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잡지 (롤링스톤)이 선정한 500대 가요를 시대별로 보면,
1960년대가 195곡(39%)으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다.
다음은 70년대(131곡), 50년대(70곡), 80년대(55곡) 차례다.
1위인 밥 딜런의 '라이크 어 롤링 스톤'은 상위 10곡 중 절반이 60년대 노래다.
미국의 60년대는 50년대의 매카시즘과 강고한 인종차별을 떨쳐내고 민권운동, 반전, 평화운동,
히피문화 등을 통해 기존 체제에 대한 저항이 분출하던 시기다.
한 미국사 책은 이 시대와 음악을 이렇게 표현했다.
'새로운 세대의 시인들은 타자기보다 저닉기타로 현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싶어했다.
'반문화(counterculture)는 피터, 폴 앤 메리와 밥 딜런의 포크 뮤직으로,
그 다음에는 로큰롤 혁명으로,라디오와 탤레비전 시청자 수백만명을 사로잡았다.'
2007년 (경향신문)이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을 보면 역시 좋은 음반이 대거 배출된 시기가 눈에 뛴다.
5년 단위로 끊어 봤을 때 1986~90년이 가장 많은데 들국화, 유재하, 어떤 날, 김현식, 이문세, 동물원 등을
필두로 21개의 음반이 선정됐다.
1991~1995년도 서태지와 아이들, 김광석, 강산에, 이상은, 듀스 등의 음반 23개가 배출됐다.
이 10년간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세대상의 측면에서도 이 시기는 미국의 60년대에 비견할 만하다.
독재에 대한 저항이 대중적으로 분출하고 자유에 대한 열망이 각 분야로 확산하던 시기였다.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시대에 인간의 창조성과 예술적 영감도 널리 고양되는 게 아닌가 싶다.
국내에서 명반이 많이 나온 시기는 (응답하라 1988)의 배경과 겹친다.
드라마에서 흘러나오는 당대의 노래들이 귀에 착착 감기는 이유가 단순히 추억의 작용때문만은 아니었나 보다.
문득 궁금해진다.
먼 훗날 우리는 오늘날을 어떤 노래로, 어떤 시대상으로 기억하게 될까. 박용헌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