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아드보카트 감독을 끊임없이 망설이게 하는가.
아드보카트 감독이 피말리는 주전경쟁을 예고한 한두 포지션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최근 막바지 LA 전훈에 돌입하면서 조만간 베스트 멤버를 구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두 포지션의 선수들은 끝까지 경쟁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그의 머리 속에는 이미 모든 구상이 끝났을 지도 모른다. 그저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투쟁심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한 단순 자극성 발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대표팀의 베스트 11 중에는 해당 선수들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포지션도 분명 존재한다. 과연 아드보카트 감독이 여태 저울질하고 있는 그 포지션은 어디일까.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29ㆍ수원)과 이 호(22ㆍ울산)가 혼전을 벌이고 있다. 사실 이 호가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을 때만 해도 모두가 그저 부상중인 김남일의 대체요원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싸움이 의외로 막상막하다. 활동 반경과 강한 압박, 체력은 이 호가 원조 '진공청소기' 김남일을 앞지른 형국. 물론 김남일의 자로 잰듯한 킬패스와 경기운영 능력, 국제 경험에선 이 호가 힘에 부친다. 한데 둘다 살아남는 새로운 가능성을 점쳐볼 수도 있다. 김남일-이 호가 지난 미국전에 이어 이번 LA 갤럭시전에도 동시 출전하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새우는 '더블 보란치' 형태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앙 수비수
아드보카트 감독은 포백의 성공에 명운을 걸고 있다. 포백의 양 사이드는 어느 정도 주인이 가려졌다. 그러나 2명의 중앙수비수 중 하나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35세의 최진철(전북)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비진을 이끌 맏형으로서 이미 낙점을 받았다. 나머지 한 자리는 김상식 유경렬 김진규 김영철이 넘보고 있다. 현재까지의 출전시간 등으로 미루어 봤을 땐 김상식 유경렬에게 가능성이 쏠리지만, 9일(한국시간) LA 갤럭시전에 선발 출전하는 김진규가 의외의 활약을 보일 경우 전세의 역전은 충분하다. 지난 미국과의 연습경기에서 캐넌중거리포를 터트리며 아드보카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