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수입 철강 관세 폭탄, 한미일 중 우리만 맞는다
입력2023.08.20. 오전 10:51
수정2023.08.20. 오전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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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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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무역대표부, 멕시코 수입관세 부과 환영 성명서 발표
일본·멕시코, 2005년 4월 EPA 발효…양국 CPTPP 가입국
美, USMCA에 따라 미적용…對中 철강 견제용에 韓 타격
멕시코 만사니요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AP]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멕시코 정부가 무역협정(TA)이 체결되지 않는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철강에 대한 관세를 기습적으로 최대 25% 인상한 조치로 한미일 중에서 우리나라만 피해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조치가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철강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절차로 환영한다는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미국와 멕시코가 저가 철강 제품을 앞세운 중국 철강을 겨냥한 조치에 우리나라가 폭탄을 맞을 수 있는 셈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USTR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멕시코의 비무역협정체결국 수입 철강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철강 부문의 세계적인 비시장 과잉 능력을 해결하려는 멕시코의 노력을 환영한다”면서 “제93차 OECD 철강위원회 회의에서 언급된 것처럼, 철강 부문의 추가 공급 과잉 위험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최근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의 미국 내 수입 급증을 해결하고 제3국으로부터의 멕시코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과 관련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멕시코와 지속적인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우회적으로 저가 중국 철강에 대해 멕시코와 방안을 모색할 것을 알렸다.
앞서 멕시코 경제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일반 수출입세에 관한 법률상 관세 부과 규칙 일부 수정안을 발표했다. 멕시코와 무역협정(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하는 392개 수입 품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5∼25%의 임시 관세를 부과하는 게 골자다. 내년 10월 인하·철폐하려던 91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는 안도 담았다. 효력은 전날 관보 게재 즉시 생겼다. 적용 시한은 2025년 7월 31일까지다.
이번 조치로 우리나라의 대(對)멕시코 수출에는 직·간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번 관세 인상 조치는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을 맺은 미국과 캐나다산 철강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일본은 멕시코와 2005년 4월 EPA(경제동반자협정)를 발효하고 두 나라 모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회원국으로 이번 조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때문에 멕시코와 FTA가 체결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포스코 등 철강 기업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 전체 철강 수출 중에서 멕시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7.8%(27억달러)이며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에 이어 대멕시코 철강 5위 수출국이다.
대멕시코 철강 1위 수출국은 미국으로 전체 수출의 50%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일본, 한국, 중국, 베트남이 각각 10~15% 가량으로 2~5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도 CPTPP 회원국으로 이번 조치에 제외됐다. 우리나라는 양자·다자 무역협정 모두 체결되지 않은 상태로 관세 폭탄을 맞아야하는 상황이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이번 멕시코 관세 조치로 자동차나 전자제품용 철강재는 이 프로그램들을 적용받아 영향이 거의 없을 것 같다”면서 “건설쪽 강재는 기존 15%의 관세가 25%로 인상되어 양향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