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영화의 전설 존 카사베츠 감독의 아내이며 전설적인 여배우로 남편이 연출한 '글로리아'(1980)에서의 인상적인 연기로 우리 팬들에게 각인된 지나 롤랜즈(제나 로우랜즈)가 캘리포니아주 인디안 웰즈 자택에서 14일(현지시간)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보도했다.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현지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알츠하이머를 오래 앓아왔다.
가장 최근에는 존과의 사이에 낳은 아들 닉 카사베츠 감독이 연출하고 라이언 고슬링과 레이철 맥애덤스가 호흡을 맞춘 '노트북'(2004)에서 기억이 황폐해진 노인 엘리를 연기해 큰 감동을 안겼다.
고인은 전 남편 존과 호흡을 맞춘 '영향 아래 있는 여자'(1974)와 '글로리아'로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위스콘신주 매디슨 출신으로 뉴욕으로 이주해 명문 미국연극아카데미(AADA)에서 연기 수업을 했다. 'The Seven Year Itch'로 브로드웨이 데뷔를 신고했다. 1956년 브로드웨이 연극 'Middle of the Night'에 처음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AADA 동문인 존 카사베츠와 1954년 결혼했으며, 두 사람은 1989년 전 남편 카사베츠가 59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35년 동안 가족이자 동료로 함께 했다. 1963년 영화 '기다리는 아이'에서 처음 배우와 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롤랜즈와 카사베츠 감독은 1968년 영화 '얼굴들'로 평단과 관객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모두 10편을 함께 남겼다.
2015년 연기 활동에서 은퇴했다. 연예 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네 차례 에미상, 두 차례 골든 글로브를 받는 등 상복도 적지 않은 편이었다. 고인의 에미상 수상작은 '베티 포드 스토리'(1987), '낯선 사람의 얼굴'(2001), '히스테리컬 블라인드니스'(2002), '디 인크레디블 미시즈 리치'(2003) 였다.
2015년 오랜 연기 경력을 높이 사 영예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는데 최근 버라이어티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나 오래 일했다고? 내가 이렇게 오래 살 것이라곤 생각조차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녀가 얼굴을 내민 영화로는 존 카사베츠 작품인 '얼굴들'(1968)을 비롯해 '오프닝 나이트'(1977), '또 다른 여인'(우디 앨런 감독 1988), '별들을 벗겨라'(Unhook the Stars 1996), '브로큰 잉글리시'(Yellow and Broken English 2008), '사랑이 다시 올 때'(Hope Floats 1998), '템피스트', '브링크 도난사건'(The Brink's Job 1978), 'Tony Rome'과 '네온 바이블'(1995) 등이 있다.
아들 닉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가 치매를 앓는 어려운 여건에서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힘겨워 했다고 털어놓았다. "우리는 알츠하이머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진실되길 원했다. 그리고 지금, 과거 5년 동안 그녀는 알츠하이머를 갖고 있었다. 그녀는 완전 치매였다. 그리고 미치게도—우리는 살았고, 그녀는 연기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