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편 ] <거짓말의 법칙> 6.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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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야호♬ (lil_ili@hanmail.net)

친정 ★ 야호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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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법칙>

법칙 6. ‘독고산하’라는 이름의 지옥.

“……야, 야!”

“쓰읍!”

귓가를 윙윙거리며 들리는 소리에 희미하게 두 눈을 뜨자 내 앞에 서있는 누군가의 발이 보였다. 그제야 내가 깜빡 졸았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들었다.

습관적으로 입가를 손등으로 닦으며 고개를 들자 앞에 서있는 것은 한심하단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는 독고산하였다.

아, 촬영 끝나는 거 기다린다는 게 그만…….

“촬영은 끝났어요?”

“어, 따라와.”

어딜?

의아한 표정으로 독고산하를 쳐다보자 독고산하가 ‘얼씨구?’하는 표정으로 손을 들어 세트장 문을 가리켰다.

다솔이가 서류를 한뭉치 든 채 나와 독고산하가 서있는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 대기실로 가려는거구나.

엉거주춤 손을 들어 다솔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더니 다솔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해주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자 ‘뚜두둑’하고 뼈 맞추는 소리가 났다.

“누가 보면 할머닌 줄 알겠어? 틈만나면 졸고 뼈에서 소리 나고.”

“에? 아니에요. 이건 뭐 그냥……아무튼 저 그렇게 안 늙었어요.”

“원래 할머니들도 마음은 이팔청춘이야.”

얄미운 새끼.

독고산하가 피식 웃더니 한 손에 대본을 든 채 먼저 몸을 돌려 세트장 밖으로 벗어났다. 뻐근한 어깨를 주물럭거리며

그를 따라 세트장 밖으로 벗어나기 위해 걸음을 옮기자 뒤에서 ‘누구야?’하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긴 누구야, 독고산하 심부름꾼이지.

독고산하와 함께 이동하는 날 꽤나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심부름꾼이 되어버린

내 운명이 불쌍해서 입을 뚱하게 내밀었다.

“근데 심부름꾼이면 뭐해요? 커피 심부름?”

“설마. 고작 그런 일 시키자고 내가 심부름꾼을 시켰겠어? 커피 정도는 나도 탈 수 있어.”

“아, 하긴. 어제 타주신 커피 맛있었어요.”

“일회용이잖아.”

“아무튼요.”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도중 독고산하에게 커피 맛있었다고 말했더니 독고산하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딱 보니 ‘그렇게 입이 저렴해?’하는 듯한 눈치였다.

아니, 일회용 커피가 어때서? 그것도 까다롭다구. 물 양을 잘못 맞추면 싱거나 쓰단 말야. 지금 무시한거야? 앙?

독고산하의 표정에 툭 내뱉듯 답해줬더니 녀석은 피식 웃으며 대기실 문을 닫았다.

“아, 종이랑 펜이 없네. 가지고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대기실 문을 닫고 돌아서던 독고산하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느닷없이 종이와 펜을 찾더니 다시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뜬금없이 웬 종이와 펜?

독고산하에게 ‘그게 왜요?’하고 물어보려고 했으나 이미 녀석은 대기실 밖으로 나간 후였다.

“야, 근데 너 쟤한테 무슨 도움 받으려고 온 거야? 저 싸가지 없는 놈이 잘도 도와주디?”

나와 독고산하보다 먼저 대기실에 들어와 넘겨받은 코디 자료를 챙기던 다솔이가 슬쩍 다가와 물었다.

아, 그러고보니 다솔이한텐 독고산하 도움 받을 것이 있다고만 말해뒀었지.

아주 잠깐 다솔이에게 모두 말해야 하나 망설였지만 이미 제의를 받아들인 이상 말해야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차피 심부름꾼이 된 이상 독고산하와 자주 만나게 될 텐데 그때마다 다솔이를 속일 수도 없고 말이다.

“사실은……”

다솔이 눈치를 살짝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더니 이야기를 듣는 다솔이 표정이 점점 험악하게 구겨졌다.

결국 마지막 ‘심부름꾼’이 됐다는 부분에서 다솔이는 뒷목을 붙잡고야 말았다.

“야! 이 멍청아! 그런 제의를 받아들였어? 제가 얼마나 널 부려먹겠어! 너 제정신이 아니지?”

