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막 까페 활동을 시작해 보려는 한 사람 입니다.
이번년도 초에 약3년에 걸친 어학연수를 마치고 귀국했고, 현재는 관련학과 4학년
재학중 입니다.
어렸을 적 부터 항상 방송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대학생이 되고서 학교 방송국원으로 잠시 활동 했었고,
존경했던 선배의 방송제 라디오 드라마 준비를 도우며 일주일을
꼬박 잠도 못자면서 열정을 불태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해 방학, 집에서 설날 특집 앙코르 드라마를 보고
학교 방송국에 사직서, 냈습니다.
그 선배 절 잡아먹을 듯이 부려먹었는데, 알고보니
그 방송제 라디오 드라마를 주인공 이름까지 아주 비슷하게 표절하셨더군요.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어학연수라는 경험을 쌓았습니다.
계획했던것 보다 오래 머물게 되었네요.
좋은 기회를 얻어서 그곳의 라디오 방송국에서도 약 6개월정도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회사가 지역을 옮기면서 아쉽게 그만두었고요.
한국 들어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지방 ()사 라디오 소프로그램 원고를 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글을 남기고자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아는분 소개로 시작한 자칭^^; 작가 일이었습니다.
원고료는 1회분당 3만원 받기로 시작했고요.
워낙 좋아하는 일이고 해서
일주일 내내 그 하루 단 10분도 안되는 방송 멘트를 쓰고자
온갖 에너지를 쏟아 부었습니다.
이메일로 원고를 보냈고, 평도 좋았습니다.
소개해주신 분이 아나운싱 하셨는데 저를 좋게 평해 주신다는 고마운 말도 들었습니다.
계속해서 지금처럼 열심히 해주시라는 메일도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한 3개월지나서 4월초에 방송개편이 있다고 메인 아나운서께서 직접 전화를 하셨더라고요.
지방 라디오 방송국 아나운서 분들이 다 그런것은 아닐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정말이지 별로였던 첫! 통화였습니다. 다짜고짜 농담이라고는 하는데, 정말 경망스럽더군요.
"왜 이렇게 전화연결이 안되요??우리 작가 전화 일부러 피하나??" 피하는거예요?도 아니고, 피하세요? 도 아니고..참..
본론은
개편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동안 원고를 너무 잘 써주셔서 감사하고 고맙다.
(짱피디)씨를 놓치기도 아깝고 해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그 프로를 유지하고 싶은데
회의 시간에 문제가 하나 불거겼다.
그동안은 원고를 쓰고 방송국에 나와서 녹음까지를 하는
리포터.들이 3만원을 받아갔는데
(짱피디)씨는 원고만 쓰고 이메일만 보내는데 3만원을 받는다는것에 대해서
형평성에 어긋나다는 상부의 지적이 있었다.
그래도 당신이 잘 해주고 하니까 우리가 당신을 배려해서
최대한 생각한 끝에 좋은 구상을 하나 했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그램 원고를 쓰는것과 동시에(원래 3만원받고 했던일)
외국생활 경험이 있어 영어를 잘 한다고 하니,팝송 코너를 하나 개편때 집어넣기로 하자.
주5일 매일 방송에 하루 5분 분량으로 해서
팝송 선곡을 하고 그 팝송 가사중에 자주쓰이는 생활영어나,
혹은 알아두면 좋을 영어 표현이 있다면 그걸 한국어로 번역해서
청취자들에게 잘 설명해주고 노래를 틀자,
물론 5분 방송이니까 노래 3-4분 들어가면 멘트 분량은 1분 안팎이니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곡 소개 하고 가사 한줄 번역해 주면 된다.
그렇게 준비해 와서 하루만에 5일치를 직접 녹음 하면 된다.
물론 멘트 부분은1분이니 5일치 녹음시간을 다 합해도 10분이 안될것이다.
그렇게 해서 3만원을 그대로 주겠다.
정말 화가 났습니다.
열심히 했고,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칭찬해주니 고마웠고,더 잘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주말에, 물론 많은 분량의 멘트는 아니었지만,
시사관련이었고해서, 한시도 긴장 늦추지 않고 그렇게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고맙게도, 잘 해줘서 고맙단 얘기도 들었는데,
그렇게 해서 저에게 제시한다는것이,
제가 잘 해줘서 프로그램 버리기 아까워서 절 너무나 배려해서 결정했다는것이
저딴 노동 착취란 말입니까?
3만원 받자고 제가 생떼라도 썼습니까?
전 이력서 보냈고. 간단히 인사말 첨부해서 일하고자 했었으며
결국 그쪽에서 3만원주겠다고 했고 저보고 일 하라고, 해도 좋다고 해서
그래서 10회분량 원고 열심히 써서 보냈습니다.
여기에 개편회의가 어쩌고,
형평성이 어쩌고, 이제와서 상부지시가 어쩌고..
