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식업계 거물 14명이 지난해 11월 한국으로 몰려왔다.
매년 일본으로 향하던 그들이 한국의 식당 서비스, 식자재 관리 방식을 견학하기 위해 방향을 바꾼 것이다.
그들 중에는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 체인점 마리쿵젠의 샤오서우젠 회장도 포함돼 있다.
중국에 110개 매장과 직원 8000명을 거느린 식품 체인 회사다.
중국 음식 문화의 다양함과 깊이는 압도적이다.
'하늘과 물속에서 움직이는 것 중엔 비행기와 잠수함 빼고 다 먹고
땅위에 네발로 서 있는 것 중엔 탁자 빼고 다 먹는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음식점 체인화 사업이 늦었던 탓에 외식업계 CEO들은 1년에 10차례 정도 일본 외식업을 견학해왔다.
그들이 지난해 11월 처음 한국으로 방향을 바꿔 한국외식산업협회, BBQ, 놀부보쌈, 치킨대학,
남다른감자탕 등을
둘러 보고 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4년 10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에 '한국 식품 전용관'을 개설했고,
지난해 5월에는 알리바바의 소비자 대상 쇼핑몰인 팀몰에 한국 상품 전용관을 오픈했다.
이런 중국 시장 개척 노력과 한류 드라마 열풍이 누적된 결과라 할 만하다.
한국에서 그들은 한국 음식 문화가 중국에 더 가깝고
식자재 품질.위생 관리도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중국은 올해 3월 외식업계 CEO들을 다시 모아 6박7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기로 했다.
올해에는 보성.여수 등지의 녹차밭이나 굴.조개.꼬막 산지도 둘러볼 예정이다.
이들의 산업시찰은 자연스럽게 식자재.주방용품 조달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느 중국 식당 체인점은 일본 간장 공장을 방문한 뒤
그들이 사용하는 모든 간장을 일본제품으로 교체한 사례도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달 20일 공식 발효됐다.
우리 농수축산물에 큰 위협이 될 것이란 걱정이 지배적이지만
품질과 위생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농산물 수출액은 2014년에 비해 1.2% 줄었지만
중국에 대한 수출액은 7% 정도 늘어났다.
차별된 품질과 위생.서비스로 중국 외식 업계와 연결 고리를 만든다면
우리 농수축산품 수출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최경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