“제정신이야. 그래도 어떻게 해? 유진태 감독이 정말 그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어하는데. 그냥 영화하는 동안 고생하는 셈치고

심부름꾼하지 뭐. 아무리 독고산하가 싸가지 없다고해도 심한 일이야 시키겠어? 그냥 물 떠오는 정도겠지 뭐.”

“야, 아무리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그새끼가 싸가지 없이 굴면 나도 싸가지 없이 굴면 돼. 그리고 어차피 걔 꼬셔야하는데 심부름꾼 됐으니까

붙어다닐 기회도 많잖아? 잘 됐어.”

“난 별로 탐탁지 않다.”

“나라고 좋아서 하겠어?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 거 열심히 해야지. 뭐, 그 새끼가 짜증나게 굴면 너랑 같이 집에서 욕하고…….”

독고산하의 성격이 어떤지 아직 완전하게 겪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으나 대충 겪어본 바로는 꽤나 싸가지가 없어보였다.

고로 심부름꾼으로 일하다보면 어쩐지 많이 욕하게 될 것 같아 다솔이에게 미리 얘기를 해두려는데

맞은 편에서 이야기를 듣던 다솔이의 표정이 점점 안좋아진다 싶더니 기어코 손을 뻗어 내 입을 막았다.

깜짝 놀라 다솔이 손을 떼려고 하자 다솔이가 턱짓으로 내 뒤를 가리켰다.

“으읍?”

다솔이에게 입이 막힌 채 슬쩍 고개를 들어 뒤를 힐끔 쳐다보자 종이와 펜을 손에 든 독고산하가 삐딱한 자세로 팔짱을 낀 채

날 쳐다보고 있었다.

헉!

“어, 언제 왔어요?”

“니가 ‘그 새끼가 짜증나게 굴면’을 말할 때부터.”

“아, 아니 그러니까 그게요……”

“좋네. 민초하 촬영 감독님 덕에 나 장수하겠는데? 욕 많이 먹어서 말야. 앞으로 나 욕할 일 많을거야. 각오해.”

아, 정말 쉬발이다. 각오하라는 독고산하의 말이 마치 ‘넌 지옥행이야’라고 말하는 염라대왕의 목소리처럼 귓가에서 울렸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독고산하를 꼬셔야한다는 내 말은 듣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좋아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모르겠으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독고산하가 내 맞은 편으로 다가와 앉았다.

다솔이는 독고산하가 옆으로 오자 살짝 표정을 구기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금 독고산하의 코디 자료가 있는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다솔아, 날 버리지마! 하고 애절하게 다솔이를 쳐다보았으나 녀석은 이미 날 쌩깐지 오래였다. 이씨.

“어쨌든 이것도 계약은 계약이니까 확실히 해두자는 의미에서 계약서를 써야할 것 같아서 말야. 괜찮지?”

“네? 계약서요?”

“응. 만약에 내가 너랑 그 배우를 만나게 해줬는데 니가 그 뒤로 심부름꾼 일을 안하고 쌩까면 큰일이잖아.”

“저 그렇게 막돼먹은 녀석 아닌데요.”

“사람 일이라는 건 모르는거야. 원래 사기도 사기 안 칠 것처럼 생긴 사람들이 잘 쳐.”

독고산하는 그렇게 말하더니 종이와 펜을 내 쪽으로 쓱 내밀었다.

어쩌라고?

의아한 표정으로 독고산하를 쳐다보았더니 녀석은 싱긋 웃으며 날 향해 말했다.

“받아 적어. 내가 적을 순 없잖아. 한글은 쓸 줄 알지?”

“저 초딩 때 받아쓰기 구십점 아래로 내려가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나참, 아 불러요 불러. 사람을 뭘로 보고…….”

입을 삐죽 내밀며 펜을 쥔 순간 ‘낚였다’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어차피 독고산하가 적을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저 펜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주 깜짝 놀랄 정도로 예쁜 글씨로 써주마.

니도 각오 단단히 해라, 독고산하.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세상에서 제일 예쁜 글씨를 보여주마.

아, 내 글씨에 반하면 큰 일인데.

“첫번째.”

“처엇버언째에.”

독고산하가 부르는 것을 따라 말하며 천천히 글씨를 적어내려갔다. 한 손으로 턱을 받친 채 내가 글쓰는 것을 보던 독고산하가

피식 웃었다.

뭐야, 왜 웃어? 내 글씨가 얼마나 아름다운데! 이게 웃기냐? 웃겨?

