번에 발매된 베스트 앨범 「Em caminho(길 위에서)」는 한국인들의 귀에 익은 노래를 중심으로 대표곡 15곡을 담았다.
"불어로 노래하다가 제 뿌리를 찾고 싶어 포르투갈어를 본격적으로 배웠지요. 어릴 때부터 집에서 포르투갈어를 쓰기는 했지만 그때는 단순한 표현 위주였거든요. 대학에 가서야 문학적 표현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어머니가 노랫말을 많이 써주시지요. 마음 속에 담아둔 말을 가사로 대신하는 것 같아요."
"지난 월드컵 때 한국 때문에 포르투갈의 결선 토너먼트 진출이 좌절돼 서운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무척 안타까웠지만 나는 여전히 피구(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의 스타)를 사랑한다"고 대답했다.
23일 서울에 도착한 베빈다는 KBS 1TV <열린 음악회>, KBS 2FM <유열의 음악앨범>,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 등에 출연했으며 28일 이한할 예정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