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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박종환 감독 ⓒ스포탈코리아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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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시즌 대구 성적에 크게 일조했던 노나또, 훼이종이 떠나면서 올 시즌 대구가 힘들겠다라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들어온 외국인 선수들 역시 그들 못지 않은 모습이더군요.
훼이종, 노나또도 좋은 선수야. 우리 팀에서 데리고 있을 때는 선수관리를 잘해주니까 열심히 했어. 그런데 훼이종 같은 경우는 좋은 선수이지만 연습은 잘 안하면서도 시합만 나가려고 그랬거든. 1년 동안 데리고 있다 보니까 더 이상 내가 데리고 있을 수 없겠다라는 판단이 서더라고. 그래서 다른 데서 달라고 할 때 빨리 팔라고 그랬어.
노나또를 보면 어쨌든 지난 해 득점 2위야. 문전 앞에서 골 넣는 거는 틀림없어. 골 넣는 면에서는 훌륭한 선수야. 그런데 걔는 또 활동량이 너무 적어. 걔도 우리 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골은 잘 넣어줘도 결국 우리 선수들이 많이 움직이면서 만들어줘야 넣으니까.. 그런 면에서 더 활동성 있는 선수를 생각했기 때문에 보냈어.
그 두 선수 보냈을 때 대구 서포터들도 나를 비난했어. “축구 그만두려고 그러느냐”, “그 선수들 팔아버리고 성적 어떻게 낼거냐”는 거였지. 그렇지만 그것은 다 내가 계산이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고, 또 그 책임을 못 질 거면 어떻게 감독생활을 하겠어.
그 두 명 팔고 데려온 선수들을 봐. 산드로는 이미 적응이 다 되어서 얼마나 잘하고 있나. 찌아고는 조금 늦게 왔기 때문에 아직까지 적응이 덜 됐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고...
일단 두 선수 모두 인간성이 굉장히 착해. 한국축구에 적응도 잘하고 있고, 또 먼저 있던 선수들보다 가격도 싸거든. 노나또-훼이종을 팔고, 한 선수 몸값으로 두 명을 데려오면 된 것 아냐. 돈도 이득보고, 우리 팀에 도움도 되고...결과적으로 보면 지금 훼이종은 브라질로 돌아가 버렸잖아. 노나또도 지금 못 뛰고 있고.
- 그런 면에서 감독님의 외국인 선수 관리가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네요.
그렇지. 지도자는 외국인 선수들을 잘 다루고, 관리를 잘 해줘야 해. 걔네들도 인간인데,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되거든. 베풀 때는 베풀어주더라도 관리는 확실히 해줘야 해. 그냥 놔두면 느슨해질 수 있고, 그러면 그런 것이 경기장에서 플레이로 나오거든.
“우리가 너한테 이렇게 하고 있는데, 너도 이렇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네 연봉을 생각하면 우리 선수들 2-3배로 뛰어줘야 하지 않냐” 이런 부분을 대화로 풀어나가면서 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지도자의 책임이야.
- 위에서도 말씀하셨듯이 특히 산드로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산드로는 많이 뛰는 선수야. 우리 선수들보다도 더 뛰어. 우리 팀 스타일에 맞는 공격수지. 걔가 브라질에서는 청소년대표팀도 하고 잘했어. 찌아고랑 같은 팀에 있었기 때문에 둘을 같이 데려왔지.
사실 협상과정에서 힘든 점도 있었어. 우리 재정이 한계가 있는데, 걔네들이 달라는 대로 어떻게 다 주겠어. 최대한으로 우리 좀 도와달라는 뜻에서 산드로 아버지도 만났고, 에이전트와도 여러 번 만나서 “우리 좀 도와 달라. 신생팀이라 어려움이 있다”라고 계속 대화를 해서 데려올 수 있었지. 누가 이런 사정을 알겠어.
- 사실상 감독 입장에서는 신경 쓰지 않아야할 부분까지도 챙기셔야 했군요.