“독고산하는 민초하가 배우 캐스팅을 위해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준다.”

“오케이.”

“두번째.”

“으흠.”

“민초하는 영화 작업 동안 독고산하의 심부름꾼으로 호출시 바로 응답할 것.”

“오케이. 근데 심부름꾼이면 대충 뭘 해요?”

“지금 말 하려고 했어.”

아, 예. 어련하시겠어요.

글씨를 쓰다말고 독고산하를 쳐다보자 녀석은 ‘뭘 봐?’하는 시선으로 날 쳐다보며 턱짓으로 종이를 가리켰다.

자기 쳐다보지 말고 글씨나 잘쓰라는 제스쳐였다.

니가 그렇게 말 안해도 나 글씨 잘쓰고 있거든? 입을 삐죽 내밀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독고산하가 피식 웃으며 한 손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정말 인정하긴 싫지만, 길게 뻗은 손가락마저도

연예인다웠다.

“민초하가 해야할 일들은 독고산하의 매니저 일로 모닝콜을 하거나 호출하면 픽업하러 오는 것 그리고 영화 작업 동안

시나리오 회의를 같이 해주는 것 등등이다.”

“등등이요? 그럼 또 있어요?”

“매니저가 하는 일 거의 다 해야 돼. 근데 지금 생각이 안나서. 등등으로 적어놔.”

“독고산하씨 매니저 있잖아요? 그걸 왜 제가 거의 다 해요?”

내 말에 독고산하가 ‘흐음’하고 살짝 뜸을 들이더니 이내 종이를 자신의 쪽으로 가져갔다.

뭐야? 왜 대답 안해?

의아한 표정으로 독고산하를 쳐다보자 녀석은 내가 쥐고 있던 펜도 가져가더니 계약서 아래에 싸인을 했다.

저거 잘라서 팔면 독고산하 팬들이 비싼 돈 주고 살 텐데.

아쉬운 마음에 입맛을 쩝쩝 다시며 쳐다보자 독고산하가 다시 종이와 펜을 내 쪽으로 건넸다.

“너도 싸인해. 그래야 계약 성립이지.”

“알았어요. 근데 매니저 일을 왜 제가 거의 다 하냐니까요?”

“내가 속해있는 소속사가 덩치가 커져서 관리해야 할 연예인이 많아졌거든. 그래서 내 매니저가 일이 부쩍 늘었어.

어지간한 녀석들은 일을 믿고 맡기기가 좀 그래서 경력도 있고 하니까 난 새로운 매니저 없이 일 하겠다고 했거든.

근데 생각보다 일이 좀 많더라고. 어차피 영화 일만 할 테니까 그렇게 바쁘진 않을 거야. 니가 좀 도와.”

뭐임?

그러니까 원래 있던 매니저가 바빠져서 새로운 매니저를 믿고 일을 해야 할 상황인데 그렇게 믿음직스러운 녀석들이 없어서

자기 혼자 일을 하겠다고 했다는 거임? 그런데 막상 혼자 하려니 힘들어서 나한테 좀 도우라는 거임?

“그거 진짜 성격 이상하네요. 저보다 새 매니가 일을 더 잘할 텐데.”

“난 원래 사람 잘 안 믿거든.”

“그럼 전 믿으세요?”

의아한 표정으로 독고산하를 쳐다보자 독고산하가 피식 웃었다.

녀석은 긴 손가락으로 계약서를 톡톡 두드리며 ‘싸인해’하고 말했다. 믿는다 안믿는다 대답을 안해주는 독고산하의 태도에

그럼 그렇지 하고 투덜거리며 고개를 숙여 싸인하려는 찰나 독고산하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들려왔다.

“넌 촬영 감독이잖아.”

“에?”

재빠르게 이름 석자 적은 다음 고개를 들자 독고산하가 날 쳐다보고 있었다. 순간 녀석과 두 눈이 마주쳐 깜짝 놀랐는데,

기다렸다는 듯 녀석이 말을 내뱉었다.

“원래 촬영하는 사람들은 남을 못 속여.”

“소, 속일 수도 있잖아요. 아니, 뭐 그렇다고 해서 제가 독고산하씨를 속인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쭈뼛거리며 독고산하 말에 토를 달았더니 독고산하가 피식 웃으며 내 손에 들려있던 계약서를 가져갔다.

