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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금)*
▲단풍 이야기
◾시월에 듣고 가는 음악
◀10월에 어느 멋진 날에
◼김동규
◼시크릿 가든
◀Serenade to Spring
◼첼로댁
◀잊혀진 계절
◼이용
◼김소연
◼아이유
◼첼로댁
◉주변 산들이 절반가량
단풍에 물들었습니다.
단풍의 남하가 설악에서
이미 출발했으니
전체를 물들이는데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단풍은 먼저 추워지는
북쪽에서 시작해
하루 20 Km 전후의 속도로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산 하나를 놓고 보면
산꼭대기에서 찬란한 색의
단풍이 물감처럼 아래로
흘러내립니다.
◉단풍과 낙엽은
따로 또 같이 움직입니다.
한쪽에서는 단풍이 물드는데
한쪽에서는 낙엽이 된
나뭇잎이 땅 위에 쌓입니다.
물론 한창 단풍 때에는
그 화려한 빛과 모양에 홀려
낙엽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녹색이 아직 절반
남아있는 뒷산에 들어서면
숲길에는 어느새 내렸는지
낙엽이 벌써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낙엽 때문에 푹신한 촉감이
편안하게 이어집니다.
어차피 거름이 되어야 할
낙엽이라 사람이 밟는 것에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단풍도 낙엽도 갈 날을
받아놓은 시한부 삶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빛나는 모습을
사람들이 함께해도 괜찮습니다.
단풍과 낙엽 스스로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아직은 마지막 할 일이
남아있다는 것도 압니다.
보기 좋게 흔쾌히 떠나갈
자세가 돼 있는 낙엽이라
억울한 게 별로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람 눈에 이름다운
단풍입니다.
여름철 나뭇잎은
나무를 살게 해주는
일등 공신입니다.
우선 나무가 살아갈
영양분을 만들어 줍니다.
끊임없이 광합성을 해서
탄수화물을 만들어 냅니다.
그 영양분을 나뭇잎은
나무 구석구석에 보내줍니다.
그래도 영원히 함께
갈 수는 없습니다.
가을이 돼 아름답게
단풍이 물들면 헤어져야 합니다.
◉가을 끝자락이 되면
나무에게 나뭇잎은 버거운
존재가 됩니다.
뿌리를 통해 빨아들이는
수분이 줄어들면서 잎에서
광합성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벌어들이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습니다.
증산작용으로 잎을 통해
날아가는 수분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두면 나무는 말라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우선
줄기와 상의해 잎과의 인연을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나무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그래서 단단한 떨켜를 만들어
잎으로 가는 물길을 막아 버립니다.
잎의 엽록소들은 할 수 없이
공장 문을 닫아버립니다.
◉광합성이 멈추면서
녹색의 엽록체는 파괴돼
사라집니다.
그러면 여름에 엽록체에 가려
보이지 않던 색소들이
때 만난 듯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래서 물길이 끊긴 잎은
여러 색소로 물들게 됩니다.
그 색소가 무려 일흔 가지
가까이나 됩니다.
나무의 배설주머니인
액포에 담겨 있는 색소의
종류와 함유량에 따라
단풍은 각기 다른 색깔을
드러내게 됩니다.
◉만산홍엽(滿山紅葉)!!
온 산이 붉은 단풍으로 물드는
늦가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단풍은 역시 붉은 게
으뜸이라는 말과도 통합니다.
붉은 단풍을 만들어 내는
색소는 안토시아닌입니다.
원래 잎 속에 있던 색소가 아니라
탄수화물이 분해되면서
생겨난 색소입니다.
그래서 탄수화물, 즉 당분이
많을수록 안토시아닌이
많이 만들어집니다.
그 안토시아닌이 만들어지는
조건에 따라 진한 붉은색도
연한 붉은색도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안토시아닌
생성에 적합한 곳이라고 합니다.
다양한 붉은 색으로
우리나라 단풍이 예쁜 이유입니다.