이런 부분을 국내 에이전트와 연결해서 추진하게 되면 10만 달러 들어갈 일도 15만-20만 달러가 들어가거든. 그렇기 때문에 직접 나선 거고, 현지 에이전트에게 “인간 대 인간으로 도와 달라. 이번 한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잖냐. 나중에 여유 생기면 더 좋은 조건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설득한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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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김근철에게 지시를 내리는 박 감독 ⓒ스포탈코리아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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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초 젊은 선수들 몇 명이 보강됐습니다. 특히 일본에서 뛰고 있던 오장은과 김근철의 합류가 눈에 띄는데요.
근철이 같은 경우는 볼을 잘 차. 그런데 본인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순발력과 수비력이 부족해. 또 볼을 논스톱으로 처리할 때는 하고, 1:1 할 때는 하고, 2:1 패스를 통해 돌파할 때는 하는 것이 축구인데, 그게 적응이 안 됐어. 혼자 축구를 하려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 우리 팀에 적응이 안 됐지.
그거 고치려면 힘들어. 본인도 힘들어 하고 있고.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축구, 아니 한국축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빨리 고쳐야 하는 부분이야. 감각은 분명히 있는 애거든.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미드필더로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항상 근철이한테 강조하고 있고, 본인도 노력하고 있어.
장은이의 경우도 아직 청소년이잖아. 갑작스레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지. 지난 겨울에 발목을 다쳐서 훈련을 제대로 못해서 힘들어하는 면도 있어. 그렇지만 장은이는 앞으로 굉장히 발전할 수 있는 소질이 있다고 봐. 앞으로 장은이가 경험 쌓고, 여기에서 적응하면 분명히 좋아질 선수야.
- 감독님께서 젊은 선수들을 특히 좋아하신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 나이 든 선수를 데려올 수가 없잖아. 왜냐하면 결국 사와야 하는데 비싸니까 못 사오는 거지. 사실 경험 있는 선수들이 중간 중간 있어주면 팀이 좋아져.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는 다른 구단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선수들을 몇 억씩 주고 살 형편이 안 되잖아.
그리고 나이가 있는 선수들은 걔들이 뛸 수 있는 시간에 맞춰 딱 넣어줘야 해. 예전에 노상래도 그랬고, 지금 진순진도 마찬가지야. 다른 사람들은 순진이가 그렇게 잘해주는데 왜 선발로 기용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순진이는 45분이 딱이야. 그 이상 투입하면 안 돼.
상대 허점이 나왔을 때나 우리가 뭔가 풀리지 않을 때 투입해야 성적이 나고 그러는 거지. 그 좋은 실력으로 90분을 다 뛸 수 있다면 왜 못 뛰게 하겠어. 이런 것들이 다 경험에서 나오는 거야. 이 선수는 몇 분 정도 뛸 수 있다라는 것을 파악해야 해.
- 예전 노상래 선수는 인터뷰에서 감독님께서 자기를 못 뛰게 할 때 굉장히 미안해하시더라고 그러더군요. 감독님의 카리스마 넘치는 평소 이미지로 볼 때 조금 의외였습니다.(웃음)
나도 인간이잖아. 카리스마야 내가 생각해도 나보다 더 강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그러나 우리 선수 누구에게 물어봐도 알겠지만, 나 이상으로 정이 많은 사람도 없어. 나 하나 믿고 있는 애들인데 내 자식보다 더 아껴줘야 하잖아.
내가 혼낼 때는 왜 혼내겠어. 옛말에 ‘손자를 귀여워하면 할아버지 수염을 잡아 뽑는다’라는 말이 있잖아. 그런 자식을 기르면 안 되는 거야. 공과 사가 분명해야 해. 아껴줄 것은 아끼고, 정줄 것은 정주고, 대신 내가 원하는 것을 해줘야지.
상래 같은 경우 2년째 됐을 때 굉장히 힘들어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너 차라리 지도자 교육을 받는 것이 어떻겠냐”라고 그랬더니 상래도 “저도 그게 낫겠습니다”라고 해서 교육 받게 한 거지.