계약서를 반으로 접어 주머니에 넣으며 독고산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내 녀석은 살짝 두 눈을 내리깐 채 날 쳐다보며 말했다.

“카메라 잡는 사람이 남 속이면서 촬영하면 그것만큼 못난 화면도 없어. 그리고 넌 남 속일만한 그릇도 안되는 것 같고.”

“에? 그거 칭찬이죠?”

“어떤 의미로는. 난 이만 다음 스케줄 있어서 가봐야 겠다. 아참, 그리고 너 그 배우랑 만날 약속 잡으면 연락해줄 테니까,

얌전하게 기다리고 있어.”

독고산하는 그렇게 말하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다솔이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한 뒤

긴 다리를 자랑하듯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녀석이 대기실을 빠져나가자 서류를 정리하던 다솔이가 날 쳐다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독고산하가 한 말이 칭찬인지 욕인지 잘 구분이 안되서 녀석이 쓰다듬은 머리를 툭툭치며 다솔이를 쳐다보았다.

“칭찬이라는 거야, 욕이라는 거야?”

“원래 남 속이는 것도 똑똑한 사람들이 한다는 평균적인 생각으로 미뤄볼 때! 너 멍청하다고 욕하는 거 아냐?”

“뭐엇? 진짜? 이런, 망할 새끼!”

결국 욕인거냣!

자리에서 발딱 일어나 대기실 문을 열고 고개를 밖으로 내밀었지만 역시나 독고산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거참 진짜 다리가 긴가보네.

머쓱함에 머리를 긁적거리며 대기실로 다시 들어왔다.

다솔이가 서류를 정리하는 동안 핸드폰 게임이나 해야겠다 싶어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꺼냈다.

그러다 문득 아까 독고산하의 번호를 찍어두기만 했을 뿐 저장하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나서 통화목록을 열었다.

“우와, 얘 번호 진짜 단순하다.”

“단순해? 나도 볼래. 어? 진짜!”

다솔이가 슬쩍 독고산하의 번호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거리며 킥킥 웃었다.

그렇다. 독고산하 번호는 다솔이에게 비웃음을 살 정도로 무척 단순한 번호의 조합이었다.

이런 번호면 팬들한테 쉽게 노출되지 않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녀석의 번호를 저장하기 위해 저장 버튼을 눌렀다.

이름을 뭐라고 저장할까 잠깐 고민하다가 딱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어서 ‘독고산하’ 네 글자를 입력했다.

“아니, 아니지 이러다가 혹시 핸드폰 분실이라도 되면 이녀석 번호 유출될 거 아냐?”

사실 핸드폰을 분실할 확률이 더 적었지만.

입력했던 네 글자를 다시 지우고 물끄러미 핸드폰 액정을 바라보았다.

뭐라고 저장해야 잘 저장했다는 소리를 들으려나?

이리저리 핸드폰 자판만 만지작거리다가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어서 결국 ‘독고산하’라는 네 글자를 다시 입력했다.

에이씨, 몰라. 전화번호부에 암호 걸어놓으면 되지 뭐.

“근데 초하야, 독고산하 매니저 없이 다니는거면 나 앞으로 독고산하랑 연락해야하면 너한테 전화해야 해?”

“그냥 독고산하 번호를 저장해놔.”

“어우 싫어. 핸드폰에 그새끼 싸가지 옮을 것 같아서 싫어. 그냥 너한테 전화할거라규.”

“마음대로 하셔. 기쁜 마음으로 받을테니.”

자리에 앉은 채 테이블 위로 늘어지자 다솔이가 ‘그렇게 피곤해?’라며 물었다.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블에 턱을 붙인 채

멀뚱히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독고산하’라고 저장된 네 글자가 시야를 가득 채웠다.

“독고산하라…….”

＊

다시 독고산하에게 연락이 온 것은 기다릴 것도 없이 바로 다음 날이었다. 늘어져라 잠을 자고 있었는데 베게 옆에 놓아둔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대기 시작했다.

알람인 줄 알고 두어번정도 껐는데 알고보니 그게 전부 독고산하가 건 전화들이었다.

- 죽을래?

알람이 아니라는 것은 세번째 울릴 때 알아차렸다. 보통 알람을 세번 연속 울리게 맞추지 않는데 세번째 벨이 울린 것이다.

깜짝 놀라 핸드폰 통화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들려오는 것은 짜증이 잔뜩 섞인 독고산하의 목소리였다.

