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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 코너 스크랩 수필 사우디아라비아의 운전면허증
황종원(중앙대) 추천 0 조회 25 08.09.27 19:2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사랑하는 사이도 늘 함께 있다면 참 괴로운 일이다.
만나고 헤어지면서 사랑은 두터워 지는 법이다.
물건이나 사람이나 적당히 떨어져 있는 것도 생활의 변화요 자극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젊은 부부는 서로가 무엇은 하는 지 늘 궁금하고 걱정스럽다.
함께 있다면 뻔 한 일상이 궁금하고 답답할 것이 없다.
젊은 남편은 아내에게 자신의 일상을 적어 보낸다.
걱정 말라는 당부가 간절하다.

그런 날, 그 때.

 

언제나 내 곁에 있는 숙
요 며칠은 현장을 떠나 외근을 하고 있다오.
현장 요원이 현장에 오면서 국내 면허를 따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오.
여기서 움직이려면 운전면허 없이는 꼼짝을 못한다오. 시내 운전을 하려면 반드시 사우디 운전 면허증이 있어야 한답니다.
그 면허증을 따주려고 직원들을 인솔해서 다니고 있소.
코스는 시력검사장, 교통간판 시험장, 다시 실기 시험장으로 가서 막판에는 경찰서에 면허증을 찾으러 가는 등 팽이를 돌리고 있다오.
처음에 많이 헷갈렸지.
모르면 묻고 헛발질에 헛손질하고 나니 이제는 운전면허증이라면 다들 나를 찾고 이제 내 일이 되었소.
회사 이 지역 사무소에서 타 현장의 면허증에는 신경을 쓰지만 다란 현장 일은 내가 처리를 하고 있다오.
며칠 다니니 교통신호 간판은 다 알고 나서 다른 직원들을 교육을 시킨다오. 남들은 면허를 따주고는 나는 정작 면허를 따지 않고 있다는 이상한 일이기는 하나 면허는 차츰 딸 생각이오.
내가 움직일 때는 경차랑 기사를 나와 동행을 하니 정작 내가 시내를 운전할 일은 별로 없어서 내 면허 따는 일에 게을러진 거지,
나는 요즘 현장내의 차는 거의 다 몰고 있다오. 1/2톤 픽업, 3/4닷치 픽업, 코레시다 웨곤, 1 1/2트럭, 엠버런스에다가 40인승 버스까지 다 몰아봤다오. 현장에서만 운행을 하니 걱정을 마오. 차를 관리하다 보니 몰 수 밖에 없기는 하나 장거리 운행 때는 해당 기사를 배치해서 하니 걱정을 마오.
어제와 그저께는 운전면허 때문에 신청 접수창구인 학원에 다녔더니 학원장이 아주 친절합디다.
아는 척을 해주니 고마웠소. 그 사람은 한국인이라면 아주 좋아한다오.
어제는 5명을 인솔해서 데리고  갔더니 교통간판교육을 시키기 전에 주의 사항을 적힌 종이를 주는데 이 친철씨께서는 우리나라 사람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서 한글로 번역한 것을 주니 반갑고 대견합디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자청을 했소.
" 내일 내가 다시 오게 되니 이 내용을 타자로 찍어서 가져다주마. "
  그리고 오늘 사실 그대로 했소. 복사를 아예 30부를 해다가 주었다오.
아주 만족한 이 양반은 댕큐유 베리 머치를 입에 달고 있었지.
그가 권하는 홍차를 내 잔이 비우는 족족 따라서 주전자가 비우면 다시 채워서 줄 요량이라서 내가 질릴 지경이었다오.
이 친절씨 원장께서 한국인이라면 1등으로 쳐주니 여러 가지 고마울 따름이오.
내게 이런 제안을 합디다.
신호규정을 줄 테니 교육을 시켜서 데리고 와 달라는 거요.
나는 그것을 벌써 복사를 해서 우리 직원들을 교육을 시켰다고 하니
그가 내게 하는 말이
유아 티쳐라고 합디다.
그는 영어가 아주 능통합니다.
미국에서 2년 동안 공부를 하고 이 학원을 세웠다는 거요.
숙, 어제 하루를 이렇게 보냈소. 내일 다시 소식을 전하리다.
아들 녀석은 잘 있고 ?


1978. 11. 27
숙이의 곁에 있는 아빠가

 

내 글은 이렇게 끝난다.
아내의 곁에 있던 젊은 남편은 지금도 아내 곁에 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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