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br>속 터진 만두 이야기<br><br> 이 이야기는 이전에 한번 올린글인데<br>추운 연말 생각이ㅡㅡ<br><br>정월 초하루가 어제같은데<br>이젠 계묘년도 정말 한장만<br>남았습니다.<br><br>남은 한달동안 못다한<br>일들이 있으시면 해결이<br>되도록 노력들 해보시고<br>그래도 안되면 내년<br>갑진년엔 이루어 지시길.....<br><br><br>60년대 겨울,<br>서울 인왕산 자락엔<br>세칸 초가집들이 다닥다닥 붙어<br>가난에 찌든 사람들이 그날그날<br>목숨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br><br>이 빈촌 어귀에 길갓집<br>툇마루 앞에 찜솥을 걸어 놓고<br>만두 쪄서 파는 조그만 가게가<br>있었습니다. <br><br>쪄낸 만두는 솥뚜껑 위에 얹어 둡니다. <br><br>만두소 만들고 만두피 빚고<br>손님에게 만두 파는 모든 일을<br>혼자서 다 하는 만두가게 주인<br>이름은 순덕 아지매였습니다<br><br>입동 지나자 날씨가<br>제법 싸늘해 졌습니다. <br><br>하루도 빠짐없이<br>매일 어린 남매가 보따리를 들고<br>만두가게 앞을 지나다가 <br>추위에 곱은 손을 솥뚜껑 위에서<br>녹이고 가곤 했습니다. <br><br>어느 날<br>순덕 아지매가 부엌에서 만두소와<br>피를 장만해 나갔더니 어린 남매는<br>이미 떠나서 골목길 끝자락을 돌고<br>있었습니다. <br><br>얼핏 기억에 솥뚜껑 위에 만두 하나가<br>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br><br>남매가 가는 골목길을 이내<br>따라 올라갔습니다. <br><br>저 애들이 만두를 훔처 먹은 것 같아<br>혼을 내려고 했었습니다, <br><br>그때 꼬부랑 골목길을<br>막 쫓아 오르는데,<br>아이들 울음소리가 났습니다.<br><br>바로 그 남매였습니다, <br>흐느끼며 울던 누나가 목 멘 소리로<br>말했습니다. <br><br>"나는 도둑놈 동생을 둔 적 없어. <br>이제부터 누나라고 부르지도 말아라."<br>예닐곱 살쯤 되는 남동생이<br>울며 말했습니다. <br><br>"누나야 내가 잘못했어.<br>다시는 안 그럴게."<br><br>담 옆에 몸을 숨긴 순덕 아지매가<br>남매를 달랠까 하다가 더 무안해<br>할 것 같아 가게로 돌아 왔습니다. <br><br>이튿날도<br>보따리 든 남매가 골목을 내려와<br>만두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br>누나가 동전 한 닢을 툇마루에 놓으며<br>중얼 거렸습니다. <br><br>"어제 아주머니가 안 계셔서 <br>외상으로 만두 한 개 가지고<br>갔구먼요." <br><br>어느 날<br>저녁 나절 보따리 들고 올라가던<br>남매가 손을 안 녹이고 지나 치길래.<br>순덕 아지매가 남매를 불렀습니다. <br><br>"얘들아 속 터진 만두는<br>팔 수가 없으니 우리 셋이서 먹자꾸나." <br><br>누나가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며<br>"고맙습니다만 집에 가서 저녁을<br>먹을래요." 하고는<br>남동생 손을 끌고 올라 가면서<br>"얻어 먹는 버릇 들면 진짜 거지가 되는<br>거야. 알았니?" 하는거였습니다. <br><br>어린 동생 달래는<br>나지막한 목소리가 찬바람에 실려<br>순덕 아지매 귀에 닿았습니다<br><br>어느 날 보따리를 또 들고<br>내려가는 남매에게 물었습니다.<br><br>"그 보따리는 무엇이며<br>어디 가는 거냐?" <br>누나 되는 여자 아이는<br>땅만 보고 걸으며<br>"할머니 심부름 가는 거예요." <br>메마른 한마디 뿐이었습니다.<br><br>더욱 궁금해진 순덕 아지매는<br>이리저리 물어봐서<br>그 남매 집사정을 알아냈습니다.