윽, 날 정말 죽일 것 같아.

“죄송해요, 알람인 줄 알았어요. 사람이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잖아요.”

- 30초 내로 준비하고 10분내로 여기로 와.

“에? 어딘데요? 독고산하씨 우리 집 근처에요?”

- 내가 너네 집을 어떻게 알아? 늦지 말고 와. 끊어.

“도, 독고산하씨!”

다급하게 독고산하의 이름을 불러보았으나 이미 귓가에 울리는 것은 뚜뚜뚜-하고 퍼지는 통화 종료음뿐이었다.

성격이 삐뚤어져도 단단히 삐뚤어진 놈이 분명하다.

아마 이녀석은 담쟁이넝쿨 같은 성격을 가져서 어딘가에 기대지 않으면 마음껏 삐뚤어진 채 자라날 놈이다.

그리고 지금 이 녀석이 대충 붙어서 삐뚤어짐을 뽐내고 있는 그 ‘담’이 바로 나라는 존재이고 말이다.

에이씨.

통화가 끊어진 핸드폰을 보며 나지막이 욕설을 내뱉다가 10분내로 오라는 말이 기억나 다시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어디냐고. 말은 해주고 끊어야 될 거 아냐. 니가 부산에 있는지 미쿡에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이미 통화가 끝난 핸드폰을 향해 투덜거리며 문자 발신함을 켰다.

‘어디로 가면 돼요?’라고 문자를 입력한 뒤, 독고산하의 번호를 불러냈다. 이대로 전송시켜 버릴까 하다가 너무 딱딱하게

문자를 보내는 건가 싶어 내용을 지우고 다시 썼다.

‘어디로 가면 될까용*^^*? 전철타고 가야하는데 어디 역에서 내리면 좋을 지 알려주세용~!’

문자 입력을 끝낸 뒤 핸드폰을 물끄러미 보았다. 웃는 표정 옆에 꽃은 좀 뺄까 하다가 뭐 어때 싶어서 그대로 전송 버튼을

눌렀다.

“아으, 씻어야겠다.”

부시시한 머리를 긁적이며 방 밖으로 나오자 다솔이는 아직도 꿈나라인 듯 수면안대까지 낀 채 쿨쿨 자고 있었다.

심지어 약하게나마 코고는 소리도 좀 들렸다.

피식 웃으며 씻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가려는 찰나, 방에 놓아둔 핸드폰에서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라는 멘트가 들렸다.

결국 다시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와야 했다.

타이밍 진짜 센스없게 답장 보내네.

‘이태원. 이태원 역에서 내리든지.’

남은 기껏 특수문자까지 써서 좀 부드럽게 문자를 보냈것만 이 성의없는 답변은 무엇이당가?

멍하니 핸드폰을 바라보다가 꾸역꾸역 치미는 화에 다시 답장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리고 이태원이면 십분안에 여기서 죽어도 못 도착하거든?

‘이태원 역에서 그냥 내리면 되나용? 그리고 이태원이면 십분안엔 힘든데ㅜㅜ’

다시 전송 버튼을 누르고 침대에 앉아 가만히 핸드폰을 노려보았다.

바로 답장아 날아와라 날아와라 날아와라!

이내 핸드폰 액정에 불이 들어온다 싶더니 요란하게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핸드폰을 다시 쳐다보니 독고산하의 이름이 액정에 떴다. 문자 쓰기가 정말 귀찮았는지 아예 다시 전화를 한 것이다.

“문자로 하셔도 될……”

- 내가 네비게이션이야? 알아서 와. 그리고 무조건 10분 내로 와.

“아, 글쎄 10분 안에 가는 게 힘들다니까요! 멀어요, 멀어! 아무리 빨라도 30분 좀 넘게 도착……”

열심히 열변을 토하고 있었으나 들려오는 것은 뚜뚜뚜-하는 통화 종료음뿐이었다.

핸드폰을 쥔 손에 가만히 힘을 주었다가 신경질적으로 핸드폰 폴더를 닫고 거친 콧김을 쉬익쉬익 뿜어냈다.

독고산하 이, 망할 자식아!

“아아아악! 진짜 재수없어!”

뒤늦게 핸드폰을 향해 소리를 질러보지만 그런다고 핸드폰이 친절하게 ‘그럼 늦게 와도 돼’라고 말해줄 것도 아니라서

주섬주섬 자리에서 다시 일어섰다.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 정수리에서 하얀 김이 뿜어져나오며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으나 일단은 참아야했다.

