識 字 憂 患
識 : 알 식
字 : 글자 자
憂 : 근심 우
患 : 근심 환
(아는 글자가 되레 화가 된다 / 알면 근심도 많아진다는 의미)
서서(徐庶)는 유비에게 제갈량을 소개한 인물이다.
유비가 제갈량을 얻기 전에는 유비의 군사로 있으면서 조조를 많이 괴롭혔다.
위나라 조조에 비해 세력이 크게 약했던 촉나라 유비가
‘삼국(三國)’이라는 입지를 강화한 것은 제갈량의 공이 컸고, 그를 소개한 서서 역시 삼국의 지형을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조조가 모사꾼인 정욱과 계략을 짰다.
서서의 효심이 지극함을 알고, 이를 이용해 그를 어머니에게 돌아가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학식이 깊고 명필인 데다 의리가 있는 서서의 어머니 위부인은 아들을 불러들이기는커녕
“내 걱정은 말고 현군인 유비를 끝까지 한 임금으로 섬기라”고 격려했다.
조조가 꾀를 냈다.
중간에 사람을 넣어 위부인의 필체를 알낸 뒤, 서서에게 어머니의 위조 편지를 쓰게 했다.
필체에 속아 서서가 집에 돌아오자 위부인은 어찌된 영문인지를 몰라 의아해했다.
아들에게 자초지종 설명을 들은 뒤 이 모든 것이 서서의 효심과 거짓 편지 때문이란 것을 안 위부인은 탄식했다.
“여자가 글씨를 안다는 것부터 가 걱정을 낳게 한 근본 원인 이다.(女子識字憂患).”
삼국지에 나오는 얘기다.
소동파 시에도 “인생은 글자를 알 때부터 우환이 시작된다(人生識字憂患)‘는 구절이 있다.
식자우환(識字憂患)은 말 그대로 ’아는 글자가 되레 근심이 된다‘는 뜻으로,
너무 많이 알면 쓸데없는 걱정도 그만큼 많아진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어쭙잖은 지식으로 일을 망치는 것을 이르기도 한다.
’아는 것이 병이다.‘는 귀에 익은 우리말 속담이기도 하다.
아는 게 되레 화(禍)가 되는 경우가 있다.
앎(知)은 종종 남을 찌르는 흉기가 된다.
”나는 늘 둥글게 촉을 갈려고 애쓴다.“ 몽테뉴의 이 말은 흉기로 쓰는 앎을 겨냥한 경고이자 반성이다.
무지(無知)는 결코 지(知)보다 낫지 않다.
다만 앎으로 인해 오히려 근심이 생기고 불필요한 걱정이 늘어나는 건 경계해야 한다.
약을 독으로 쓰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출처 : 삼국지(三國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