상래는 예전에 대표팀 맡았을 때도 데리고 있었는데, 워낙 착한 애야. 성실하고... 나는 이런 애들을 좋아하지, 약아빠지고 인간성이 못된 그런 사람들은 싫어해. 내가 이만큼 정을 줬으면 상대도 정을 줄 수 있어야 하잖아. 본인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인간사가 그런 거 아니겠어?
- 대구 창단 초기에 대구팀에 대해 “3류팀”이라고 스스로 말씀하시기도 하셨는데, 이것은 선수들의 오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었습니까?
사실이었잖아. 당시는 실업팀보다도 못했어. 선수들과 미팅할 때도 그대로 표현한다면 “너 이 놈들, 다른데서 오갈 데 없이 버린 놈들을 데려왔으면 남보다 곱으로 노력해야할 것 아니냐. 남들 놀 때 똑같이 놀고, 쉴 때 똑같이 쉬면 언제 니들 갈 길을 갈거냐”라고 이야기했지.
나무를 하나 심어도 그냥 심어만 놓는다고 재목이 되겠어? 붙들어 매주고,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뿌리가 제대로 박힐 때까지는 바람에 움직이지 않게 해주고, 가지도 쳐주고 그래야 하는 거야. 나는 안 될 것 같은 선수에게는 아예 말을 안 해. 가능성이 있으면 더 채찍질을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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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박 감독 ⓒ스포탈코리아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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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장이나 식사 등에도 많은 신경을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것은 기본적인 부분들이잖아. 애들에게 이런 부분만큼은 더 챙겨줘야 하지. 다른 팀은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우리 팀은 회식을 자주 못해. 그래서 평균 한 달에 한번 정도는 내가 시켜줘. 마음대로 먹게 해주는 거지. 금년에도 내 생일에 애들이랑 스태프 다 데리고 가서 회식 시켜줬어. 이겼을 때 수당 타고 그런 것 모아놨다가 “야, 가자” 이렇게 해주는 거지.
또 나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거든. 그 팬들이 “감독님, 식사 한번 합시다” 그러면 “나는 좋은데, 이왕 살 거면 돈 좀 더 들여서 선수단 회식 한번 시켜 달라”고 이야기해. 지금도 회식 자리 2개 정도 만들어 놓은 상태야.
- 개인적인 부담도 크시겠는데요.
돈 아깝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크다면 큰 부담이지만, 보람이 있잖아. 걔들은 나 믿고 축구하는 건데, 그런 차원에서 좋아. 기분도 좋고...
- 예전 언론보도를 보면 감독님께서 상대팀에 대해 “그 멤버로 우리도 못 이기면 어떻해” 등의 말씀을 하셨던 걸로 나옵니다. 한국적 정서에서는 싸움이 날 수도 있는 발언이신데.
의도한 것이 아니라 그게 사실이잖아. 다른 팀 감독들이야 기분 나빠할지 몰라도... 아니, 솔직히 다른 팀이 우리한테 진다는 것은 문제 있는 것 아냐? 실질적인 선수층을 비교해 봐. 우리 팀 전체 선수 몸값이 다른 팀 2명 몸값도 안 되잖아. 그러면 무슨 이야기가 필요해. 다른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사실대로 이야기 한 거야. 누구 기분 나쁘게 할 의도는 아니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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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의 젊은 시절 모습(88 올림픽대표팀 시절) ⓒ베스트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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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화(현 성남일화) 시절 3연패 시절에서 10년이 지났습니다. 그 때와 지금의 K리그를 비교해보신다면?
벌써 프로축구가 22년 됐어. 5년에 한번은 변한다고 볼 때 4번은 변한거야. 그 정도 변했으면 얼마나 발전했어야 하겠어. 그런데 지금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발전하지는 않은 것 같잖아.
프로축구라는게 뭐야. 관중을 위한 축구를 해야지. 아무리 좋은 선수가 있더라도 빈 운동장에서 몇백명 데리고 축구하면 축구 활성화가 되겠어? 왜 그런 걸 생각 못하느냐 이거야.