다만 내가 두번다시 독고산하에게 이모티콘따윌 붙여서 문자를 쓰나봐라. 싸가지 없는 놈.

“어디 가?”

“응? 응. 독고산하가 불러서.”

“너도 참 고생이다.”

나갈 채비를 다 끝마치고 현관 앞에 섰을 때 잠옷 바람의 다솔이가 기지개를 켜며 거실로 나왔다.

눈꼽도 떼지 못한 채 하품을 늘어져라 뱉어낸 다솔이가 날 보더니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었다.

다솔이에게 독고산하가 얼마나 싸가지없이 날 불러냈는지 모두 말해주고 싶었으나 그러다간 십분내에 도착하는 것 대신

한 시간 후에 도착할 것 같아 나중으로 미뤘다.

입이 근질근질했지만 이따 밤에 와서 앞으로 더 싸가지없을 독고산하의 만행에 대해 모두 까발리겠어.

“무튼 다녀올게!”

“차 조심! 개 조심! 사람 조심! 잘 다녀와~”

“오케바리!”

다솔이를 향해 가볍게 대답한 후 운동화 끈을 더 꽉 매고 바깥으로 나왔다. 화창한 날씨를 보니 독고산하의 미움으로 가득찼던

마음이 한결 누그러졌다.

뭐, 그래봤자 다시 얼굴보고 말 몇 마디 섞으면 당장 미움 게이지가 마구 치솟을 테지만 말이다.

교통카드에 잔돈이 얼마나 남았는지 가물가물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전철 역으로 향했다.

아무리 빨리가도 십분내에 도착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저 도착하면 독고산하의 잔소리와 핀잔 그리고 갈굼을 어떻게

받아내야 할 지 그것만 생각하기로 했다.

“죽을래? 몇 시야, 지금. 그리고 옷차림은 왜이래? 또 거지 패션이냐?”

“그러니까 제가 아무리 빨라도 십분은 무리라고 했잖아요. 그리고 거지 패션 아니에요!”

“하? 거울 보여줘? 거울 보여줘야 인정할래? 아니다, 전신 거울 하나 사줘?”

“집에 있어요.”

“그럼 거울 좀 보고 나와.”

거울 보고 왔어! 보고 나온 거야! 니가 연예인이라 내 차림새와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 뿐이야! 이 망할 자식아!

아주 크게 외쳐주고 싶었으나 나에겐 그정도로 크고 대담한 간덩어리가 없었기 때문에 입을 삐죽 내미는 것으로

못마땅한 마음을 표현해야 했다.

하지만 독고산하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린 채 날 쳐다볼 뿐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선글라스를 껴서 녀석의 시선이 어디로 향해있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얼굴 방향으로 짐작할 뿐.

“아무튼 빨리 타. 늦었어.”

“네, 근데 오늘 어디 가시는데요? 제가 심부름꾼으로 나서야 하는 날이 벌써 왔어요? 아, 이거 또 내 솜씨를…….”

“캐스팅.”

독고산하의 잘빠진 차에 타기 위해 차 문을 열다말고 독고산하의 말에 깜짝 놀라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 했다.

캐스팅? 그 배우랑 만나는 날이 오늘이야? 뭐야! 며칠 걸릴 것처럼 얘기하더니 너무 빠르잖아!

독고산하의 단 세글자에 우뚝 멈춰선 채 독고산하를 쳐다보았다.

“뭐해? 안타고.”

“캐스팅때문에 만나러 가는 거에요, 오늘? 그럼 미리 얘기라도 해주던가! 그럼 더 신경쓰고 나왔죠!”

“호박에 줄 그어도 수박 안되니까 착각마. 빨리 타, 그 배우 약속 시간 늦는거 제일 싫어해.”

“서, 설마 벌써 늦은 건 아니죠?”

“아슬아슬해.”

아슬아슬하단 독고산하의 말에 괜히 심장이 벌떡벌떡 뛰는 것 같아서 일단 차 안으로 몸을 구겨넣었다.

독고산하의 옆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려는데 독고산하가 힐끔 날 쳐다보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야.”

“아, 또 왜요.”

“신발 벗고 타. 이거 비싼 차야.”

헐! 뭐라고? 님아, 방금 뭐라고 지껄이셨삼?

