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강국
지금까지 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스페인, 이집트, 인도처럼 주로 제3세계에서 이루어진 제트전투기 개발사(開發史)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전통적 군사강국(傳統的軍事强國)을 제외(除外)하고도 이처럼 생각보다 많은 나라들이 상당히 어렵고 힘든 도전(挑戰)에 나섰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집트처럼 무모(無謀)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예(例)도 있지만 대만이나 인도처럼 충분(充分)한 개발 배경(背景)을 가지고 있는 나라도 있습니다.
↑이집트에서 미완으로 끝난 HA-300
그런데 이들과 안보 환경(安保環經)이 다른 유럽의 소국(小國) 중에서 제트전투기를 자체 개발(自體開發)한 경우가 있습니다.
먼저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특별히 다루지 않지만 여러 번 언급(言及)했던 스웨덴(Sweden)을 들 수 있습니다.
역사(歷史)가 생각보다 오래 된 스웨덴의 항공 산업(航空産業)은 그동안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蓄積)해 왔고 수출(輸出) 등을 통해 작은 내수(內需)의 한계(限界)를 극복(克復)해 왔습니다.
최근 보잉(Boing)과 컨서시엄(consortium, 여러 나라가 협력하여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나라를 지원하는 방식. 또는 그런 모임)을 구성(構成)해 APT의 승자(勝者)가 된 것처럼 대단히 성공적(成功的)인 사례(事例)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60년대 베스트셀러였던 스웨덴의 J35 드라켄
이처럼 유명한 스웨덴과 달리 냉전(冷戰)으로 말미암아 국내에는 의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대단한 내공(來攻)을 지닌 소국(小國)이 유럽에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체코슬로바키아(Czechoslovakia, 체코)입니다.
중부(中部) 유럽에 위치한 체코는 1919년에 처음으로 독립국가(獨立國家)를 이루었을 만큼 역사(歷史)가 짧고 국토(國土)도 우리보다 작으며 인구(人口) 또한 불과 천만 명 남짓 합니다.
놀랍게도 바로 이런 작은 나라에서 제트전투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제2차 대전 당시 독일이 애용한 체코슬로바키아산 38(t) 전차
체코는 오스트리아(Austria) 제국(帝國)의 심장부(心臟部)였을 만큼 기계공업 분야(機械工業分野)에서 탁월(卓越)한 실력(實力)을 가지고 있는 기술 강국(技術强國)입니다.
예를 들어 제2차 대전 초기에 독일은 그들이 보유(保有)한 국산 전차(國産戰車)의 성능(性能)이 떨어지자 1938년에 강제 점령(强制占領)한 체코에서 노획(鹵獲)한 전차들을 대량(大量)으로 최전선(最前線)에서 사용(使用)했을 정도였습니다.
항공 분야도 마찬가지인데 체코에는 유구(遺構)한 역사(歷史)를 지닌 아에로(Aero Vodochody)가 오래전부터 비행기(飛行機)를 제작(製作)해 왔습니다.
↑1930년대 체코에서 개발한 A.304 폭격기
독립 직후인 1919년에 설립(設立)된 이 회사(會社)는 다양(多樣)한 군용기(軍用機)를 생산해 군에 납품(納品)하고 대외 판매(對外販賣)도 했으며 독일 강점기(强占期)에는 독일군용기체(獨逸軍用機體)를 생산(生産)했습니다.
제2차 대전이 끝난 후 자체 개발을 재개했는데 군용기 역사에 길이 빛날 명품 훈련기(名品訓鍊機)인 L-29 델핀(Delfin)도 이때 탄생(誕生)했습니다.
체코 역사상 최초의 자체 개발 제트기이기도 한 L-29는 마땅한 훈련기가 없어 애를 먹던 소련의 눈에 띄면서 바르샤바 조약국(條約國)의 고등(高等)훈련기로 채택(採擇)되었습니다.
↑체코 최초의 자체 개발 제트기인 L-29 델핀
L-29는 초도 비행(初度飛行)에 성공(成功)한 지 불과 2년만인 1961년부터 양산(量産)을 시작했을 만큼 성능(性能)이 탁월(卓越)했습니다.
1974년까지 3,500여기가 생산되어 40여개국에서 훈련기로 사용했고 민간(民間)에서 인기 있는 자가용기(自家用機)로도 유명세(有名稅)를 떨쳤습니다.
명성(名聲)은 후속기(後續機)인 L-39 알바트로스(Albatros)에 이어졌습니다.
1971년부터 배치(配置)된 L-39은 2,800기가 제작(製作)되어 전 세계에 공급(供給)되었고 아에로사는 고등훈련기(高等訓鍊機)의 강자(强者)로 명성을 확고(確固)히 했습니다.
↑좋은 고등훈련기로 명성을 떨친 L-39 알바트로스
L-39는 뛰어난 기동력(機動力)을 바탕으로 1인승 경공격기(輕攻擊機) 버전으로도 생산되어 지금도 여러 나라에서 사용 중인 체코 최초의 제트전투기이기도 합니다.
L-39 경공격기형은 여러 국지전(局地戰)에 투입(投入)되어 가격대 성능비(價格對性能備)가 뛰어난 전술기(戰術機)로 명성(名聲)을 떨쳤습니다.
이에 고무(鼓舞)된 아에로가 1980년대 말 L-39을 기반(基盤)으로 하는 차세대 다목적경전투기(次世代多目的輕戰鬪機, Light multi-role combat aircraft)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이에 따라 탄생(誕生)한 공격기가 L-159 알카(Alca)입니다.
↑전작들과 달리 향후 전망이 불분명한 L-159 알카
1997년 초도비행에 성공한 L-159는 체코, 이라크(Iraq)에 공급되고 헝가리(Hungary)가 1기를 임대(賃貸)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전작(前作)들처럼 히트는 치지 못하고 현재까지 70여기만 제작되었을 뿐이고 추후 양산(追後量産)도 유동적(流動的)입니다.
소련의 교통정리(交通整理)에 힘입어 동구권(東歐圈) 고등훈련기의 독점 공급자(獨占供給者)와 다름없는 지위(地位)를 누렸던 아에로의 위상(位相)이 냉전 종식(冷戰終熄)과 함께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냉전의 혜택(惠澤)을 가장 많이 보았던 체코의 제트전투기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代木)입니다.
( 계속 ) [ august 의 軍史世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