<br><br>얼마 전 이곳 서촌으로<br>거의 봉사에 가까운 할머니와<br>어린 남매 이리 세 식구가 이곳으로<br>이사와 궁핍 속에 산다는<br>것이었습니다. <br><br>그래도<br>할머니 바느질 솜씨가 워낙 좋아<br>종로통 포목점에서 바느질 꺼리를<br>맡기면 어린 남매가 타박타박 걸어서<br>자하문을 지나 종로 통까지 바느질<br>보따리를 들고 오간다는 것입니다. <br><br>남매의 아버지가 죽고 나서<br>바로 이듬해 어머니도 유복자인 동생<br>낳다가 그만 모두 이승을 갑자기<br>하직했다는 것입니다, <br>응달 진 인왕산 자락 빈촌에<br>매서운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br><br>남동생이 만두 하나 훔친 이후로도<br>남매는 여전히 만두가게 앞을 오가며<br>다니지만. <br>솥뚜껑에 손을 녹이기는 고사하고<br>아예 고개를 돌리며 외면하고<br>지나 다니고 있었습니다<br><br>"너희 엄마<br>이름 봉임이지 신봉임 맞지?" <br>어느 날 순덕 아지매가 가게앞을<br>지나가는 남매를 잡고 물었습니다. <br><br>깜짝 놀란 남매가<br>발걸음을 멈추고 쳐다 봅니다. <br>"아이고 봉임이 아들딸을 이렇게<br>만나다니 천지 신명님 고맙습니다."<br>남매를 꼭 껴안은 아지매 눈에<br>눈물이 고이기 시작합니다, <br>"너희 엄마와 나는 어릴 때<br>둘도 없는 친구였단다. <br>우리 집은 찢어지게 가난했고.<br>너희 집은 잘 살아 인정 많은<br>너희 엄마는 우리집에 쌀도 퍼담아<br>주고 콩도 한 자루씩 갖다 주었단다."<br><br>그날 이후 남매는 저녁 나절<br>올라갈 때는 꼭 만두가게에 들려서<br>속 터진 만두를 먹고, <br>순덕 아지매가 싸주는 만두를 들고<br>할머니께 가져다 드렸습니다. <br><br>순덕 아지매는 동사무소에 가서<br>호적부를 뒤져<br>남매의 죽은 어머니 이름이<br>신봉임 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br>그 이후로 만두를 빚을 때는<br>꼭 몇개는 아예 만두피를 일부러 찢어<br>놓았습니다. <br><br>인왕산 달동네 만두 솥에<br>속 터진 만두가 익어갈 때 만두 솥은<br>눈물을 흘렸습니다. <br><br>그리고,<br>30여 년 후 어느 날 만두가게 앞에<br>고급 승용차 한 대가 서고 중년신사가<br>내렸습니다. <br><br>신사는 가게 안에 꾸부리고<br>만두 빗는 노파의 손을 덥석 잡습니다. <br><br>신사는 눈물을 흘리며<br>할머니를 쳐다봅니다, <br><br>"누구 이신가요?" <br>신사는 할머니 친구<br>봉임의 아들이라고 말합니다. <br><br>만두집 노파는 그때서야 옛날<br>그 남매를 기억했습니다. <br><br>두 사람은 말없이<br>흐느끼고 있었습니다.<br><br>그가 바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br>명문 미국대학 유학까지 다녀와<br>병원원장이 된 봉임의 아들 <br>최낙원 강남제일병원 원장입니다. <br><br>이 글을 읽고<br>오늘 아침도 감동의 눈물로<br>하루를 출발합니다.<br><br>누나의 어른보다 더<br>어른스러운 품격 있는 가치관,<br>그리고 만두가게 주인의<br>고상한 품격에 고개 숙여집니다.<br><br>화려한 학력과 경력이<br>과연 이들의 삶에 비교 우위에<br>있었을까요?<br><br>우리 주변에서 오늘날도<br>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br>훗날 쓰여질 수 있는 혹시나<br>나 자신이나 주위에 있는지<br>묻고 싶어집니다.<br><br>그리고<br>이 세상 아이들도 모두<br>이런 아이들로 성장할 수 있을런지<br>생각해 보게 만듭니다.<br><br><<강남제일병원장<br>최낙원 박사의 실화<br>눈물 어린 감동이야기>><br><br>오늘도 쌀쌀합니다.<br>건강 단디 챙기세요?~~~<br><br>긴글 읽어 주셔서<br>대단히 感謝합니다.<br><br><br><br><br><br><br><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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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편의 영화를 본 듯 감동의 눈물이 나네요 만두집 할머니의 선한 영향력이
아이들 마음을 따뜻하게 자라게 한 것
같아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어른은 아이들의 거울이라 하지 않습니까
날씨도 추운데 고뿔 대장님도
빠른 쾌유 바랍니다
우리회장님^^항상좋은글~감사드립니다^^눈물짓게하는~감동적인글~입니다^^감사합니다^^건강유의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