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치료보다 선행돼야 하는 '식이요법'
변비와 영양 <1>
1. 질환의 개요
가. 정의
배변 중 불편감을 느끼는 증상으로 임상적으로는 2016년 개정된 로마기준 IV (Rome IV criteria)를 사용한다. 즉 적어도 6개월 이전에 발생하여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전체 배변의 25% 이상에서 다음에 해당하는 2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서 묽은 변은 거의 없고, 과민성 장증후군의 진단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이다.
①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②덩어리지거나 딱딱한 변 ③배변 후 잔변감 ④항문이나 직장의 폐쇄감 ⑤배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조작이 필요한 경우 ⑥주 3회 미만의 배변이 해당된다.
나. 유병률
전세계적으로 대략 전체 성인 인구의 14%에서 발생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한 보고에서 16.5%의 유병률을 보였다.
다. 병태생리
정상적인 배변의 생리는 다음과 같다.
(1) 소장에서 소화되고 남은 유미즙 형태의 찌꺼기가 대장으로 이동한다.
(2) 대장운동으로 수분을 흡수해 변의 형태를 만들고 직장으로 변을 모아준다.
(3) 직장에서 변이 차면 골반근육과 항문괄약근이 조여져 변이 새지 않도록 한다.
(4) 숨을 참고 힘을 주어 복압을 올려 대변을 밀어내며, 조여져 있던 골반근육과 항문괄약근이 열리면서 대변을 배출한다.
정상적인 배변을 위해서 ①충분한 대변양 ②변괴를 직장으로 보내기 위한 적절한 대변활동 ③변을 배출시키는 골반 및 항문괄약근의 기능이 정상이어야 하며, 이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변비가 발생한다.
대장의 구조. 출처=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라. 원인별 분류
(1) 일차성(원발성) 변비
이차성 원인이 배제되었다면, 발생기전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장 통과시간이나 대장의 운동기능은 정상이지만 환자는 증상을 느끼고 변비를 호소하는 정상통과형(normal transit constipation)으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 골반저 기능은 정상이지만 대장의 연동 운동이 감소하여 발생하는 서행성(slow transit constipation) 변비가 있다.
셋째, 기능적 이상으로 직장에서 변을 배출할 때 밀어내는 힘이 약하거나 배변에 대한 저항성이 증가하여 발생하는 배변장애형(evacuation disorder)이다. 배변 시 힘을 줄 때 골반저 횡문근이 이완하지 않고 반대로 수축하여 직장출구가 폐쇄되어 나타난다.
최근에는 대변을 충분히 만들지 못할 만큼 섭취량 자체가 적어서 나타나는 변비가 증가하고 있다. 주로 음식물 제한을 통해 체중관리를 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고, 음식물 섭취량이 감소하면 대변에서 흡수되는 수분량이 감소하고 대장통과시간이 지연돼 변비가 나타나게 된다.
(2) 이차성 변비
- 내분비계 대사장애: 당뇨병, 갑상샘저하증, 고칼슘혈증 등
- 소화기계 장애: 위장장애, 치핵, 치질, 종양
- 정신계 장애: 배변충동의 무시, 정신질환 등
- 약물사용: 진통제, 항콜린제, 칼슘통로차단제, 이뇨제, 철분보조제, 칼슘 또는 알루미늄을 포함한 제산제, 삼환계 항우울제 등
- 임신
- 기타: 움직일 수 없는 환자, 빈약한 식사, 부족한 수분섭취 등
마. 치료
(1) 식이요법
대부분의 변비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약물치료보다 선행돼야 한다. 식이섬유를 1일 20~30g 섭취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변비와 관련 있는 음식 및 영양성분은 상세히 후술 예정이다.
(2) 약물치료
- 팽창성하제: 장내수분흡수를 통해 팽창되어 대변제거와 장내 연동운동 촉진을 돕는 겔을 형성하여 작용하며, 복용 시 고창, 복부경련을 유발할 수 있다. Psyllim, polycarbophil 등이 있다.
- 연화성하제: docusate sodium은 변 표면의 습윤작용을 증가시켜 연화효과를 나타내며, 표면의 마찰을 줄여 변의 통과를 용이하게 한다. 효과발현시기가 낮고, 장기적 변비치료에는 효과가 적다
- 삼투성하제: Lactulose, sorbitol, glycerin 등의 성분은 물이 대장 내강으로 유입하게 만든다. 삼투성 하제는 당류를 포함하고 있어 당뇨환자에게 경구 사용 시 혈당수치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
- 윤활성 하제: 변을 코팅하여 변이 더 용이하게 배설될 수 있게 하고, 변이 장내 재흡수로 인해 수분을 잃는 것 또한 방지한다
- 자극성하제: Bisacodyl, senna등은 장평활근의 신경얼기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운동성을 증가시킨다. 효과는 빠르지만 용량에 따라 복부경련과 같은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다.
- 염류성 하제: 나트륨, 마그네슘, 인산염들은 장 내강으로 물을 유입해 장관의 압력 상승을 유발한다. 신장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은 마그네슘, 인산 등이 체내 축적될 수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3) 바이오피드백
배변을 조절하는 골반과 항문 괄약근이 수축 혹은 이완하는 생체신호를 모니터를 통해 환자가 지켜보거나(visual biofeedback), 소리를 들어서(audio biofeedback) 혹은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사용하여(audio-visual biofeedback) 환자 스스로 괄약근 조절기능을 터득하게 하는 행동과학 치료의 일종이다.
(4) 수술적 치료
배변장애가 없고,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서행성 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5) 국소치료
직장이 확장될 때 관장액이 대장 점막을 자극하여 수축을 유발하여 대변을 제거한다. 바이오피드백을 포함한 내과적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분변매복 예방에 효과적이나 지속적 사용 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6) 신체활동 강화
활동량이 적은 노인변비에서 호전을 가져올 수 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