◉은행나무를 선두로
생강나무 뽕나무, 이팝나무의
잎은 노랗게 물듭니다.
키로틴이나 크산토필 같은
색소가 만들어 낸 요술입니다.
참나무류와 밤나무의 잎은
주로 갈색으로 변합니다.
탄닌이라는 갈색 색소가
그렇게 만들어 줍니다.
나뭇잎들은 여러 화려한 색으로
모양 좋게 임종하기로 마음먹고
내년 봄을 기약할 겨울눈까지
늦여름에 만들어 두었습니다.
자신의 대를 이어 내년에 나올
잎까지 잎눈으로 준비해 뒀습니다.
그래서 홀가분하게 훌훌 털고
나무와 작별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찬란한 단풍으로 머물다
가도록 나무가 배려까지 해줬으니
서운하지 않게 미련 없이
떨어질 준비를 합니다.
미리 만들어 놓은 떨켜 덕분에
잎자루가 떨어져 나가도
나무는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낙엽귀근(落葉歸根)!
‘낙엽은 뿌리로 돌아간다.’
그 이후 낙엽 이야기는
다음으로 넘겨 놓습니다.
◉단풍철이 열리면서
10월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며칠 남지 않은 이달 안에
듣지 않고 넘어가면 서운할
노래가 있습니다.
북구의 봄노래가 건너와서
사랑받는 가을 노래,
특히 10월의 노래가 됐습니다.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작사가 한경혜가 새 생명을
얻게 된 기쁨을 나타낸
노랫말입니다.
10월에 아들을 얻으면서
붙은 노래 제목이
‘10월에 어느 멋진 날에’가
됐습니다.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활동하던 바리톤 김동규는
1999년 이혼한 뒤 스트레스로
거의 1년 동안 노래를
부르지 못했습니다.
그때 라디오 진행자였던 김기덕이
크로스오버 음악으로
전기를 마련해 보라고
건네준 음악이 바로
시크리트 가든(Secret Garden)의
연주곡 ‘봄을 향한 세레나데’
(Serenade to Spring)였습니다.
◉그때가 10월이라 봄의 노래가
가을 노래로 바뀌는데
별문제가 없었습니다.
한경혜가 가사를 쓰고
김동규가 편곡해 내놓은 노래는
예상외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10월이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국민 애창곡이 됐습니다.
김동규는 이혼 후유증에서
벗어나 다시 활동할 수 있는
활력을 얻은 것은 물론
가을 연금까지 받게 됐으니
그에게는 10월의 멋진 노래가
됐습니다.
은퇴 후 시골 생활로
오래 만나지 못한 김동규입니다.
반가운 그의 목소리를
노래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w5rj2iTbXyg?si=xTzv_8B_oqP8jyeK
◉정작 이 노래를 만들었던
시크릿 가든은
한국에서 자신의 연주곡이
노래로 유명해진 것을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한 공연 때는
레퍼토리에 아예 이 음악이
없었습니다.
가을이 아닌 봄의 분위기로
펼쳐내는 시크릿 가든의
‘봄의 세레나데’ 연주를
들어봅니다.
https://youtu.be/b2nlbBE_l1Q
◉봄에도 어울리는 이 음악은
가을로 가져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10월의 억새밭에서 펼쳐지는
첼로와 피아노 연주로
만나봅니다.
‘첼로댁’ 조윤경이 그려내는
‘10월의 어는 멋진 날’입니다.
서울대 음대와 미국 줄리아드,
영국 왕립음대에서 공부한
재원입니다.
대중과 소통하는 연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녀의
첼로연주에는 피아니스트
임샛별이 호흡을 맞췄습니다.
https://youtu.be/58caqix3wsg?si=Fm_OAx0XJbDkT52k
◉10월이 끝나가는 때가 되면
사람들은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 노래를 떠올리기 전에
지난해 10월 말에 일어난
이태원 참사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은
할로윈(Halloween) 데이와
겹칩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이 평일이면
앞선 주말은 젊은이들의
축제로 붐비는 날입니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찾아온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10월 29일 주말에
이태원 대형참사가 일어났습니다.
