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겨우 미음 삼켜”… 휠체어 출석 가능성
심사후 구치소서 의료진과 대기
李, 대의원에 “사즉생 각오로 항쟁”
“검찰에 맞서는 비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이재명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이 대표 측은 25일 이같이 설명했다.
이틀 전 24일간의 단식을 종료한 뒤 병원에서 회복 치료를 받고 있는 이 대표는 현재 맑은 미음을 간신히 삼킬 수 있고 혼자 거동이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26일 출석 시 휠체어에 앉거나 지팡이를 짚은 채 심사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심사 중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 의료진도 법원에서 대기할 것”이라며 “몸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져 심사가 중간에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이 대표 본인은 최선을 다해 심사에 끝까지 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구치소에서 의료진과 함께 대기할 계획이다.
이 대표가 심사 일정을 연기하거나 서류 심사로 대체하지 않고 직접 출석하려는 건 검찰과의 신경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검찰 측에서 ‘이 대표가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건강을 핑계로 심사 일정을 미루려고 한다’며 여론전을 펼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우리에겐 영장이 기각된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의원들에게 보낸 추석 인사 편지에서 “저 이재명은 동지 여러분과 함께 정권이 파괴한 민생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며 “어떤 고통도 역경도 마다하지 않고, 사즉생의 각오로 국민항쟁의 맨 앞에 서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서 이 대표 구속 여부에 관계없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물러설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편지에서 “넉넉하고 풍성한 마음으로 가득해야 할 한가위지만 현재 국민의 삶은 고통 그 자체”라며 “정권은 권력 사유화와 이념 선동에만 날을 지새운다. 무도하고 무능하며 무자비한 폭정에 국민은 절망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불안 속에 내일을 맞이한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26일 법원을 들어설 때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을 예정이다. 법원 출석에는 당직자와 국회의원 없이 변호인만 동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검찰 출석 때 정치 수사를 강하게 규탄한 것과 달리 사법부를 자극하는 행위는 최대한 삼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