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맞지않게 땡깡아닌 땡깡을 부리며 이불을 끌어안고 버팅기는 이 남자.
메르넵타는 따뜻하고 보드라운 이불을 벗어나기가 싫어 이불을 잔뜩 끌어당기며 자신을 깨우는 아내또한 끌어당겨 안았다.
"그만 일어나야한다니까요! 해가 중천에 떴다구요."
"거짓마~알. 아직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어.
그러니까 좀만 더 자자~"
"그래도..!!"
"쿨..."
몸을 흔들며 깨워도깨워도 일어나지 않으며 버팅기곤 결국 또다시 자신을 안고 잠들어버린 남편을 보며 헤라스는 포기한듯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결혼한지 약 일주일이 지난 그들은 한창 행복함에 빠져 있었다.
또한 왕자인 그와 결혼함에 따라 헤르시아는 궁안에 들어와 살게 돼었고 침식을 같이하게되어 그동안 몰랐었던 메르넵타의 사소한 면들 또한 알게되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것.
아침잠이 많다는 것이다.
"아아..정말.. 오전을 잠으로 다 보낼 셈이야.."
작게 불평하며 자신만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켰지만 그 또한 메르넵타가 자신의 허리를 꼭 안고 있었기에 실패였다.
팔을 풀어보려고 했지만 정말 자는 것이 맞는지 자는사람치고는 너무 센 힘으로 안고 있어서 풀 방법도 없었다.
결국 결혼 후 여태껏 일주일 내내 그녀는 할 수 없이 메르넵타가 일어나는 정오가 다 되어가는 때에 침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상황을 보니, 오늘도 정오가 다 될때까지는 이상태로 있어야 하는 모양이다.
체념하곤, 헤라스는 이불을 끌어당겨 다시 잘 덮곤 누워버렸다.
"....메르넵타."
"....."
약 10여분이 지난 후, 헤라스가 약간 사나운 어조로 말했다.
"메.르.넵.타."
"......"
"당신, 안 자는 거 알아요. 어서 일어나요."
"아니야-난 자는 거야."
눈을 감은 채로 쿡쿡 웃으며 그가 능청스레 말하자 헤라스는 손으로 그의 오른쪽 볼을 잡아 꼬집으며 다시 말했다.
"안 자고 있잖아요! 오전내내 잠으로 시간을 때울 거예요? 어서 일어나요-
안 그럼 나라도 좀 풀어주던가."
"오늘까지만 이럴게. 내일부터 일찍 일어나면 돼잖아. 응?"
"설마, 그동안 깨어있으면서 자는 척 했어요? 일주일동안?"
"오늘이 일주일째잖아. 오늘까지만 이럴려고 했어."
그가 아내의 질책에 입을 쭉-내밀어 불평했다.
"정말 오늘까지만이죠?"
"그럼-"
알았다는 다짐을 받아놓고 헤르시아가 피식 웃으며 볼을 꼬집던 손을 내려놓자 메르넵타도 아내에게 편안하면서도 나른한 웃음을 지어주곤 아내의 볼에 가볍게 키스해주었다.
그리곤 다시 눈을 감았다.
".....쿨...."
".....아아..정말 잠들어버렸어...."
"늦잠꾸러기 왕자 전하가 오셨군요."
이즈테아트가 그를 흘끗 보곤 말하며 다시 서류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아하- 좋은 아침."
"아침은 무슨! 이미 해가 중천에 떴다, 이녀석!!"
제드이샤크가 광분하며 메르넵타에게 달려들어 악악거리자 그는 질겁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친구의 공격을 막았다.
또다시 노총각 히스테리를 부리며 무자비한 힘을 행사하려는 친구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메르넵타는 낙트메켄이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고 있던 탁자로 가서 앉았다.
"행복해보이는군. 얼굴이 환하게 빛나고 있어."
낙트메켄이 웃으면서 핀잔을 주자 메르넵타가 벙긋 웃었다.
"나도 그래? 흠-! 당연하지, 당연해-."
싱글싱글 웃으면서 메르넵타는 간식으로 놓인 꿀과자 하나를 집어들었다.
"그러고보니..자네도 요즘 다시 얼굴이 좋아졌어, 낙트.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날이 꺼멓게 죽어가던 얼굴이, 이젠 좀 편안해 보이는군.