화끈하게 공격축구하고, 1골 먹으면 2골 넣고, 집중력을 갖고 해야 해. 그래서 “축구 재밌더라”라는 이야기가 퍼지고, 이런 소문들이 여기저기 전달되어서 팬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할 것 아냐. 왜 재미없는 축구를 해서 관중을 잃느냐 이거지.
“프로축구는 재미없어. 안가”라는 이야기가 퍼지면 올 관중들도 안와. 왜 그러냐면 우리 축구팬들의 잠재력이 아직 어마어마하거든. 그런데 왜 국가대표축구만 좋아하냐 이거야. 국가대표축구보다 실질적으로 프로축구를 더 좋아해야 하거든. 왜 그런 것을 못 만드느냐 이거지.
- 얼마 전에는 신태용 선수가 갑작스레 은퇴하게 됐습니다. 신태용 선수하면 감독님께서 무척 아끼시는 제자이기도 했는데요.
내가 데려왔고, 같이 오래 있었지. 태용이가 프로에 와서 좋은 성적도 많이 냈고... 성남에게는 내가 개인적으로 좀 섭섭해. 왜냐하면 태용이가 거기서 주장으로 몇 년을 뛰었냔 말이지. 우승도 6번이나 안겨줬잖아.
내가 책임자라면 “너 1년 더 할래? 힘들더라도 우리 팀 좀 더 맡아줘라”라고 이야기해야 하고, 그런 후에 좋지 않을 때는 화려하게 은퇴식을 해줘야 하는 거야. 많은 관중들 앞에서 화려하게...그렇게 은퇴식 만들어주고, 지도자의 길로 걷도록 해줬어야 하는데 그런 게 굉장히 아쉬워.
성남하면 6번 우승했고, 피스컵도 유치하고, 명문구단이잖아. 구단이 소소한 것 같아도 이런 것을 안해줌으로써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거지. 그게 아주 중요한 것이거든. 앞으로 태용이 같은 경우가 또 안 나온다고 볼 수 없어. 명문을 계속 유지하려면 이런 것을 잘 챙겨주는 것이 첫 번째야.
말이 나와서 하는 건데, 나도 거기서 만 7년 동안 있으면서 우승도 여러 번 했지만, 나 나올 때 구단관계자와 저녁 한 끼 안 먹고 나왔어. 쫓겨난 건지 어떤지는 몰라도 지금도 내가 한이 맺힌 것이 그거야. 내가 뭘 잘못했느냐 이거지.
그 때 내가 대표팀 맡았던 시절인데, 나한테 통보도 없었거든. 내가 창단감독이잖아. 그런 사람한테 그렇게 상처를 주면 안 되는 거 아냐. 내가 감독으로서 그렇게 상처를 받았는데, 선수들도 마찬가지잖아. 그렇게 나오게 되면 어떻게 구단을 좋게 생각할 수 있겠냐고. 이런 부분을 확실하게 써주라고. 충고를 해주는 거니까...
- 감독님께서는 심판들과의 마찰도 많으셨는데요. 예전에 국제심판도 오래 하셨는데, 후배 심판들을 바라볼 때 아쉬운 점이 있으시다면.
심판계가 우리 축구의 전반적인 부분을 끌고 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끌려가고 있어. 즉 심판이 축구를 못 따라와 준다는 거야. 그것이 굉장히 아쉽지.
우리가 심판 볼 때는 축구선수 출신이 아닌 사람이 없었어. 규정만 습득하면 그 다음부터 실전에서 굉장히 강했거든. 그런데 지금 보면 축구 선수 출신이 아닌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예를 들어 규정이 30가지라고 하면 그 외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있어. 그러면 볼을 찼던 사람들은 그것을 융통성있게 넘길 수가 있다고.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규정대로만 하려다보니까 마찰이 생길 수 있어. 선수들과도, 감독들과도...
양 팀이 재미있는 축구를 할 수 있게끔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할만 하면 흐름을 끊어버리고 하니까 감정도 상하고, 보는 사람도 재미없게 되는 거야. 이 흐름을 살려나가야 할건지, 끊어야 할 건지를 분간하지 못한다는 거지.
