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본 지가 꽤 되었다. 원래는 바로 바로 영화평을 날리는 주의지만,
이번에는 조금 망설이게 됐다. 사람들이 하는 말에 의하면 우리 영화 하반기
최고 흥행작과 최고의 수확은 이 '올드보이'라고 했다.
100% 공감은 아니더라도 70%는 공감한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첫 편인 복수는 나의 것을 보지 못해서(금방 내려갔다)
사실 올드보이의 포스터와 감독만 보고 영화를 고르기엔 내가 너무 영악한 것일까.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를 택했다.
최민식이라는 배우가 있어서였다.(그는 정말 나의 텍스트 맨이다)
누군가 그랬다지 박찬욱 감독은 "영리하게 무례한 감독"이라고.
그가 영리한 건 예전부터 알았는데, 무례한 건 이번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됐다.
하지만 너무나도 스타일리쉬하면서 거칠고 조잡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른바
'生'- 날 것의 느낌이 사람들에게 생달걀을 먹는 듯 구역질을 유발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실제 그는 너무나도 점잖은 젠틀맨이라는데, 모범생 컴플렉스가 반영된
것일까. 그의 영화는 난폭하고 발칙하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주연은 송강호였다.
올드보이에서 주연은 최민식이었다.
두 카드는 비슷한 재료인데(그 둘은 지독한 연기 집중력을 가지기로 유명하다)
결과는 참으로 달랐다.
송강호가 못나고 최민식이 더 잘나서가 아니라, 박찬욱식 관객 탐색이 올드보이에서
끝을 맺었기 때문이리라. 박찬욱 감독이 말했다지,
"우리 관객은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냉정한 스타일 보다는 화끈하고 뜨거운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라고.
거기에는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
최민식의 연기는 정말 흠잡을 데가 없었다.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연기자가
어떤 눈을 하고 있는지 알았다.
다만, 유지태가 너무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작 수준을 넘어선 연기를 선보였
건만 너무 큰 배우가 상대역이었던 탓에 빛을 발하지 못했다.
강혜정이라는 여배우는 이름도 제대로 안나와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그 배우의
강단있는 연기가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아역배우였던 탓인지 그 나이또래가 가진
풋풋함과 함께 최민식이라는 배우에도 지지않는 연기 배짱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뒤에는 스스로의 노력이 따랐을 것이다.
아역들의 연기도 좋았다.
내용은 솔직히 숨막힐 듯 좋았다.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꽉 짜여진 형식미에
편승된 치밀한 구성덕에 반전이 빛을 본 몇 안되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박찬욱 감독의 역량이 돋보였달까. 그의 스타일은 맘에 든다.
덕분에 눈을 뗄 수 없이 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몸을 맡기고 영화를 노려보았다.
나는 영화를 보기전에 메이킹 필름을 우연히 먼저 보게 되어서 새삼 최민식이라는
배우와 박찬욱이라는 감독에 대해서 감탄하게 되었는데, 기회가 있으시다면
메이킹 필름을 보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전 이 영화 2번 봤는데요.. 볼때마다 제일 아쉬웠던 건 유지태가 가려졌다는 점이었어요. 정말 유지태 입장으로만 이야기를 전개시켰어도 될법한 캐릭터라..(강혜정 분도 마찬가지지만요^^) 감독님께서 아직 모든 캐릭터를 다 살리시기엔 역부족인 면이 있는 듯 싶었습니다. 모든 면이 좋긴 했지만 그거 딱 하나 아쉬웠구요
첫댓글 꺄아..!! 완전 반한..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던..!!
전 이 영화 2번 봤는데요.. 볼때마다 제일 아쉬웠던 건 유지태가 가려졌다는 점이었어요. 정말 유지태 입장으로만 이야기를 전개시켰어도 될법한 캐릭터라..(강혜정 분도 마찬가지지만요^^) 감독님께서 아직 모든 캐릭터를 다 살리시기엔 역부족인 면이 있는 듯 싶었습니다. 모든 면이 좋긴 했지만 그거 딱 하나 아쉬웠구요
음.... 정말 스토리라인에서 캐릭터를 잘 이끌어가는 것또한 작가의 재량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꼈던 작품이었어요..
원래 오래된 일본만화가 원작이라지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