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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너에게로 가는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이초롱
운전을 못해서 걷기를 즐길 수밖에 없습니다. 걷다가 꽃이 보이면 꽃을 따서 책갈피에 넣어 말린 후, 꽃이 일러주는대로- 나는 할머니다, 나는 줄넘기하는 아이다, 나는 말 안 듣는 딸이다, 나는 실연한 사람이다 -펜으로 선을 더해 사람으로 완성했습니다. 꽃잎을 톡톡 따는 습관 때문에 ‘꽃도둑’이란 별명이 붙었지요. 제가 작업하는 자료는 꽃잎처럼 모두 쉽고 가깝고 편안한 재료들입니다. 계란을 삶아 먹다가 계란이 사람 얼굴처럼 보이면 사람 얼굴을 만들고, 쌀을 씻다가 쌀 훔쳐먹는 쥐가 생각나면 쌀로 쥐를 만들기도 합니다. 모기가 못살게 굴면 손바닥으로 탁, 잡아서 도화지에 붙이고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일상의 자료들이 모두 작업의 재료가 되어서, 눈을 꿈벅할 때마다 손과 발이 바빠집니다. 일상의 것들에게 죄 말을 걸고 그것들로 작품화 하며 이야기를 지어냅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글그림작가’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글이 먼저 나오는지 그림이나 사진이 먼저 나오는지 모르지만, 내게는 그 모든 게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들로 다 하나입니다. 우리가 마치 말만으로 부족해서 손짓 발짓으로 허공에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어떤 형상을 이야기 할 때 더 잘 표현하기 위한 것들입니다. 이 모든 게 결국은 이야기를 짓는 일이더군요. 서양화냐 동양화냐, 전공을 물어오시지만 저는 국문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림은 그후로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하니 당신과 소통하기가 훨씬 즐겁습니다. 풀밭에서 날아오는 글그림 편지가 당신을 잠깐 풀밭에서 쉬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글과 함께 배달되는 것은 사진이기도 하고, 오브제를 이용한 설치일 수도 있고, 꽃잎그림이기도 하고, 드로잉일 수도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저는 ‘그림’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 풀밭에서 당신과의 이야기가 더 풍성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백은하 - 글그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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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 너무도 아름답고 사랑스런 그녀를 만났습니다.글을 쓰는 지금도 미소 짓게 하는 그녀는 분명 천사일거예요..앞으로 그녀를 ``작은 천사라"부르면 안될까요?...코스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