독고산하의 말에 고개를 돌려 녀석을 쳐다보자 녀석은 선글라스를 벗으며 ‘뭐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장난으로 내뱉은 말이 아니었던 거야? 진심이야? 진심으로 신발 벗고 타라고 한 거야?

어이가 없어 독고산하를 향해 ‘네?’하고 되묻자 녀석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신발 벗고 타라고.”

“제 신발도 나름 비싼데요.”

“백만원 넘는 거면 신고 타. 아니면 당장 벗고 타고. 어제 차 내부 세차했어. 바로 더러워지는 거 딱 질색이야.”

“신발이 구십구만구천원인데 벗고 타야할까요.”

“어.”

안속는구만.

단호하게 벗고타라는 독고산하의 말 때문에 결국 운동화를 벗어 두 손으로 들고 있어야 했다.

나름 인터넷에서 한참 고민하며 다솔이와 의논해서 산 만이천원짜리 운동환데 말이지. 이게 얼마나 비싼건데…….

입을 삐죽 내밀며 투덜거려보았으나 독고산하는 필요한 말만 걸러 듣는지 내 투덜거림은 가볍게 무시하고 있었다.

녀석의 고급 차에서 신발을 벗고 타는 수모를 겪는 것이 십오분째에 접어들 무렵, 녀석의 차가 천천히 멈췄다.

“내려. 내려서 신발 신어.”

“네, 네. 그렇게 해야죠. 그렇게 하겠습니다.”

내가 나중에 기필코 삼선 쓰레빠를 신고 독고산하 차를 타고 말리라. 절대 신발 벗지 않고 꿋꿋하게 신고 탈 거야. 두고봐.

운동화를 차 밖에서 대충 신고 고개를 들자 으리으리한 저택들이 쫘악 늘어진 골목이 그제야 시야에 들어왔다.

독고산하는 차에서 내려 동네를 한번 훑어보더니 긴 다리를 앞세워 먼저 걸음을 옮겼다.

엉거주춤 녀석을 따라가면서도 ‘도대체 이런 집은 얼마일까?’하는 생각으로 머리속이 시끄러웠다.

진짜 부자들은 강남에 없고 다른 동네 있다더니, 여기가 강남보다 더 비싸겠지? 아니다, 비슷하려나?

“여기야.”

으리으리한 저택들이 그 집이 이 집 같고, 이 집이 그 집 같아 고개를 갸웃거리며 독고산하를 따라가고 있는데

녀석이 어느 한 저택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담벼락이 얼마나 높은지 절대로 담타기는 못할 것 같은 집이었다.

힐끔 독고산하의 어깨너머로 집을 살펴보다가 ‘아, 그래요?’하고 고개를 끄덕거리자 저택에 있는 도어벨을 누른 녀석이

다시 몸을 돌려 날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긴 손가락으로 내 옷 매무새를 가다듬어주었다.

“그렇게 까탈스러운 사람은 아니니까 별 걱정은 안 해도 돼. 하지만 단정하고 예의 바른 것 좋아하니까 주의해.”

독고산하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예의 바른 것을 좋아한다는 건 나이가 많다는 얘기 아닌가? 난 젊은 배운 줄 알았는데.

하지만 저택 대문이 열리는 바람에 배우의 연령대를 물어볼 타이밍도 없이 정원으로 발을 내딛었다.

얼마나 정원이 넓고 정리가 잘 되어있는지 우리 오피스텔 앞에 있는 학교 운동장보다 훨씬 더 좋아보였다.

정원에 있는 나무며 잔디며 꽃이며 야외 테이블까지. 거의 넋을 놓은 채 구경을 하다가 하마터면 돌부리에 걸려 요란하게

넘어질 뻔 했다.

“조심해.”

어이쿠 하고 휘청거리는데 독고산하가 손을 뻗어 얼른 날 잡아주었다. 몸매가 슬림해서 그닥 힘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은근

힘이 장사네, 장사여.

독고산하한테 잘못 개기면 한대 맞겠구나 싶어 그냥 고개만 끄덕거렸다.

꽤 넓은 정원을 지나자 그제야 저택 문이 보였다. 그냥 열면 될까 싶어 독고산하를 쳐다보는데 녀석은 별다른 망설임없이

문을 열었다.

“오셨어요?”

“계시죠?”

“네, 안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사모님이 도련님 오신다고 얼마나 들뜨셨는지 몰라요. 꼭 소녀 같으시다니까요, 호호.”

