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석굴암이라더니 진짜였네… 지리산 기암절벽을 깎아 만든 10년의 기적, '서암정사'
서암정사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강원도나 남해의 유명 관광지처럼 화려하고 북적이는 곳 대신,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여름의 무더위를 식히고 싶다면 경남 함양으로 떠나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지리산 칠선계곡의 푸른 수목 사이에 자리 잡은 서암정사는 자연과 인간의 예술이 결합한 독특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이곳은 지리산의 깊고 웅장한 산세 속에 자연암반을 그대로 활용하여 정교한 석불을 조각해 둔 특색 있는 공간입니다.
특히 방문객들을 위한 입장료나 주차비가 전혀 들지 않는 가성비 명소로,
부모님을 모시고 가거나 연인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기 좋습니다.
입장료·주차비 모두 0원, 지리산 자락에서 맞이하는 정적
서암정사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서암정사는 연중 상시로 개방되어 있어 언제든 편안한 시간에 발걸음을 할 수 있습니다.
사찰 입구까지 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차량으로 진입하기 수월하며,
주차 공간도 무료로 마련되어 있어 주말 나들이객들의 비용 부담을 완전히 덜어줍니다.
다만 사찰이라는 공간 특성상 조용히 참배하는 분들을 위해 큰 소리로 대화하는 행동은 삼가야 합니다.
특히 서암정사의 핵심인 석굴법당 내부는 엄격하게 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눈과 마음에만 그 경이로운 풍경을 오롯이 담아오는 관람 예절이 필요합니다.
10년의 세월로 깎아 만든 석굴법당, 기암절벽 위에 새긴 위로
서암정사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천연 바위 문인 '대방광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암벽에 직접 새겨진 사천왕상이 웅장하게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서암정사는 6·25 전쟁 당시 이 일대에서 안타깝게 희생된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해 원응스님이 1980년대 후반부터
무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연 암반에 불상을 조각하며 일궈낸 눈물겨운 결실입니다.
사찰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극락전' 석굴법당은 벽면과 천장, 기둥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보살과 제자상이 빈틈없이
새겨져 있어 경탄을 자아냅니다.
경주 석굴암과는 또 다른 현대 석조 조각의 극치를 보여주는 곳으로,
함양 8경 중 하나인 '서암석불'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선이 짧아 걷기 편한 도량, 아침 안개와 함께 즐기는 산책
서암정사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서암정사는 경내 동선이 길지 않고 경사도 비교적 완만하여 무릎이 불편한 어르신들이나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석굴법당 위쪽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라가면 비로전, 산신각 등 바위 틈새에 들어앉은
조그만 전각들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른 아침 지리산 능선에 뽀얗게 안개가 내려앉을 때 사찰의 연못과 기암절벽,
그리고 독특한 석조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 같은 몽환적인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3대 계곡인 칠선계곡과 벽송사를 연계하는 하루 코스
서암정사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서암정사만 단독으로 보기 아쉽다면
바로 인근에 위치한 천년고찰 벽송사와 칠선계곡을 묶어 하루 여행 코스로 구성하기 좋습니다.
벽송사는 서암정사에서 동쪽으로 약 600m 거리에 있어 도보나 차량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훌륭한 연계 스팟입니다.
울창한 원시림과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는 칠선계곡 초입에서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발을 담근 뒤,
서암정사로 이동해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는 코스는 완벽한 여름 피서가 됩니다.
올여름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깊은 산속이 주는 위로를 느끼고 싶다면 함양으로 향해 보시기 바랍니다.
- 최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