이제 고민거린 좀 해결된거야?"
"...아...그래, 그렇네."
낙트메켄이 그 특유의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이자 메르넵타 또한 편히 웃으며 다행이라며 답해주었다.
"헤르시아는 어디있지? 좀 만나보고 싶은데."
"거실에 있을 거야. 식사중일 걸."
"그렇군..그럼, 잠시 실례..."
낙트메켄은 친구들의 무리에서 빠져나와 동생이 있을 곳으로 향했다.
곧, 정오의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늦은 점심을 들고 있는 동생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못 본 일주일 동안 몰라보게 아름다워져 있었다.
"오빠-!"
곧, 인기척에 고개를 들어 그를 본 여인이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그를 불렀다.
낙트메켄은 활짝 웃으며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식사를 내가 방해하진 않았니?"
"아니예요, 이젠 다 먹었는걸요."
그녀는 시녀에게 탁자를 치우라고 말하곤 의자하나를 더 끌어 그를 앉게 했다.
"..좋아 보이는구나. 일주일동안 몰라보게 예뻐졌다."
"정말요?"
수줍어하면서 기뻐하는 그녀를 보며 낙트메켄은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즐거워졌다.
"메르넵타가 잘 해 주니?"
"그럼요. 결혼하길 잘했어요."
생긋 웃으며 답하는 여인의 말에 낙트메켄의 마음에 다시 그 미소와 같은 행복감이 물들어갔다.
그녀의 행복, 다행이었다.
메르넵타는 자신의 바람을 들어주었고, 약속을 지켰다.
그녀는 앞으로도 남편과 행복할 것이다. 자신은 그 환한 웃음을 언제까지나 같은 행복한 마음으로 볼 수 있겠지.
"그래. 메르넵타는 좋은 사람이니까 넌 언제까지나 행복할거야, 헤르시아."
하트호르는 조용히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궁내의 와인 저장고의 책임자는 틀림없이 그녀에게로 올 것이었다.
와인 저장고의 책임자는 한참 왕성한 삼십대의 사내로, 낮은 봉급에 불평하길 잘하는 미혼의 남자였다.
술과 여자에 돈을 흥청망청 써가면서 자신의 봉급에 불평을 일삼는 그는 한마디로, 이용당하기 쉬운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 광고하고 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하트호르는 이번 일에 그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보아하니, 이지자크는 그녀가 원하는대로 희생물을 죽일 마음도 없는 것 같으니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야 했다.
하트호르의 집안은 섭정공비를 배출할 정도의 재력있고 신분높은 귀족.
이런 일에 쓰여질 재산정도는 그녀 개인의 재물로도 충분했다.
"...이거 이런데로 불러내시다니..."
시간이 되자 어슬렁어슬렁 그자가 나타났다.
술로 비쩍 골은 몸에 머리가 벗겨지는 증세를 보이는 이 남자를 보자 하트호르는 눈쌀을 찌푸렸다.
보기만해도 역겨운 사내. 그러나 이런 일을 거래하기엔 충분하다.
"약속대로..대가는 톡톡히 주시는 거지요? 그런데 무슨 일을 시키길 작정입니까요, 아가씨?"
"....이건 절대 비밀이예요.
그대가 비밀을 지키고 일을 잘만 처리해준다면, 난 그대에게 비밀 서한에 써 놓은 것처럼 금괴 두 덩이를 지불할 겁니다."
그녀의 확답을 받아내자 탐욕스런 그자의 눈이 반들거리며 빛났다.
"좋습니다, 좋아요..자, 그럼.. 제가 뭘 하길 원하십니까?"
".....왕자비에게로 가는 와인에... 이걸..섞어 보내주세요."
그녀는 품안에 숨겨온 새끼손가락만큼 작은 자루를 꺼냈다.
"이게 뭡니까요?"
".......뭘 것 같나요?"
"...설마..독은 아니겠지요?"
"......"
그녀의 침묵에 와인 창고 책임자의 눈알이 재빠르게 굴러갔다.
"왕족을 독살하는 죄는 중죄에 해당합니다. 발각되면 전 죽은 목숨입니다요, 아가씨.