그리고 홈-어웨이에 있어서도 심판은 냉정해야 해. 같은 값일 때 홈 우선이지, 규정에 어긋나게 홈 어드밴티지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거야. 그리고 부족해도 정말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반성하고, 자문도 구하고 이런 맛이 있어야 하는데, 심판에 대한 권위만 생각하고, 밖에서 이야기해줘도 듣지 않는 경우도 있어. 이런 부분들이 가장 아쉬워.
심판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과거에 심판 볼 때에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냉정하게 봤어. 그리고 경기 끝나고 나오면 어느 누구에게도 말 한마디 못 들어봤어.
경기장에 들어가면 ‘각 팀마다 어떤 스타일이다, 어떤 선수는 어떤 스타일이다’ 라는 것을 심판들이 완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해. 그리고 처음 5분 동안 확실히 잘라줘야 해. 그리고 10분 정도 풀어주고..강약조절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지.
그것을 못하니까 결과적으로 자를 것은 못 잘라주고, 저쪽 불 것을 불지 않으니까 이쪽 것도 못 불고...이러다 보니까 심판이 스스로 말려들어가는 거야. 또 국가대표 선수, 나이 있고 유명한 선수에게는 심판이 함부로 못 부는 경향도 있어. 항의하면 말도 제대로 못하고...그러면 심판 자격이 없다는 거야.
최근 몇 년 동안 독일 심판이 계속 왔잖아. 게임 수당도 높고, 항공료에 숙식비도 만만찮은 걸로 알아. 물론 독일 심판들이 와서 우리 심판들이 보고 배우라는 뜻인 것은 알아. 그러나 그게 하루아침에 보고 배울 수 있어? 차라리 심판 교육 쪽으로 투자해야 해.
다른 데 투자하는 것보다 심판 교육에 빨리 투자해야지 한국축구가 살 수 있어. 심판들 자신도 좀 더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고...이것은 분명히 알아야 해.
- 감독님이 보실 때 K리그팀 중에 인상적인 축구를 한다고 느껴지는 팀이 있으십니까?
그걸 이야기하면 다른 팀 감독을 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아. 다만 모두 우리보다 전체적인 선수층이 좋으니까 그 선수들 갖고 더 재미있는 축구를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잘 안 되는 것을 아쉽다고 말할 수는 있어.
- 예전 동대문운동장 시절부터의 골수팬들과 아직도 교류를 하십니까?
지금도 몇 사람들과는 교류를 하고 있어. 그 사람들 중에는 중소기업 사장도 있고, 대학교수도 있고 그렇지. 지금도 경기 보러 와서 평도 해주고 그래.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야. 자기들이 표 사서 다니면서 추우나 더우나 응원해주고...자기 일에 바쁘면서도 항상 챙겨주지. 어쩔 때는 미안해 죽겠어. 너무 고마운 사람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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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신화를 이룩했던 83 청소년대표팀 멤버들과 함께 ⓒ베스트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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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지도자 생활에서 여러 팀을 맡으셨는데, 개인적으로 생각하셨을 때 가장 황금기? 행복했던 시기는 언제셨습니까?
아무래도 황금기는 서울시청 시절이지. 프로팀 없을 때인데 무적이었어. 전국대회 5연패, 전국체전 싹쓸이..다 했지..더군다나 대학 애들도 아니고, 고교 졸업한 애들로 그렇게 한거였거든.
좋은 애들은 다 연고대로 갔음에도 그 시절 우승만 29번인가 했었지. 무명의 고교애들 데려와서 우승하고..당시 우리 팀에 대표선수가 12명이었던 적도 있었어. 그런 게 보람이지. 국제대회에서도 말레이시아 메르데카배, 방글라데시 골든컵 등에서 단일팀으로 가서 우승하고 그랬어. 그 때가 내 나이도 가장 감독에 적합한 때였고, 재미있었던 시절이지.
그리고 83 세계청소년 4강도 잊을 수 없지. 망신당하니까 나가지 말라는 이야기까지 있었는데 4강 진출했잖아. 일화 시절 3연패도 생각나고...