문을 열자 대뜸 보인 것은 앞치마를 곱게 입은 단아해보이는 아주머니였다. 얼떨결에 고개를 숙여 인사했는데 이 집에서

일하시는 분인 듯 독고산하에게 다정하게 말을 붙였다.

날 향해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해주셨는데 그 모습이 정말 따듯한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을 고용할 정도면 집주인은 정말 따듯한 사람이겠다 싶어 슬쩍 웃으려는데 뒤에 이어진 아주머니의 말에 깜짝

놀라 독고산하를 쳐다보았다.

사모님? 도련님?

“독고산하씨.”

“왜?”

“여기 독고산하씨 집이에요?”

내 물음에 독고산하가 피식 웃었다. 앞치마를 입고 계시던 아주머니도 다소곳하게 웃으시며 부엌으로 걸어가셨다.

두 사람의 웃음에 나도 하하 하고 작게 따라 웃으며 독고산하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아니.”

“아, 역시 그렇죠? 전 또 여기가…….”

“우리 부모님 집이야.”

뭐라도 마시고 있었으면 정말 독고산하 얼굴에 대고 뿜었을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뻔뻔스레 ‘우리 부모님 집이야.’하고 말하는 독고산하의 모습에 어이가 없어 입이 쩍 벌어졌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야?

한 손으로 독고산하를 가리키며 어버버거리자 독고산하가 손을 뻗어 내 손을 내리더니 기껏 한다는 말이 더 가관이었다.

“그리고 니가 섭외해야 할 사람이 우리 엄만데, 몰랐어? 난 유진태 감독한테 듣고 온 줄 알았는데.”

그럼 알았을까봐! 알았으면 내가 지금 왜 턱이 빠져라 입을 못 다물고 있겠어!

독고산하는 어이없어하는 내 반응을 보더니 입술을 말아 올려 피식 웃었다. 마치 ‘몰랐다니 어쩔 수 없지.’하고 말하는 것

같아서 꿀밤을 한대 놓아주고 싶을 정도였다.

이자식이, 누구 약올리나!

녀석은 피식 웃더니만 내 머리를 툭툭 두드렸다. 그리고는 익숙한 걸음으로 먼저 앞서 걷기 시작했다.

이, 이런 호로말미잘멍게해삼개구리뒷다리한강괴물……^*&^$%*&%$^&%^*(&*)(^&^^&$^ 같은 새끼를 봤나!

처음에 대문이 순순히 열릴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때 왜 의심조차 못했을까!

“아주머니 다과 바로 준비해주세요. 아침을 못 먹고 왔더니 약간 출출하네요.”

“어머, 그럼 바로 식사 준비 할까요?”

“아니에요. 식사하기엔 시간이 애매해서.”

“하긴 그건 그렇네요. 그럼 간단하게 다과 준비할게요. 그리고 이따 점심 드시고 가세요. 도련님 오신다는 얘기에 사모님이

직접 갈비탕 준비하셨어요. 얼마나 들뜨셨는지, 호호!”

천국처럼 으리으리한 저택일 줄 알고 발을 내딛었더니 이건 완전 ‘독고산하’라는 이름의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이 빌어먹을 자식.

＊＊＊

오랜만이지요ㅜ.,ㅜ. 엉엉. 컴퓨터가 고장나서 인터넷이 쉽지 않았어요. 그때문에 늦어졌답니다. 흑흑.

불안불안한 것이 컴퓨터를 새로 사야할 것 같아요. 아후. 흑흑.

무척 늦어졌지만 그래도 기다리고 읽어주신 분들과 꼬리말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_♡ 쪽!

야호♬ 올림.

[현결]

깎 야호님 안녕하세요^^* 연소창에서 새로운 소설을 연재하시는 걸 알았는데 여기서도 하셨군요! 헤헤, 캐스팅 주인공이 어머니 셨다니....... 완전 속은듯.......

[도도한나.]

재밌어용~~ 저도 어머니일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ㅕㅇ!!ㅋㅋㅋ

[누리.]

우와ㅋㅋㅋㅋㅋㅋㅋ 생각도 못헀던 반전(?)이네요ㅋㅋㅋㅋ 소설 재밌어요^ㅇ^

[아잉곰도리♡]

ㅋㅋㅋㅋㅋㅋ소설중간중간에 그런거임? 뭐임? 뭐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구엽네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