죄송합니다만, 안 되겠군요.."
"나는 케헨가문의 장녀입니다. 그 정도 일을 내가 막아주지 못할 것 같나요?
내가 힘을 써서 수사를 미궁에 빠지도록 만들 거예요. 그러니 안심하세요."
"그래도 위험 부담이 너무 큽니다. ...하지만..."
남자의 눈이 탐욕으로 가득차 게걸스럽게 빛났다.
"..금괴 두 덩이만 더 주신다면...뭐..."
".......좋아요."
그의 탐욕스러움에 더더욱 인상을 찌푸린 그녀가 수락하자 입이 헤 벌어지며 좋아하던 그는 돌아가려던 걸음을 멈추고 다시 돌아섰다.
"..아아, 잠깐잠깐...제가 믿을 수 있다는 걸 납득할 수 있게 선불로 금괴를 좀 주시죠."
"......가져가요."
금괴 두 덩이를 던지며 그녀가 날카롭게 말하자 남자는 얼른 그것을 받아 품안에 쑤셔넣었다.
"...크큭..좋습니다, 좋아요...."
타다닥-
하이에나와 같이 그는 재빨리 달려 골목 너머로 사라졌다.
그 뒷모습을 노려보고 있던 하트호르는 몸을 돌려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독은 누비아산의 풀로, 희귀한 것이라 누비아에서도 몇몇의 소수부족만이 알고있는 것이었다.
이집트의 의사들은 그 독이 무엇인지 알아내지 못할 것이다.
독이 무엇인지도 모르니, 해독제도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다.
이제 갓 결혼한 왕자비, 행복의 정점에 올라있는 그녀.
그녀를 바라보는 낙트메켄의 행복도 최고조에 올라 있을 것이다.
그 행복은, 순식간에 절망과 고통으로 곤두박질쳐질것이다.
그것은 이제 곧....실현될 미래.
"크....죽이는구만!!"
코를 킁킁대며 제드이샤크가 감탄했다.
페피 2세의 즉위년에 담근 와인은 그 숙성기가 한창으로 맛과 풍미가 절정에 달해 있었다.
메르넵타가 친구들을 위해 그 항아리를 따서 가져오도록 이른 것이다.
또다시 아웅다웅하는 그들을 보며 메르넵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너털웃음을 터뜨리곤 방금 신전의 포도밭에서 갓 올려온 포도를 입안에 넣은 헤르시아에게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안 마셔?"
"어머님께서 보내주신다던 와인이 있어요. 곧 올테니 그걸 마시죠,뭐.."
"아아- 크레타에서 돌아온 외숙부께서 어머님께 올린 걸 보내시려나보군.
외숙부께 나도 좀 보내달라고 졸라봤는데 너무 귀한거라 당신도 몇항아리 못얻어왔다구 안주시더라구."
"뭣! 크레타!!"
어느새 그걸 듣고 있었는지 제드이샤크가 귀를 쫑긋 세우곤 크게 소리쳤다.
"크레타 산 와인이라구!! 정말?!
와! 크레타 산 술은 최고급이라구!! 나도 맛보지 못한건데!"
곧 제드이샤크는 눈을 반짝거리며 헤르시아쪽으로 쫑쫑쫑 달려와 애원했다.
"헤르시아, 왕자비마마,아니아니, 형수니이임~
제발, 제발 제가 조금만 맛보게 해주세요오오~ 난 리비아, 페니키아 산 와인과 포도주도 모두 먹어봤지만 그 유명한 해상왕국 크레타의 와인은 맛보질 못했다구요!!
워낙 희귀품이라 당최 얻을 수가 있었어야지!!
제바아아아알~!!! "
정말 절박하게 손까지 싹싹 빌며 그가 애원하자 우락부락한 덩치 큰 사내가 아기처럼 떼쓰는 그 모습에 헤르시아가 까르르 웃으며 허락했다.
"쿡쿡..알았어요, 알았어.
어머님께서 어차피 한 단지를 보내주신다고 하셨으니..곧 시녀가 가져올 것은 제드이샤크님께 맛보게 해 드릴게요."
"와우!! 앞으로 평생 형수님이라고 부르겠어요!!!"