◉1년이 지났어도
떠나간 젊은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시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그들을 추모하며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할로윈 데이가 다음 주 화요일
평일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이 어떨지
염려하게 됩니다.
지난해 참사가 있었으니
아마도 이번 주말은
모두가 조심하고 자중하는
분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10월 말이면 라디오에서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노래
‘잊혀진 계절’은
10월의 마지막 날을 끝으로
다시 만나기 어렵게 된
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래입니다.
41년 전인 1982년
가수 이용을 대스타로 만든
노래입니다.
대타로 들어서 이 노래를 부른
이용은 당시 잘 나가던
조용필을 누르고 가요대상을
받을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가요대상을 받을 당시 영상으로
이용과 이 노래를 만나봅니다.
https://youtu.be/Mo_1_oVeKDc?si=u_EMqUqyfF_96LLh
◉어제부터 ‘싱어게인 3
-무명가수전’이 시작됐습니다.
무대가 필요한 무명 가수들에게
리부팅의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했다는 오디션 프로그램입니다.
어제 첫 방송에서도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찐 무명’ 가수들의 선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2년 전 시즌 2에서
최초의 올 어게인으로
심사위원들의 지지를 받은
당시 스무 살 김소연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때 김소연이 골라 나온 노래가
바로 ‘잊혀진 계절’이었습니다.
자신이 태어나기 20년 전의
노래를 독특한 감성으로 소화해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경선에 오를 때까지
한 번도 경선에서 이겨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매번 추가합격으로
올라가 최종결승에서
준우승한 화제의 인물이었습니다.
레트로 감성으로 부르는
스무 살의 ‘잊혀진 계절’입니다.
https://youtu.be/kNtX-JD-ROA?si=62ZjTIzE1UXTxLPx
◉김소연과 꼭 같은
만 스무 살의 아이유가 부르는
‘잊혀진 계절’를 불러옵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여자가수’로
꼽히는 아이유는 2013년
드라마 속에서 오디션을 보는
장면에서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기타를 연주하며 직접 부르는
아이유의 ‘잊혀진 계절’을
만나봅니다.
https://youtu.be/AvW7-IQQ5s4?si=tsyh69Ri0K_INVul
◉이번에도 ‘첼로댁’ 조윤경의
연주로 ‘잊혀진 계절’을
들어봅니다.
노란 은행잎이 바람에 날리는
10월 말에 조윤경이
소설가이자 피아니스트인
하은지와 함께
춘천 ‘오월의 카페’ 근처
개천으로 나갔습니다.
가을의 쓸쓸함과 스산함을
따뜻한 첼로와 피아노의
음색으로 포근하게
감싸 안아 줍니다.
https://youtu.be/KJ0YpseiuKY
◉그렇게 요란하게 내리는
우박은 생전 처음이었습니다.
하늘에서 자갈을 퍼붓는 것처럼
얼음덩이가 쏟아져 내린
어제 늦은 오후였습니다.
천둥 번개로 한참
바람을 잡더니 이어 쏟아진
우박으로 주변이 금새 하옇게
변했습니다.
천둥 번개와 요란한 가을비는
밤중까지 이어졌습니다.
어제 낮에 양파 모종을
심은 뒤에 찾아온 우박이라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나마 왕겨를 두텁게
뿌려줬으니 괜찮을 것으로
위안 삼아 봅니다.
날이 밝으면 우선
주변부터 챙겨봐야 할
모양입니다. (배석규)
첫댓글 아파트 조경단지의 단풍도 곱게 물들어 야간등에 비친 아름다움이 그지 없습니다. 주변이 다 이러하니 마음껒 즐기시며 운동 또한 열심히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