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9일 일본 교토(京都)에 있는 한국계 고교 '교토국제고'京都国際高가 일본 전국 고등학교 야구 선수권 대회(全国高等学校野球選手権大会) 여름의 고시엔(夏の甲子園) 경기 8강전에서 나라(奈良)에 있는 지변학원(智弁学園)을 4-0으로 꺽고, 내일 21일 준결승에 진출한 소식을 내가 연이어 포스팅하는 이유는, 1947년에 재일 조선인 한국인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민족학교로 중고등학교이지만 일본 정부 문부성은 정식 학교 법인 허가를 여러가지 이유를 대고 학교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분명한 차별이었다.
2004년에 와서야 '교토국제중학고등학교' 京都国際中學高等學校로 정식 인가, 재(再) 개교를 인정했다. 조선인 한국인의 꿋꿋한 건학정신(建學精神)이 빛을 발하지 못하다가 57년이 되는 해에 정식 학교로 새출발할 수 있었다. 여기에 나는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57년 동안 학교 인가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재일 조선인 한국인들이 기울였을까? 그것도 학교 정체성을 잃지 않고서 말이다.
교토국제고가 일본 전국에서 유명한 고교로 이름을 떨친 사건은 2021년에 일본 전국 고등학교 야구 선수권 대회 '여름의 고시엔' 경기에 출전해 8강까지 올라간 '전설의 시작' 때문이었다. 야구 연습을 할 수 있는 운동장도 없는 무명의 한국계 고교가 학교 근처 실업야구팀 구장에서 연습을 해, 기라성같은 일본 야구 명문 고교를 하나 하나 이기고 8강에 올라온 사건은 일본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16강 경기부터 NHK는 승리한 고교의 교가(校歌) 연주를 경기장에서 틀어주는 전통이 있다. 패배한 팀은 승리한 팀 옆에 도열해 승리한 고교의 교가를 듣게 되고 NHK는 전국에 이를 생중계한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교토국제고의 교가는 일본어가 아닌 당연히 한국어다.
이 한국어 교가 가사에는 동해(일본에서 공식 명칭은 일본해)를 건너 '거룩한 조상'의 땅이 있고 우리는 '조상의 얼'을 '이어받는다'는 의미의 노래다. 이 노래를 듣는 일본인들 대개는 거북할 수 밖에 없다. 일본해(日本海)를 동해(東海)로 표기하고 노래로 부르고, 일본의 전통 정신과 일본인 계보를 일컫는 '야마도'(大和)의 땅이 동해 건너 한반도 한국이라고 노래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일본인 문화의 뿌리가 한국이란 말이 아닌가? 한국을 혐오하는 혐한론자들이 시비를 일삼기 시작했다. 일본 국기인 야구를 조센진 한국인 고교가 일본 야구 명문고들을 패배시키지 않나? 자기네 땅(한국)이 동해 건너 일본의 근거라고 노래하니 뒤틑릴 수 밖에는. 학교에 협박 전화를 하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어제 일본의 야구 명문 고교 지변학원(智弁学園)을 4-0으로 이기고, NHK TV가 교토국제고 교가 연주를 방송하면서 자막이 달라졌다. '동해바다를 건너서'를 '동쪽의 바다로 '한국의 학원'을 '한일의 학원'으로 자막을 고쳤다. MBC TV가 '어떻게 된 것인가?'하고 NHK TV에 문의를 하니 NHK는 교토국제고가 제공한 자막을 그대로 화면에 실었다고 하고, 교토국제고는 '노코멘트'로 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교토국제고는 경기에 이길 때마다 일본내 혐한론자들이 기승을 부려 학생들이나 선수들이 린치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고 했단다.
교토국제학교 홈페이지 '학교 소개'를 보면, "교토국제학원은 2004년에 개교하여 「자존」「연마」「공생」을 교육의 근본으로 하여 세계에서 활약하는 진정한 국제인의 육성을 목표로 합니다. 다언어 교육 「영어・한국어」의 교육 실천, 철저한 진로지도, 학력 향상과 인간력 육성의 양립을 내걸고, 클럽 활동이나 학교 행사에도 과감하게 도전하는 자세를 기릅니다. 또, 해외 연수・국제 교류나 다른 문화 이해 교육을 통해 인권 의식을 높여, 한사람 한사람에게의 세세한 지도를 실천합니다. 또 전국에서도 예를 볼 수 없는 진로지도(학생 한 명에 대해 1명의 전속 진로 지도 담당 교원이 붙어, 진로 결정까지 서포트)하는 체제가 갖추어져 있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영어와 한국어를 전문으로 교육하고 인권 교육을 중시하며 '국제인'을 육성한다는 학교 교육 지침은 한국문화 열풍이 일본에 대대적으로 불면서 수많은 일본 학생들이 교토국제고에 입학을 하기 위해 몰려오고 있다고 한다. 전교생의 60%에서 70%가 일본인 학생들이란 사실은 이 학교가 얼마나 일본 사회에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가를 말하고 있다.
한국과 한국인을 보는 일본인의 태도는 달라졌다. 일본의 10대 등 젊은 세대에게 한국은 '멋있는 문화 선진국'의 나라다. 살해된 아베신조(安倍 晋三)가 2006년에 일본 총리를 1차로 시작하면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2차 시기 10여년 동안 한국과 한국인 혐오를 일본 사회에 매스컴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전파하면서 그 악영향은 끈질기고 혐한론자들은 여전히 날뛰지만 기세가 점점 꺾이고 있다. 일본의 자민당 정부가 자라나는 일본의 젊은 세대에게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통해 '잘못된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일본의 젊은이들은 한국의 모습을 직시하고자 한다. K-POP, K-CULTURE을 통한 소프트파워는 일본을 더 풍요하게 하는 것이다.
내일 8월 21일 106회 일본 전국 고등학교 야구 선수권 대회 '고시엔 대회' 준결승전이 열린다. 교토국제고는 오전 10시 30분부터 경기를 한다. 京都国際 (京都)-青森山田 (青森) 올해는 일본 전국에서 3957개 학교가 출전했고 지역 예선을 거쳐 49개 학교만 '고시엔 본선'에 진출했고 내일 4강 준결승전이 열리는 것이다.
내일 교토국제고가 승리하면 8月23日(금) 오전 10:00시에 결승전을 한다. 일본에서 '고시엔 대회'는 프로야구 이상으로 대중적인 인기가 있다. NHK TV는 준결승과 결승전을 일본 전국에 중계한다.
사진 - 교토국제고교 야구선수들 全国高校野球選手権大会 京都国際の選手ら=甲子園球場(泰道光司撮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