눈물까지 흘리며 기뻐하는 제드이샤크의 모습에 이즈테아트는 눈쌀을 찌푸리며 남은 수명 반년도 안될 거라며 다시 쏘아붙였다.
달콤한 향내를 풍기며 장미빛 와인이 잔에 졸졸 따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제드이샤크는 마냥 황홀한 모양이었다.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며 좋아하는 그를 보며 낙트메켄은 낄낄 웃어댔다.
"...크...크레타산..크레타산 와인..최고급....좋아...시식!!!"
쭈욱-
"크아~!! 끝내주는군!!"
제드이샤크는 자신의 입안을 가볍게 돌아 목구멍으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와인에 탄성을 연발하며 마구마구 소리쳤다.
"완벽해! 이맛이야!! 내가 여태껏 맛본 와인들 중 최고....."
그는 뭔가 이상함에 말을 끊었다.
왠지 혀가 굳는 듯한 이 느낌은 뭐지? 목구멍이 왜 갑자기 이리 조여드는것처럼 답답한거지?
응...? 왜 목소리도 안나오는 거지? 왜?
"제드...?"
"..........컥......"
"제드!!!"
"의사!의사를 불러!"
"맙소사-!!"
털썩-
왜 자신의 무릎에 힘이 빠지면서 주저앉게되는지, 왜 자신의 목구멍에서 뭔가 비릿한 것이 올라오는지 알지 못한채 장군의 의식이 멀어져갔다.
첫댓글 선!
드뎌 해냈습니다!! 크하학~ 전 메르가 좋아요~
오호호- 축하드립니다!>ㅁ< 꺄아-ㅎㅎ 그럼 메론츄빌레님이 요청한 제드이샤크편 다음으로 메르편 올려드릴게요오~
하.하.하.
제드에게는 아무 문제도 없겠죠??ㅋㅋ 제가 한것은 아니지만 메르편을 볼수 있겠네요.. ㅋㅋ
쿄쿄-네엥네엥- +__+ 메르편메르편~ 제드는..-_-;어떻게할까요오?
한참을 기다려도 안 올라오길래 오늘은 스페셜로 땡이구나 하고 포기했는데... 결국 일등은 못했군요-_- ㅋㅋ
제드가 불쌍해요, 헤르시아도. 이렇게해서 안 죽으면 더 괴롭게 죽이려고 달려들텐데.. 그냥 일찍 죽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뻥이에요☆
으하; 어제는 좀 늦게 올렸죠;죄송합니다아~;;; +_+; 제드...제드는...-_ㅠ 으음...
제드가 헤르시아 대신에;;;; 하트호르의 음모를 다른사람들이 빨리 알아야할텐데,,ㅎㅎㅎ
+ㅅ+우냐하하 언젠가는 알겠지요오오~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
전.. 메론인데.. ㅠㅠ 아무튼.. ㅋㅋ 제드가 죽는 건 아니겠죠? ㅠㅠ 하긴 제드는 건강하니까.. -0- ㅎㅎㅎ
제드 죽이지 마세요.. ㅠㅠ
꺅;;;-_ㅠ 죄송해요죄송해요오오~!!;;; 메론님메론님;;;ㅋ;;;; ㅇㅅㅇ 얍얍! 말씀하신대로 제드는 건강합니닷!!
오~ 노~!!! 님아 제드 살려야 되요 !!!!그냥 제드는 워낙 건강이 좋아서 십년감수로 살아남게 해주세염 ㅠㅠ
결혼도 못하고 여자한번 사겨보지 못한 제드는 죽으면 총각귀신이 될꺼에요!@@
+___+ 제드는 일어날거랍니다. 꺄하하-
내사랑제드죽지마!!!!!!!! 내가너무오랜만에왔다고죽은거야?? 하트호르이런나쁜계집애 너같은건일찍묻어야되안그럼아까운이집트식량만축내니깐일찍묻어야되일리와내가묻어주꼐-_-
오머 깔깔마뇨님 오래간만이에요~//ㅅ// 지금부터 제드편 문답쓰러갈건데..ㅋㅋ 마뇨님께서 좋아하실듯! 꺄아-
ㅎㅎㅎ 신혼을 보네는 행복함이 곳 방해가 되네요 >< 힝~ 다음편 열심히 기다릴께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