지도자라는 것은 우승하는 것 말고 무슨 재미가 있겠어. 대부분 내가 팀을 만들어서 우승까지 했기 때문에 보람이 더 크게 느껴지는 거야.
- 그러고 보면 감독님이 맡으신 팀들을 보면 신생팀도 많고, 팀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너무 힘들지. 좋은 팀으로 갈 기회도 있었는데, 이상하게 그렇게 돼. 신생팀을 맡아서 힘든 길을 걷고 그러는 게 내 팔자인 것 같아. 이제는 내 운명이라고 생각해.
- 올 시즌을 끝으로 대구와 계약이 끝나시는데,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는지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끝나면 그만뒀으면 하는 마음이야. 축구도 오래했고, 이제 좀 쉬고, 놀러 다니고 싶기도 하고 그래. 그런데 구단이나 주위에서 쉽게 놔줄 것 같지는 않아. 또 생각해보면 가족이 다 미국에 가 있어서 혼자 한국에 있는데, 애들과 이렇게 같이 생활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그래.
- 개인적으로는 감독님이 대구팀을 떠나시면 팀이 갑자기 와해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듭니다만.
사실 그게 걱정이야. 단순히 훈련하고, 전술 짜는 것 뿐 아니라 전체적인 선수단 관리나 세세한 것을 전부 내가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게 걱정이 돼.
- 감독님, 긴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올 시즌 대구와 함께 좋은 성과 얻으시길 기원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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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박종환 감독님 짱 !!
한가지 일에 모든것을 쏟아부은, 일명 장인의 풍모가 느껴집니다. 좋은 인터뷰 기사 잘 읽었습니다.
본프레레 감독님보다 박종환 감독님이 국대 맡았다면 괜찮았을거 같은데.. 대구 이번에 우승한번해라^^.
본프레레 보다는 이런 분이 국대 맡아야 함 정말로... 대단하시다...
현 대표팀 상황에서 박종환 감독이 다시 맡으면, 아마 대부분의 선수들이 보이콧할걸요? 무능한 건 아닌데(적어도 본프레레보다는 낫겠죠.), 스타일이 스타일이라... 박종환 감독이 은퇴하시면, 한 3~5년정도는 신인 지도자를 위한 강연을 좀 했으면하네요. 그런 인력을 써먹을 데까지는 써먹어야죠.
근데 박감독님 딴건 다 좋은데 태권축구좀 그만 가르치세요-_-;;축구 좀 발로 합시다(...)
솔직히 태권축구가 그리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 다만 이탈리아 놈들처럼 뺀질거리고 침 찍찍 뱉고 이러는게 보기 안좋은거죠.
박종환 감독이 후진 양성에 보탬이 되어야 하겠지만 축협이랑 사이가 안 좋아서... 방식이 다소 구식이라도 배울점은 많이 있을 것 같은데...
대구.. 성적은 둘째치고 대구랑 경기할때보면 상대팀선수 부상당할까봐 불안해 죽겠다는....
장인은 이런거다라는걸... 보여주는 글이었습니다.
장인....박종환 감독님을 표현할수 있는 가장 간단한 말
멋지다~ㅠㅠ
아무래도 박종환 감독님 스타일은 무명비슷한 선수들을 키워내는 것에 있기 때문에 탑클래스의 선수들과의 생활은 아무래도 불편한 감이 있을거라 생각되는데요........
그당시에 폭력감독 소리도 많이 들은 사람이였음...그당시 시대상황이 구타는 인간만든다는 잘못된개념이 있었음...시대가 바뀌고나서 박감독님도 나이를 먹을만큼 생각도 많이 바뀌었음,박감독님의 저서에도 그의 성격이 잘나왔음... 폭력을 쓰지 않음
k-리그 에서도 대구보다 더거친 수비하는 팀들이 많이 있음..."서울"....
선수들이 감독님을 무서워하죠
감독님... 대구서 떠나지 마세요 박감독님 없는 대구는 치즈없는 피자