제가 알 문제라도 됩니까?
그럼 정당성에 있어서 옳은 처사였는지 메일에 써서 보냈긴 했습니다만...
아쉬운건 저였으니까..
방송일 하고픈건 저니까..
그런데....
자존심을 버리고 싶진 않았습니다.
성격상 한가지를 하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특히 방송에 있어서는
3분 분량이던, 3초 분량이던 준비하는데 내가 들이는 노력은 같을 것이다. 라고 설명하고
속상하다고 얘기했습니다.
하는 일은 늘어나고 돈은 똑같이 받는다고 하니
그렇게 생각하는거 이해는 한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심각히 생각말고,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못하겠냐며
협상말고 그냥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하랍니다.
그래서..
2틀 고민하고 엄마랑 얘기하면서 속상하다고 엉엉 울고
못하겠다고 메일 보냈습니다.
아나운서한테 전화받은거니까 메인 작가한테 메일 보내면서
자초지종 통화내용 설명하고
네 혹은 아니오로 답하라고 하셨으니
정말 속상하지만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전화왔습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것 같답니다.
제가 이틀내내 고민하고 눈 퉁퉁 붓고
3시간동안 메일 써서 보낸거 헛일 된거 같아서 기분 안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이란 듯 묻더군요..
"정말.. 그래서.. 못.. 하신..다는거죠??"
화가 났습니다.
간절히 원하는데.. 그 마음 이용하는것 같아 속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겉으로 튀어나온말은 고작
"네.. 너무 속상해요.그런데.. 못 하겠습니다. "
하고 전화 끊고 또 울었습니다.
제가 오바인겁니까?
--
후에 그 아나운서한테 메일이 왔더군요.
제가 메인작가한테 써서 보낸 메일 전문을
부분부분 잘라서 괄호안에 넣어서
밑에다가 그에 대한 변명을 써 넣어서요.
방송국 분들은 이메일 공유하시나 봐요^^;;
(제가 보낸 메일 내용 중 일부분)
---> 그때 이렇게 얘기한건 장난이었다. 등등등등
이런메일 오가는 것이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블라블라...
유쾌할 건 또 뭐구 불쾌할 건 또 무엇입니까?
원하시는 방송일 꼭 하시길 바란답니다.
그래서 이름 널리 떨치시길 바란다고 답장 드렸습니다.
여러분.
한달이 지난 지금도 생각하면
이런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저, 좀 위로 받아야 하지 않겠어요??
첫댓글 잘하셨어요~ 우린 아직 젊기에~ ^ㅡ^ 큰 걸 얻으려면 작은 건 버려야죠 그런 일에 마음 두지 마시고 더 큰 물 때를 노리자구요~ 화이팅!!!!!!!!!!!!!!!!!!
소프로라고 해서 Cow program 인줄 알았어요 ;;; 때가 때인지라..
서로 상황이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은 당사자들끼리 대화해서 그런거 같은데.. 힘내세요~ 일하다보면 그런 일이 많답니다~
일단 안하시기로 한 것이니 어쩔 수 없고요. 다음 번에는 좀 더 높은 대우와 멋진 글이 어우러지겠죠 ^^
참 맘 상했을것 같네요. 하지만 방송국은 참 좁은 동네고 또한 작가를 하시든 피디를 하시든 언론계에 몸 담으시든 작은 일도 경험이 되셨을 거라 생각되요. 저도 일하면서 욱할 때도 많지만 가끔은 이게 훗날 밥벌이에 도움이 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일합니다. 우리 피디가 그러더군요. 작가라는 직업이 처음에 박봉인 이유가 경험과 배움의 대가를 치르는 거라고. 힘냅시다~ 어떤 일에 몸 담고 있게 되든 간에 결국 모든 일이 도움이 되더군요~! 아자.
정말 맘 상했겠다. 읽는 저도 막 화나는데요? 학생이라고 조금 무시하고, 이용하려 했던 것 같아요..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구요. 원래 방송사측에선 간다는 사람 안 잡고, 온다는 사람 안 막진..않고 조금 막죠?(크헉!) 무튼, 정말 뛰어난 능력자 아니고선 저렇게 굽히지 않는데, 글쓰신 분의 능력을 인정하셨다는 의미잖아요! 좋게 생각하고, 나중을 위해 열심히 하세요! 아자!
여러말씀들 감사해요^^.. 역시.. 제가. 오바스런면이.. 없진 않나봐요.. 그런데. 정말. 전 심각했었어요. 너무. 감성적인가요? 이러면. 큰사람 못되는거 아냐??ㅋㅋ^^;; 노력해 보려고요. 그리고 자존심은 지키려고요. 아직 젊으니까.. 그리고. 난 소중하니까.. 하지만. 내가 높은 위치에 서게 된다면, 이런식으로 부당하게 초보들을 대우하진 않을거예요. 물들지 않을거예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